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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진하 Mar 03. 2023

05. 빅 벤, 사랑을 알리는 종소리

빛나는 런던, 빠져든 사랑

런던에서의 첫날, 난 숙소가 위치한 첼시 지역의 거리 곳곳을 걷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첼시 지역은 내가 런던에서 가장 사랑하는 지역 중 하나이다.

흰색으로 물든 건물들과 깔끔하고 화려한 상점들이 함께 어우러져 고급스러움과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고 이어서 나는 버킹엄 궁전을 방문했다.

궁전 입구에서 마침 경비병 교대식이 진행 중이었고, 운 좋게도 규칙적인 걸음으로 행진하는 경비병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궁전 전체를 배경으로 내 모습을 사진 찍어서 기념했다.


‘숙제 하나 끝, 체크’


마지막으로, 오후 5시경 빅 벤을 구경하기 위해 이동했다.

빅 벤의 웅장한 모습에 난 한 순간에 매료되었다.

시계탑에서 나오는 벨 소리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고, 빅벤 앞에는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타워 다음으로 흐르는 테임스 강과 강 건너편에 위치한 웨스트민스터 궁전은 빅벤의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




그때, 갑자기 울려오는 알림, ‘띵동’


“어디야?”


우습게도, 그의 메시지를 읽자, 방금 전까지 매료되었던 빅 벤의 모습이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회사가 여기 빅 벤 근처야. 저녁 같이 먹을래? 'The Trading House' 자리 예약해 뒀어.”


저녁이 되고 차가워진 바람 때문인지, 설레는 그의 메시지 내용 때문인지.

핸드폰을 꼭 쥔 내 두 손은 쉴 새 없이 흔들렸다.




그리고, 10분 뒤 그가 보였다.


그는 짙은 회색 컬러의 터틀 니트를 입고, 그 위에 검은색 코트를 입었다.

날씬한 체형 덕분에, 그의 키는 더욱 훤칠해 보였다.


그가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 순간, 거리를 메웠던 사람들, 앞 다투어 분주하게 움직이던 자동차들의 배경은 내 시야에서 모두 사라졌다. 


그저 빨간빛바랜 노을 속으로부터 나에게 걸어오는 그의 모습만이 화려하게 빛났다.

그는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리는 걸까.


그는 나에게 미소 지으며 인사했다.


“춥지? 오래 기다렸어? 두 번째 보니 더 반갑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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