계단 오르기 좋은 시간, 안색의 변화, 해장 효과
자고 일어난 직후에는 온몸이 이완되어 있다. 그러니 오전에는 몸 전체가 균형을 잡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몇 번 오전에 계단 오르기를 했는데 초저녁과 비교하면 더 힘이 들었다. 하체와 상체의 균형도 중요하지만, 발과 발목,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 허리 근육 등이 유기적으로 균형을 갖춘 상태라야 최적의 조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오후 8시 이후에 계단 오르기를 했던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늦은 시간 운동은 신체적 피로를 풀어줄 여유를 주지 못한다. 그 피로는 아침까지 영향을 미친다. 현재까지 경험에 의하면 계단 오르기는 오후 5시에서 7시 30분 사이가 최적의 시간대라고 생각한다.
신체적으로는 식사를 하기 전이 아무래도 몸이 좀 가볍다. 식사를 하고 운동을 시도한 경우는 극히 드문데 예외 없이 몸이 무거워 쉽게 지치는 경향이 있었다.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해서 집에 오면 곧바로 누워 잘 것 같은 날이 있다. 그런 날 계단 오르기를 하고 나면 피로가 싹 가신다. 아무래도 땀에 뭔가를 잔뜩 흘려보내서 그런 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계단 오르기에 좋은 컨디션은 적당한 시간대와 식사 전의 몸상태면 충분하다.
비교적 늦은 시간대인 8시 15분에 아내와 같이 문을 나선다. 이 시간대엔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도 드물다. 이제는 가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선선하다. 세 번째 세트를 마치고 나서야 이마에 땀이 흐른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태 극권 기본 체조를 한다. 그동안 이 기본체조를 꾸준히 해서 그런지 지난 1년간 한의원을 간 적이 없다. 그전에는 승모근을 중심으로 한 어깨 통증과 목 주변에 뻐근한 기운이 몰려와서 조금만 타이핑을 많이 하거나 일을 하고 난 뒤 바로 한의원으로 달려가 침을 맞고 부황을 떴다. 그러면 조금 나아지고 또 며칠이 지나고 다시 가기를 반복했다. 스스로 운동을 해서 어깨 통증을 예방해야겠다는 아주 단순한 접근을 시작한 지난 1년 동안은 한의원을 향한 발길이 멈췄다. 참 신기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하루에 겨우 몇 분만 할애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매번 어깨와 목을 풀어주는 태극권 기본체조를 하면 어디가 문제가 있고 어디를 중심으로 통증이 발생하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다. 그러니 매일매일 해야 한다.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내가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수많은 세포의 변화를 나는 감지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몸 상태가 좋은지 그렇지 않은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 그게 안색의 변화다. 계단 오르기를 하면 매 세트마다 변화된 안색을 거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세트 정도를 마치면 웬만큼 피곤하지 않은 이상 붉은 혈색이 돌며 안색 전체가 밝아진다. 그 안색의 변화를 물끄러미 보다 보면 살아있는 생기를 발견한다. 거울을 보기 전에는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그 변화를 거울을 보며 알아챈다.
계단 오르기를 하기 전에는 술을 마신 다음날은 얼른 집으로 들어와 누워 쉬는 것이 전부였다. 아무래도 피곤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그런데 계단 오르기를 하고 난 뒤부터는 퇴근이 기다려진다. 찌뿌둥한 몸 컨디션을 회복시킬 유일한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피닝 자전거로 온몸에 땀이 나도록 타보기도 했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 그 피로라는 것이 그렇게 말끔하게 가시지 않는다. 계단 오르기를 하면서 마주하는 계단 밖 풍경과 한발 한발 내디디며 생각을 정리하는 등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기 때문에 해장 효과가 높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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