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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Sep 09. 2016

지노 배낭여행기 - 아프리카편 9

빅토리아 폭포를 가다

 10/31/2015(토) 맑고 더움

세계적으로 이름난 폭포들이 왜 모두다 하나같이 두 나라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일까? 국경선을 강으로 삼는 것이 편리해서 그런걸까? 그러나 그걸 보러 가는 여행자들에게는 매우 불편하다. 왜냐하면 두 군데 다 가봐야 하기 때문이다. 남미의 이과수 폭포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공유하고, 북미의 나이아가라는 미국과 카나다가 공유하고, 오늘 보러 가는 빅토리아폭포(빅폴)는 잠비아와 짐바브웨가 공유하고 있다.


맨 위가 나이아가라, 중간이 이과수 그리고 맨 아래가 빅폴

위 비교표에서와 같이 제각기의 폭포들이 각각 뽐내는 항목이 따로 있는 것 같다. 우리 인간들은 모든 것에 등수매기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세계 제일의 폭포가 어느 것인지를 두고 쓸데없이 썰전을 벌인다. 그러나, 대개 여러가지 제원을 비교해 보고나서 의견을 수렴해 보면 빅폴에 금메달, 이과수폭포에 은메달을 자연히 나이아가라폭포가 동메달을 차지하게 된다. 제원에 따르면 빅폴은 높이가 제일이고, 이과수 폭포는 폭이 제일이고, 나이아가라폭포는 흘러 내리는 물량이 세계 제일이다.





     잠비아 빅폴


잠비아 빅폴 입간판. 원래 이름은 Mosi-Oa-Tunya로 "천둥소리가 나는         연기"란 뜻인데 이를 발견한 백인 리빙스톤이 여왕이름을 지멋대로 갖다  붙인 것이다


가뭄으로 말라 비틀어진 잠비아쪽 폭포

실제로 잠비아쪽에 있는 마을이름이 리빙스톤이고 짐바브웨 쪽의 마을이름이 빅폴이다. 각각 마을에서 폭포까지 거리는 둘다 비슷하게 떨어져있어 마을에 호텔과 식당과 기념품 상점들이 즐비하다. 마을에서 폭포까지 걸어 가기에는 좀 멀어서 각각 양쪽 마을에는 마을과 폭포사이를 왕래하는 택시들이 관광객을 태워주는데 택시기사들이 수시로 바가지 덮어 씌우려고 눈알이 벌겋다. 사전에 협정해서 타는데 그러고도 운전해 가면서 계속 더 달라고 젖 덜뗀 알라(애기)처럼 징징댄다.


잠비아쪽 폭포중 유일하게 물이 흐르는 폭포


잠비아 쪽 계곡을 연결한 Knife Edge Bridge. 오른쪽 계곡에                         물이 완전히 말라있다

잠비아쪽 빅폴에 자리한 가게 주인들에게 요즈음 비상이 걸렸다. 요 몇년간 날이 가물어 잠비아쪽 폭포가 전부 말라붙어서 관광객들이 전부 그래도 잠비아쪽에 비해서 수량이 풍부한 짐바브웨쪽으로 넘어 가기때문에 가게들이 전부 파리날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잠비아는 입장료를 미화 20불 받는데 짐바브웨는 입장료를 미화30불 받는다. 난 졸지에 50불 내고 두 곳을 다 봤지만 진짜로 잠비아쪽은 돈이 아까웠다. 앙꼬없는 찐빵처럼 물도 없는 폭포를 아래 위로 털나고 처음으로 구경한 셈이다. 난 외국 관광객이 많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가보니 현지인들이 거의 대부분이고 나같은 외국 관광객은 가물에 콩나듯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기회가 닿는대로 관람객들에게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니 가까운데서부터

600km 떨어진 잠비아 수도 Lusaka에서 온 현지인들로 붐빈다. 그 덕분에 사진도 많이 찍어주고 같이 기념촬영하자는 현지 젊은이도 많아서 인증샷 안찍기로 유명한 나도 인증샷 몇 장 찍었다.


