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것 중 내가 가진 것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이야기]

by 이진규

한 마을에 잘 가꿔진 포도원이 있었습니다. 울타리도 세워져 있고, 포도를 짜는 틀도 마련되어 있고, 망대까지 세워진 곳이었습니다. 주인은 그 포도원을 농부들에게 맡기고 먼 길을 떠났습니다. 농부들은 그 땅을 돌보며 지내게 되었고, 시간은 조용히 흘러갔습니다.

수확할 때가 되자 주인은 사람들을 보내 포도원의 열매를 조금 나누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농부들은 그들을 반기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는 쫓겨났고, 어떤 이는 맞았고, 어떤 이는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주인은 다시 사람들을 보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아들을 보냅니다. “적어도 내 아들은 존중하겠지.” 하지만 농부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속삭였습니다. “상속자다. 저 사람만 없으면 이곳은 우리 것이 된다.” 결국 그들은 그 아들을 포도원 밖으로 끌어내 죽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나쁜 농부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맡은 자리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것을 맡게 되면 우리는 종종 그것이 처음부터 내 것이었던 것처럼 착각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책임은 잊고 권리만 남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질문이 필요합니다.
지금 내가 붙잡고 있는 것들이 정말 내 것일까. 아니면 잠시 맡겨진 것일까.

세상에는 놀라운 일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들이 쓸모없다고 밀어낸 돌이 어느 날 건물의 가장 중요한 돌이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중심은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맡겨진 것에서 어떤 열매를 남겼느냐이기 때문입니다.

(마태복음 21 : 33~46 사명 망각과 욕망의 끝)



가져야 하는 시대를 삽니다. 끼니를 거르지 않으려면 적당한 돈이 있어야 하고, 머리 누일 곳이 있으려면 작은 방 한 구석은 있어야 합니다. 생계를 책임질 직장 하나쯤은 있어야 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친구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집밥이 그리울 때면 아무 말 없이 달려갈 수 있는 엄마, 아빠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진 것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지만, 가지고 싶은 것을 나열해 봐도 끝이 없습니다. 오늘 샐러드를 먹었으면 내일은 돼지고기가 먹고 싶고, 다음날엔 소고기가 먹고 싶습니다. 월세에 살면 전세를 꿈꾸고, 전세에 살면 집을 사고 싶습니다. 작은 회사에 다니면 큰 회사를 바라보고, 대기업에 다니면 얼른 은퇴하고 싶어 집니다.

어느 순간, 가진 것들이 곧 나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더 많아지고 커질 뿐, 작아지거나 없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던 때는 새까맣게 잊은 지 오랩니다. 내 것은 당연히 내 것이라고 믿으며 양 주먹을 꽉 움켜쥡니다.

그러다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것들이 사실은 내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내 뜻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그제야 돌아봅니다.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들은 모래처럼 흘러가 버린 뒤입니다.

은행 계좌를 열어봅니다. 알록달록 숫자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피와 땀이 섞인 노력의 흔적들입니다. 한때는 그것을 보며 뿌듯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려고 합니다. 내게 흘러와 잠시 맡겨진 것이라고. 내게 떠내려왔듯, 언젠가는 다시 어딘가로 흘러갈 것이라고. 아무것도 없었지만, 웃음이 넘쳤던 그때처럼 말입니다.

이제야 가장 중요한 것을 가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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