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노킴 Sep 11. 2016

지노 배낭여행기 - 아프리카편 10

야간버스타고 짐바브웨로

11/01/2015(일)


  야간버스로 짐바브웨 수도 Harare로 가다


폭포구경을 저녁 늦게 마치고 짐바브웨쪽 빅폴마을로 들어가서 호텔이나 찾아 그냥 푹 쉬자고 마음을 먹고 마을로 데려다 줄 택시를 찾고 있는데 한 녀석이 쫄래쫄래 따라와서 택시 탈래하고 묻길래 금액을 확정해야 하기에 5불 줄께 했더니 10불이 협정 요금이란다. 협정 요금을 적당하게 잘 Nego하는 것이 배낭 여행자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이다. 이럴 때는 그냥 아라비아 숫자만 남발하지 말고 몇 년동안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처럼 일상적인 대화가 도움이 된다. 그냥 상투적인 것으로 접근하면 된다. 예를 들면 그냥 이런거다.
"요새 경기가 안조아 밥벌어 무끼(먹는게) 힘들제"
"장가는 갔나. 몇살이고. 아(자식)는 며치(몇명)고”
"택시 니꺼가 아이면 월급쟁이하나"
"여기와서 보니까 너그(너희) 나라나 우리나라나 하루 하루 밥벌어 묵고 사는게 참 힘들제. 원래 사람 사는게 그런거다."


우리가 처음 보는 그들의 생활상이 궁금하듯 그들도 처음 만나는 우리들의 생활상에도 관심을 가진다. 서로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뻥이나 치지말고 진솔하게 나누다보면 그게 여행하는데 작은 재미를 줄 수도 있다.

여기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택시 기사가 버스시간 정보를 알려주는데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가는 Intercape 버스는 내일 아침 7시에 있고, 다른 버스는 오늘 저녁 8시 반에 있다고 하길래 가만 생각해보니 호텔에 들어가도 또 아침 일찍 짐을 싸서 나와야 하길래 몸은 좀 피곤하더라도 그냥 이대로 저녁 버스나 타고 가기로 하고 다시 야간버스를 타고 짐바브웨로 넘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명함판 프린트 기계가 히트를 치다


이번에 들고 간 명함판 사진 프린트기계로 명함만 프린트 기계로 브랜드는 폴라로이드짚으로 미화125불이고 명함판 프린트종이가         100장에 50불 정도


남미나 네팔같은 오지로 배낭 여행갔을 때 제일 아쉽게 여겨진 것이 현지인들의 사진을 찍고도 그들에게 전해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즉석에서 프린트해줄 기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명함판 크기의 2X3 인치 사이즈로 프린트가 되는 기계를  찾았다. 크기는 셀폰만하고 두께는 그보다 조금 굵다.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로 가는 버스 안에서 크게 히트친 제품이었다.




    프린트에 남은 짐바브웨 서민들의 군상


첫 손님은 버스 안에 먼저 타고 있었던 아기를 안고 있던 엄마와 아기로 프린트를 보여주니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첫째 완전 공짜이고, 둘째는 크기는 작지만 선명한 상을 보여주는 사진이 너무나 신기하게 보이는 것이다. 그 다음은 내 옆에 앉은 짐바브웨

Gweru에 사는 경찰인데 빅폴에 출장왔다가 돌아가는 길이라고 한다. 28살인데 결혼해서 내년 봄에 아기아빠가 된다고 싱글벙글한다. 그 친구와 밤늦게까지 이야기하다보니 짐바브웨 서민들의 생활상을 조금이라도 엿들을 수 있었다. 그래도 이 친구는 아내도 경찰이라 소위 맞벌이 부부로 생활이 조금 남보다 낫다고는 하지만 일반 서민들의 삶은 마치 너무 푹 고아 단물이 다 빠진 닭고기 가슴살같이 퍽퍽하다고 한다. 세번째 손님은 우리(나와 경찰)가 맨 뒷좌석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바로 우리 앞줄 좌우에 앉았던 사람으로 역시 짐바브웨 서민들로 두명은 친구사이로 군인이고 다른 한 명은 의대다니는 학생이었다. 학생을 통해 그들의 교육시스템과 의대 등록비같은 정보를 얻어 들었다. 이런 낙후된 나라에서 중등 교육은 무상이 아니고 큰 돈은 아니지만 등록금을 납부해야만 한다고 한다. 의대는 5년제로 운영되는데 한 학기 등록금이 미화 1,500불이라고 한다. 매우 큰 돈으로 부모가 부담을 못하면 미국처럼 은행에서 돈을 빌려 공부하고 나중에 돈벌어 갚는다고 한다. 그래도 의사 직업은 꽤 좋은 직업으로 졸업해서 정부가 운영하는 의료기관에서 일하는데 한 달 평균 2,000불 정도를 받는다고 한다. 경찰이나 군인들 봉급 수준이 4-500불 정도이니 의사 급료 수준이 그에 비하면 꽤 높은 수준이다.


프린트 첫손님인 아들과 오매


Gweru에 사는 경찰관


오른쪽 2명은 짐바브웨 군인으로 친구지간이고 왼쪽이 하라레                      의대에 재학중인 의대 학생

마지막 손님은 원래 예정에 없었는데 버스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차장녀석이 프린트사진을 보고 지도 한판 찍어 달라고 떼를 쓰다 이번에는 한술 더 뜨서 나하고 같이 찍자고 한다. 결국 이 녀석한테 두 판을 찍어 준 셈이다. 그래도 와이로(뇌물) 먹인 댓가로 오줌마렵다고 버스 세워 달랬더니 잘 세워 주었다.


