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길은 정말 좁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이야기]

by 이진규

사람들은 보통 사람이 많은 길을 택합니다. 넓고 편하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길입니다. 그 길에서는 속도를 내기도 쉽고, 잠시 멈춰 서 있어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선택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남들도 다 가는 길이니까요.

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작은 문이 하나 있습니다. 일부러 찾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 버리는 길입니다. 들어서면 길은 좁고 험합니다. 사람도 많지 않고, 왜 이 길을 가느냐는 질문에 딱히 대답할 말도 없습니다. 다만 이 길에서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스스로 속이기 어렵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차이는 분명해집니다. 말은 쉽게 흩어지지만, 선택은 쌓입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 때 드러나는 것은 말의 크기가 아니라, 어디에 기초를 두고 살아왔는지입니다.

삶은 결국 선택의 연속입니다. 편한 길을 택할지, 의미 있는 길을 택할지. 말로 아는 사람으로 남을지, 몸으로 살아낸 사람으로 남을지.

사람이 적은 길은 늘 조용합니다. 눈에 띄지도 않고, 박수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길 끝에는, 적어도 스스로를 속이지 않았다는 후회 없는, 단단한 확신이 남습니다.

(마태복음 7 : 13~29 열매로 증명되는 성도의 신앙)


아침에 조금 일찍 눈을 떴던 오늘, 10분만 더 자고 일어날지 바로 일어날지를 고민했습니다. 눈 비비고 일어나 샤워를 하며 어떤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할지도 잠시 망설였습니다. 냉장고 앞에서, 옷장 앞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아침 식사 메뉴를, 입고 나갈 옷을, 탈 버스를 고릅니다. 그렇게 숨 쉬듯 선택한 하루의 끝에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자잘한 선택들은 잦지만, 굵직한 선택들은 잊을 만할 때쯤 찾아옵니다. 다른 곳으로 이사 가고, 직장을 옮기고, 새로운 학교에 들어갑니다. 가까운 사람을 보내고 낯선 사람을 맞이합니다. 선택은 순간이지만, 잔향은 오래갑니다. 뜨거운 물에 녹아든 찻잎처럼, 짧은 결정이 삶에 잔잔히 스며듭니다.

사람들은 좁은 길을 가라고 말합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고, 남들이 가지 않은 곳에 가서 깃발을 꽂으라고 합니다. 그것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런데 성경이 말하는 좁은 길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좁은 길은 그저 좁을 뿐입니다. 어둡고 외롭고, 쓸쓸합니다. 때로는 아픈 가슴을 움켜쥐어야 하고, 내 욕심을 내려놓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세상이 말하는 성공과는 분명 다릅니다. 밝아 보이지도 않고, 정말 생명이 있는 길인지조차 헷갈립니다. 그런데도 가라고 합니다.

가끔은 많은 것보다 적은 것이 나을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있을 때 오히려 밀려드는, 설명하기 어려운 외로움처럼 말입니다. 좁은 길에서는 멀리도, 주변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딱 하루만 삽니다. 눈앞에 주어진 만큼만 사랑합니다. 더하지도, 덜어내지도 않습니다.

내 주제에, 그거면 충분한 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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