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앞, 작은 숲 속에서

by 한끗

아침 햇살이 잔잔히 창가를 두드릴 때
나는 아직 덜 깬 커피 향 속에서
나의 이야기를 꺼낸다.
하얀 모니터 위, 깜빡이는 커서처럼
마음속 생각들도 한 줄, 한 줄
조심스레 놓인다.


누군가의 하루에 스며들고 싶은 마음,
작지만 따스한 위로가 되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오늘도 나를 글 앞에 앉게 한다.


브런치의 타이머 소리가 울리면
나는 상상의 숲 속으로 달려간다.
등에 짊어진 이야기 배낭 속에서
주인공이 걸어 나오고,
세상은 조금씩 내 손끝에서 숨을 쉰다.


어쩌면 세상은 너무 크고
나의 목소리는 너무 작지만,
나는 믿는다.

누군가의 마음 한켠에
내 글 한 줄이 다다를 수 있다고,
그 한 줄이 작은 등불이 되어
길 잃은 하루를 비출 수 있다고.


가끔은 막막함이 밀려온다.
팔려야 하는 글, 읽혀야 하는 글,
좋아요와 댓글 속에서 가치를 재는 이 세계 속에서
나는 나를 잃을까 두렵다.
하지만 브런치 속 작은 창,
나만의 이야기 방에서
나는 다시 숨을 고른다.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끝없는 상상 속을 헤엄치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내가 이해하고 싶은 세계를 걷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누군가가 나를 읽고 웃고, 울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상상하며
작은 성취감을 느낀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다.
그저 팔로워 숫자가 많아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에 살짝 스며들고 싶어서,
잠깐이라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남기고 싶어서.

커피 향이 점점 진해지는 이 아침,
나는 다시 모니터를 바라본다.
한 글자, 한 글자, 조심스레 놓는다.
마치 세상과 내 마음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처럼.
그리고 꿈을 믿는다.
오늘도, 내일도,
브런치 위에 내 꿈이 피어날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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