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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나무 Jan 22. 2022

#1. 간헐적 단식이 주는 선물

"왜 나는 한 끼니만 굶어도 못 견디는 걸까?"라는 의문을 늘 품고 살아왔다. 가끔은 때를 놓쳐 못 먹기도 하고 때로는 약간 귀찮다는 생각에 거르기도 하고 어떨 때는 위나 장이 탈 나서 거르기도 했지만 매 끼니가 돌아올 때마다 나는 끼니를 거를 자신이 없었다. 식욕을 채우는 끼니는 든든함과 포만감 그리고 다양한 맛을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활동이기도 하다. 매번 돌아오는 끼니 앞에서 설레기도 하고 익숙한 음식을 먹거나 새로운 음식을 먹거나 그 끼니가 주는 만족감은 일상 속 작은 선물들의 나열이기도 하다. 나아가 식재료를 기르고 만들어내는 수많은 사람들과 식재료를 다듬어 매번 새로운 영감과 솜씨로 맛난 음식을 제공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갖게 된다.


동생은 아주 오래전부터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눈에 띄게 체중 감량효과도 있고 만족감도 높다고 했다. 전날 저녁부터 다음날 점심까지 꼬박 하루 정도 굶는다고.... 헐, 이게 가능한 일인가라고 의문을 품던 중 베이지색 지방에 관한 내용을 읽고 나서는 시도해보기는 해야겠다고 생각만 했었다. 그리고 하나 더 코로나19로 이전보다 더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된다. 백신도 접종받고 마스크도 쓰고 다니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면역기능을 정상적인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데에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간설적 단식을 하면 지방세포의 혈관 내 세포 성장인자(VEGF)가 높아지고 이것이 세포 내 면역반응을 유도해 백색지방을 베이지색 지방으로 바꿔준다고 한다. 특히 호산구(Eosinophil)와 대식세포(M2 acrophase)와 같이 type 2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면역세포들이 갈색지방 세포와 베이지색 지방 세포로의 분화를 유도한다고 했다. 최소 6시간에서 길게는 약 18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몸속에 긍정적인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고 한다. 


백색지방 : 음식물이 저장되는 형태이자 내장지방을 이루는 성분으로 비상상황에서 몸의 에너지원이 되고 물리적 충격이 있을 때 몸을 보호하지만 지나치게 많으면 비만이나 당뇨병 등 질환을 유발한다.

갈색지방 : 갈색지방은 백식 지방을 에너지로 연소시켜 비만을 막는 역할을 한다. 

베이지색 지방 : 백색지방과 섞여있는 지방으로 평소에는 백색지방과 같은 기능을 하지만, 특정 상황에만 갈색지방처럼 기능한다. 운동을 하게 되면 백색지방세포가 갈색지방세포처럼 기능이 바뀌면서 열을 생산한다.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이리신 호르몬이 분비되어 베이지색 지방을 활성화시킨다. 이 베이지색 지방이 몸에 열을 일으킨다. (힐링 알고리즘 바로잡기 - 조준호)




물론 간헐적 단식에는 함정이 있다. 보복 심리로 폭식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건강상태가 각기 다르므로 주의점들도 살펴보았다. 전날 밤 10시에 간식을 먹고는 다음날 오후 5시까지 17시간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다. 점심때가 견디기 힘든 정점을 향했고 오후 1시가 지나자 약간의 배고픔이 지속되는데 견딜만했다. 동생이 권할 때 시작할 걸 하는 아쉬움은 날려버리기로 했다. 견디는 시간만큼 기분은 점점 좋아진다. 에너지원 공급이 중단되자 몸의 기운이 약간 빠지는 것을 느끼는 데 이것도 괜찮다. 



잡곡과 된장국은 허기를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제철 꼬막무침은 고소하고 쫀득쫀득한 식감을 선사한다. 맛을 느낀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겨울바람을 맞고 자란 시금치는 살던 곳의 흙 기운을 내게 한아름 선사한다. 풋풋하고 싱그러운 흙 기운을 온전히 흡수한다. 간헐적 단식 이후의 식사는 평소보다 두 배의 만족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음식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미세한 맛들을 여러 각도에서 느낀다. 그런데 식사를 하고 나서도 허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세상 모든 일이 처음부터 완벽할 수 있겠는가? 배고픔이 오면 약간씩 견과류 등을 먹으며 허기를 달랜다. 


동생에게 확인해보니 간헐적 단식 시작한 지는 5년이 되었다고 한다. 일주일에 이틀이고 전날 저녁식사 후 24시간 간헐적 단식을 시행했는데 처음에는 뱃살이 많이 빠졌다고 한다. 아마다 백색지방이 베이지색 지방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지방이 줄어드는 체험을 한 것이리라. 어느 정도 빠지고 나면 현상유지된다고. 그래도 뱃살 빼는 데에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일단 올 한 해 꾸준히 이 패턴대로 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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