한번만 찍어달라고 떼를 쓰는 버스 차장




  아프리카 여행시 생리현상 해결책


Intercape같이 좋은 장거리 버스에는 차뒤에 화장실이 있다. 그러나 이런 서민버스에는 화장실이 없다. 그러면 대소변같은 생리현상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면 중간 중간 휴게소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한밤중에 휴게소도 없는 산길을 달릴 때에 이런 생리현상이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냐 하면 이렇게 한다. 한 두명이 급하다고 차장한테 야기하면 차장은 일단 묵살한다. 다음 휴게소까지 참으라고 하면서 계속 달린다. 계속 민원이 들어와서 이것이 조금 쌓이면 운전수가 차를 어느 으슥한 곳에 세우면 급하게 민원을 청한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는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여자는 왼쪽으로 남자는 오른쪽으로 가서 각자 해결하고 올라 온다. 나는 와이로(뇌물) 먹인 덕분에 새벽에 오줌마려워 차 좀 세워달랬더니 차장 직권으로 버스를 금방 세워주길래 기분좋게 해결하였다. 그러나 큰게(미국에서는 큰것을 No.2라고 하고 작은걸 No.1 이라고 한다. 그래서 꼬맹이들이 변소가고 싶다고하면 Which one? 하면 소피보고 싶은 놈은 No.1 이라고 말한다) 자주 오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두번째 버스 여행은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맨 뒷좌석의 오인분 좌석을 경찰 친구가 두석, 내가 세 석을 차지해서 침대칸처럼 아침까지 누워서 왔기 때문이다. 이제 아프리카 배낭 여행에 점점 적응되어 가는 것 같다.


  



    짐바브웨가 낙후되어가는 이유


1980년부터 장기간 독재로 집권중인 로버트와 그레이스 무가베 대통령 부부 (인터넷 출처 사진)

다음편에서 짐바브웨 역사에 대해서 간단히 언급하는데 먼저 운을 띄우면 원래는 로데시아라는 나라이름으로 남아공의 지배를 받아오다가 1980년에야 완전히 독립하여 짐바브웨로 개명하고 새출발하였다.


독립전까지 독립투쟁의 중심에 선 인물이 현재의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1924 -   )로 오늘 내가 버스로 가는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 근처의 농촌에서 출생하여 남아공에서 대학을 마치고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도 공부를 하였다. 대학교 졸업후 교사로 근무하면서 독립운동에 참가하여 1963년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연맹(ZANU)을 결성하여 1980년 독립과 동시에 초대 총리로 취임하여 권력을 잡기시작하여 서서히 일당 독재체제를 구축하여 모든 권력을 잡을 수 있었다. 현재 91세인 이 늙은 독재자 영감탱이가 하는 소리가 자기는 100세까지만 하고 권좌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하는 바람에 짐바브웨 인민들이 무서워서 앞으로는 아무소리 못하지만 돌아서서는 불평불만이 많다. 게다가 무가베의 반쪽인 그레이스 무가베는 호화생활을 하면서 재산을 국외로 빼돌려 많은 인민의 지탄을 받지만 비밀경찰같은 억압체제로 근근히 권력을 유지해가지만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불안하기도 하다.


나라경제꼴이 이렇게 된 제일 큰 이유는 개혁을 한답시고 백인 지주들의 토지를 몰수하여 흑인들에게 분배하고 백인들을 강제추방시켜 경제브레인도 없어 지금 이 꼴이 된 셈이다. 그간 몇번의 경제개혁 실패로 초인플레이션을 맞아 화폐개혁을 단행하였으나 혼란만 더 심하여 배낭 여행자들이 제일 가기 꺼려하는 아프리카나라중의 하나로 손곱힌다.


빵하나에 오십만불, 택시 한번타면 이백만불, 이런 식이니 화폐를 그런 식으로 발행하다보니 백만불, 일억불, 십억불같은 화폐도 있었다. 이번에 가보니 2008년 화폐개혁으로 미국의 지폐달러(1, 5, 10, 50, 100불)그대로 쓰는데 센트나 커터같은 동전은 짐바브웨 양식으로 새로 주조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미국서 들여온 달러 지폐중 특히 1불짜리는 돌고 돌아 거의 누더기 상태로 유통되고 있다. 나도 기념으로 옛날 지폐 몇장 사가지고 왔다.


옛날지폐중 천만불 짐바브웨 달러 지폐


옛날지폐중 이천만불 짐바브웨 달러 지폐


옛날지폐중 천억불 짐바브웨 달러 지폐. 무가베, 니, 장난치냐?


호텔서 만난 토박이

Mrs.Mohira Ali로 호텔에서 만난 파키스탄 아지매인데 원래 짐바브웨 국적이었다가 파키스탄 국적인 남편을 만나 지금은 그곳에서 사는데 짐바브웨 국적을 유지하기 위하여 여권 갱신하러 하라레로 와서 내가 하라레로 들어온 날 아지매는 파키스탄으로 떠났다. 파키스탄으로 배낭여행오면 꼭 연락하라고 전화번호와 이매일 주소를 적어주고 갔다. 이 아지매도 위에서 말한 경제불안등으로 일찌감치 해외로 이주한 그런 케이스다. -jh-


하라레 호텔 식당의 주방장



작가의 이전글 지노 배낭여행기 - 아프리카편 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