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몸을 일으키고 재충전해주는 계단

by 새로나무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로 인해 마스크는 더 단단하게 쓰게 되고, 일을 하면서도 여러 가지로 신경이 쓰인다. 퇴근 후 잠시 침대에 누워 뒤척인다. 몸에 쌓이는 피로에는 다양한 종류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직접적인 일에 대한 피로도 있지만, 간접적 경로로 전달되는 다양한 일들은 은근히 몸에 피로감을 더해준다. 몸은 조금씩 더 가라앉는다. 그러다가 점점 더 깊이 가라앉는다. 문만 열면 괜찮을 것 같은데 문을 열기까지가 힘들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땀수건도 필요 없을 것 같다. 날씨마저 스산하니 더더욱 일어나기 싫다. 겨우 문을 열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간다.


스트레칭은 하면 할수록 느는데 그 펴지는 각도가 참으로 신기하다. 그리고 처음에는 하체가 쭈욱 펴지는데만 해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런데 1년쯤 꾸준히 하니 상체도 조금씩 수그려진다. 천천히 계단을 오른다. 12층쯤 가니 벌써 호흡이 가쁘고 근육에 피로감이 온다. 21층까지 오르고 나니 몸은 더 천근만근이다. 팔을 펴고 어깨 회전을 하는 동작도 좀처럼 시원함을 느낄 수 없다. 사람 몸의 컨디션은 참 알 수 없다. 두 번째 세트까지는 다리가 점점 더 무거워진다.


그런데 세 번째 세트를 마치고 나니, 약간의 땀과 함께 몸에서 새로운 에너지가 나온다. 계단을 오르는 다리에 전해지는 무게감도 훨씬 덜하다. 참 신기한 노릇이다. 피로감도 조금씩 조금씩 덜어낸다. 계단에서 몸을 쓰면서 얻게 되는 깨달음 중 하나는 몸은 쓰면 쓸수록 쓰는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컨디션은 스스로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좋아지도록 몸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세트를 마치고 나니 한결 몸은 가벼워지고 애초에 마치려고 했으나, 한 세트를 더하고 마친다. 마치는 스트레칭을 한다. 머리도 개운하고 마음도 개운하다. 방금 전까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었던 내가 맞나 싶다.


헬스장을 등록하고 6개월 동안 단 이틀밖에 가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그 뒤로 다시는 헬스장에 등록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처럼 무료로 사용하는 계단 헬스장에 대한 충성도는 매우 높다. 코로나 이전에는 일주일에 2-3회 계단을 올랐다. 운동량도 들쭉 날쭉했다. 코로나와 함께 살고 있는 올해는 일주일에 3-5회 정도 오른다. 운동량도 일정하다. 어떤 주는 7일 내내 계단을 오른 적도 있다. 계단의 유용함은 계단을 올라봐야만 알 수 있다. 별다른 준비 없이 문만 열면 운동공간이 펼쳐진다.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 강화되고 더 이상 헬스장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문 앞의 계단 헬스장은 언제나 오픈되어 있다. 그리고 그 계단을 통해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풀어내고 새로운 활력이 담긴 에너지를 충전했다.

(126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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