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사람을 남긴다는 것
어느덧 강 대표의 메시지는 결론을 향하고 있었다. "돈을 먼저 품지 말고, 사람을 남긴다고 생각해야 한다. 세상을 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돈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은 하나마나한 얘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겉 다르고 속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너무 많이 봐왔던 터에 그의 진심을 담은 메시지는 강렬하게 와닿는다. 위대한 투자자들도 대부분 사람에 집중하라고 가르치는데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당장 이익이나 이윤을 추구하고자 하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느긋하게 본질에 집중하는 사람들만이 가 닿을 수 있는 경지에 그는 우뚝 서있다.
일을 함에 있어서 '잘되면 누가 배 아플까'와 '잘되면 누가 좋아할까'를 같이 생각한다고 하신다. 그것이 일을 하는 방향을 정해주고 또 같이 일할 사람들이 되며,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된다고 한다. 이 메시지들도 모두 사람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일을 진행하는 메시지다. 늘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더 많은 기회가 있다"라고 말한다. 최악의 상태를 늘 가정한다. 모든 건 망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고,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아 그의 자유가 느껴진다.
"사람은 자유로워야 한다. 특히 영혼이 자유로워야 한다. 여기저기 끌려다니지 말고 자신이 만든 삶의 가치 속에서 폼생폼사 해야 한다. 남들이 아파하는 것을 나는 해결할 수 없다. 대신 이렇게 판을 벌려 아픈 사람들이 위로받고 힘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이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은 바로 긍정 에너지다. 긍정 에너지만 충만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오늘 걱정이 없으면 내일은 문제가 없다. 이렇게 살다 가는 게 인생이지 뭐"
강 대표의 메시지는 분명하고 직선적이면서도 곡선의 여유가 담겨있다. 그건 그가 만들고 실천해낸 결과와 정확히 일치하는 지점을 내가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된다. 노자의 삶을 닮은 사람이면서도 노자의 메시지보다 쉽게 자신의 지향성과 사람과의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무한 긍정 에너지와 축적된 시간과 경험, 그리고 53살에 머물고 있는 정신적 젊음, 거리낄 것 없는 상상....
하도 궁금해서 질문을 드렸다. "그 자유로운 상상과 삶의 방식이 과연 지금까지 버텨온 동력은 무엇인가? 대한민국 사회의 날카로운 칸막이들이 그냥 둘리 없었을 텐데요?"
"저는 편견과 선입견에 물들지 않는 세월을 살아온 덕분이다. 상업고등학교를 나와서 미대로 진학하는 동안 보편적 상식 혹은 제도권에서 말하는 생각들 혹은 주류 문화와는 섞일 기회가 없어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실천할 수 있었다. 내가 이런 방식으로 디자인하고 생각하고 실천하면 사람들이 거기에 신뢰를 얹어주었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다."
@10. 볼케이노 축제를 준비하는 방식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화산과 용암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볼케이노 축제를 기획하고 계신다. 어떻게 그림이 그려질지는 지금 현재로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계속 판을 벌이는 얘기를 했더니 기업들과 지방자치단체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강 대표님이 벌린 판에 올라타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세력들이 늘어나면 성공적으로 행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신다. 정말 대단한 에너지와 기운이다. 그가 벌릴 판이 기대된다. 올 가을에 강우현 대표님이 벌린 판 위에서 놀고 있을 나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축적된 시간의 흐름이 강 대표의 모습과 그가 직원들과 함께 만든 탐라 공화국 곳곳에 펼쳐져 있었다.
그의 메시지를 좀 더 찬찬히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얻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