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로나무 Dec 12. 2021

제주 고사리 육개장

#1. 새로운 음식을 만나는 일


식재료를 사전에서 찾아 그 특성과 효능, 역사를 공부하는 취미를 통해 음식과 공감하는 마음이 더 커진다.

사전을 통해 얻은 정보들은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것들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 많이 있다. 

새로운 정보를 아는 만큼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다. 

그와 더불어 식재료를 다루는 동네 곳곳 장인들의 노력과 노고도 알게 된다.

일상생활을 하는 동네를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음식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제주는 늘 새로움을 던져준다. 고사리 육개장은 처음이다.  

#2. 고사리 

고사리는 하나의 종(species)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약 10여 가지의 종이 속하는 속(genus)을 가리키는 말이다.  양치류(fern)로써 남극대륙이나 사막과 같이 너무 춥거나 더운 지방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볼 수 있다. 다년생 식물로서 겨울에는 잎이 떨어진다. 


고사리의 어린순은 역사적으로 많은 문화에서 식용으로 사용됐다. 

어린순은 갈색으로 꼬불꼬불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양 때문에 어린순을 영어로는 ‘소용돌이 모양의 장식’이란 뜻의 ‘fiddlehead’라고 붙였다. 

오늘날에도 식용으로 사용되는데 익혀서, 혹은 날 것으로 소금에 절이거나 말려서 먹는다. 


고사리나물은 고사리의 어린순으로 만든 것이다. 또한 잎과 뿌리줄기 모두 맥주를 만드는 데 사용되며, 

뿌리줄기의 전분은 빵을 만드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식물성 치료제로도 사용한다. 

뿌리줄기를 잘 말려 가루로 만든 것은 기생충에 효과가 있으며,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기관지염 치료제로 뿌리줄기를 날로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고사리 [Eastern brakenfern] (두산백과)


#3. 고사리 육개장

출장 둘째 날 왁자지껄한 에너지를 산화시키느라 허전한 속을 달래야겠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원래 육개장에는 고기와 고사리 등이 들어가는데 가만 살펴보니, 고기가 없는 것은 아니되 슬쩍 감춰져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고사리는 나물의 형태가 아니라 갈아 넣은 듯했다. 된장보다 옅은 색깔의 고사리 육개장을 한 술 먹어본다. 


고사리를 나물로 먹을 때와는 달리 은은한 향기가 감돈다. 죽과 국의 경계선과 같은 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주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다. 속을 달래기 위해 먹다 보니 밥은 절반 남았는데 국물은 다 먹고 말았다. 양이 조금 적은 듯해서 국물을 리필해달라는 말은 하기가 어려웠다. 정식으로 같이 나온 돔베고기와 피순대 역시 맛이 깔끔했다. 


깔끔한 새로움 속에 하루를 시작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겨우살이 벗 십 일 곡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