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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 Oct 04. 2023

나에서 오는 특별함

남들의 시선

나는 항상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다.

그이유는  8살 큰 교통사고였을 것이다.

맞벌이하는 우리집은 엄마가 퇴근할 때만 기다렸다가

엄마가 집 앞에 거의 다왔다는 말에 

동생과 엄마보러 나가자고 무단횡단을 하다 그만 사고가 나고 말았다.


스타랙스 차량이 내 다리를 박아버렸고,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아버렸다.

어린 동생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어리둥절한 사이 

차에 치였던 아저씨가 나를 병원까지 데리고 갔고 

그 사이 엄마아빠가 병원으로 도착했다. 


그때의 고통은 평생을 잊을 수 없는 고통이였다

차라리 기절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지만, 나는 눈을 뜬 채로 그 고통을 감내했어야 했다 

그 어렸던 나이에 


다리 수술 후 나의 입원은 길었다. 

그때는 겨울이였는데 아마도 겨울방학이였을 것이다 

그래서 엄마가 오기를 더 기다렸을지도 모르겠다.


학교를 다시 갔을때 따뜻한 봄날이 오고있었고, 

나는 철심으로 교정된 운동화를 신고 학교를 다녔다

무덤덤한 나의 성격이였는지 그 당시 나는 내가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실내화를 신지 않고 다른 내 모습이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그 운동화가 이뻐보였고 남들과 다르다 생각했다

아마도, 그렇게라도 나는 괜찮다고 다독였던게 아니였을까 


그렇게 나는 친구들에게 의심어린 눈초리를 받았다 

나는 그것을 무시했다. 그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던 나는 그냥 남들과 다르게 특별한 신발을 신고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때 부터였을까 항상 나는 어디선가 친구들과 다르다고 느꼈다 

평범함 속에 혼자 빨강색이 된 느낌이였다. 그들은 검정색일땐 모두가 검정색이였고 노란색일땐 모두가 노란색이였는데 나만 혼자 빨강색인 느낌이였다. 


그렇게, 나는 특별하다고 하는 나의 자기애는 남들과 다르게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싶어서였을까 

철 없는 반 친구들의 행동들이 싫었고 수준낮게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때 학교를 자퇴했다.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공부할때 나는 문제아 또는 이상한 아이로 남고 싶지 않았다 

나는 멍청해서도 아니고, 문제아여도 아니다. 다만 그 시절에는 검정고시를 본다고 하면 

안좋은 인식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발버둥 쳤다. 


목표가 있어야되 그들보다 큰 꿈을 갖고 

그들보다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더 많은 감정을 느껴야 된다고 

그것은 어느순간 남이 나를 보는 시선에 집중하게 되었고 언제나 눈치아닌 눈치를 보는 나로 변해버렸다.


그렇다하여 단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였다.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나는 또래보다 더 많은 경험을 

얻고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많았다. 하지만, 결국 나는 특별한 경험들이 평범한 무리 속에 어울릴 수 없는 

아이로 겉돌게 되었다. 


20대 중반까지는 그것을 못난 너의들의 책임라고 탓을 했다. 

그러다, 어느순간 그들보다 내가 특별하거나 잘나지 않다는 것을 느꼈을 때 오는

스스로의 모멸감과 수치심은 끝도 없는 길로 나를 인도했다. 


자아분열 

내가 만들어놓은 우주가 세계가 분열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도 나는 남을 탓하고 세상을 탓하고만 있었다 

그리고 그 탓의 끝자락에는 스스로의 비난만 있을 뿐 이였다. 


내가 우울증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 것으느 불과 얼마 안되는 일이다. 

그런데 나의 우울증은 나는 1년동안의 제대로 다니지 못했던 직장 

또는 잘 써지지 않는 논문 

20년도에 입학하여 코로나로 인해서 질 높은 수업을 보지 못했던 대학원 생활로 탓을 했다. 

그것 때문에 나의 우울증이 왔을것이라고 

또는, 나를 힘들게 했던 구 남친으로 인해서 내가 이렇게 망가져버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순간 홧병이 나가 시작했다 

그냥 화가나고 분노하고 열이받았다. 누군가가 나를 툭 건드리만 해도 나는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있다는 것을 느꼈을때 

그리고 그 화풀이 대상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아파하고 관계가 끊어지는 순간에 알게 되었다. 


나는 누구를 위해서 여태동안 살았던 것인가?

나는 누구를 위해서 특별하다고 자부했던 것인가?

나는 무엇이 나를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것인가?


나는 그냥 어린 평범한 소녀였다. 사랑받고 사랑하고싶고 소속감을 느끼고 싶은 

애정과 동정어린 시선과 그리고 그것을 나눌 수 있는 동정심 또한 갖고 싶은 그런 

평범하고 여린 소녀였다.


평범하고싶었는데 평범함을 거부했을 때 나는 망가져있었다.

어느순간 그 특별함의 원동력을 잃어버리고 내 자신이 분열한다는 것을 

남들이 나보다 잘났다는 순간을 알았을 때 나의 모멸감은 시작되었다. 


그래서 나의 우울감은 1년동안의 이슈가 아니다.

나의 우울감은 소녀였을 때 였고, 그리고 성인이되어 어엿한 여성이 되어 학교를 졸업을 앞두고 있을 때 였다.

모든지 잘 할 수 있고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한 나의 모습은 나약함만 존재했다.


나의 깨달음은 '겸손함' 이였다. 

자세를 낮춘다는 개념보다 정말로 정숙한 그 무언가 

내려놓는다는 것을 알고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 

남을 인정하기 전에 나를 되돌아보고 나 자신에게 겸손해지는 것 

그것을 깨닫기위해 많은 값을 나는 지불해야 했다.


나의 우울감은 8살 소녀에서 9살 소녀가 되어 철심 박힌 교정 운동화를 신었을 때 부터 시작이였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20년동안 내가 모른채하고 살아갔던 정말로 나의 신체의 일부였고

그것이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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