파리 날리는 잠비아 쪽 기념품 판매점



   지노가 인증샷 잘 안찍는 이유


잠비아 젊은이 일행들이 하도 한판 찍자고 조르기에 함께 한 인증샷

사람들이 어디 유명 관광지가면 신나게 인증샷을 누르고 오는데 한번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면도 고려해야 된다. 인증샷찍는 배경이 대개 멋진 경치이거나 아님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장소가 될 것이다. 그런 경치나 의미있는 사진 속에 본인의 모습이 얼마만큼 차지하는지 잘 생각해 보시면 인증샷을 남발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다. 대개 본인이나 그룹들의 사진에 차지하는 비율이 20-30% 정도로 되기 때문에 그 멋진 경치의 20내지 30%를 못보게 된다는 것이다. 만일 그런 사람모습이 20-30%들어있는 기념사진을 보라고 내어 놓으면 무슨 경치가 뒤에 숨어있는지 알턱이 없게된다. 그리고 그런 역사적인 장면을 촬영하는 촬영감독이 바로 나인데 촬영감독까지 사진 속에 출연해서야 어디 감독 가오(위신)가 서겠습니까?  






   걸어서 국경다리를 건너 짐바브웨 빅폴로


잠비아와 짐바브웨를 연결하는 Victoria Falls Bridge로 다리 중간이 국경선이다. 왼쪽이 잠비아이고 반대편이 짐바브웨이다.

말라 비틀어진 잠비아 폭포를 찜찜하게 보고나와서 바로 짐바브웨쪽으로 넘어갔다. 잠비아에서 출국신고만 하고 나오면 다리를 건너갈 수 있다. 다리 중간쯤에 그 유명한 번지점프하는 곳이 있는데 내 취향하고는 별개라 그냥 패스하고 짐바브웨 국경이민국에서 돈만 내고 입국비자만 받았다. 국경통과가 무지하게 간편하게 되어 있는 셈이다. 입국 수수료가 미화 30불인지 35불인지 기억이 희미하다. 더 편리한 것은 짐바브웨쪽 빅폴도 국경이민국만 빠져 나오면 바로 지척에 있어 쉽게 폭포로 접근할 수 있어 구경하는데는 별도로 힘안들이고 할 수 있다.


짐바브웨 국경보더로 전부들 걸어서 폭포 구경하러 간다





    짐바브웨 빅폴


그래도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짐바브웨쪽 빅폴로 수량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잠비아쪽 보다는 훨씬 낫다

짐바브웨쪽 빅폴에는 물이 흐르지만 그렇다해도 정상적인 폭포수는 아니다. 왜냐하면 정상적으로 떨어지는 폭포수 근처에서는 꽃잎처럼 흩날리는 물보라에 금세 몸이 흠뻑 젖어버리기 때문에 사진찍기가 쉽지않다. 비닐카버를 준비하지 않으면 카메라가 금방 젖어 버린다. 그래서 들어 가기전 마침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관광객이 카매라를 들고 있길래 물보라가 심하냐고 물어보니 마른 셔츠를 가리키며 전혀 젖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들어가서 보니 작은 물보라가 간간이 피어 오르지만 몸을 축일 정도는 아니다. 여기는 폭포수가 흐르는 계곡을 따라 가며 중간 중간 전망대를 마련하여 구경할 수 있도록 번호를 매겨 놓았는데 폭포수를 구경하기에 매우 편리하게 해 놓았다. 남미 이과수 폭포를 작년에 아들데리고 배낭여행을 다녀 왔는데 공원입구에서 제일 위에 있는 폭포 '악마의 숨통'까지 올라가는데 약 1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구경하기 힘들다. 여기는 공원입구에서 약 130m 만 걸어가면 전망대가 나오기 때문에 휠체어 타고서도 충분히 구경할 수 있다. 여기에도 잠비아 사이드에 세워 논 리빙스톤의 동상처럼 다른 리빙스톤의 동상이 서 있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도 차를 주차장에 대놓고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연로한 노인들이 구경하기에도 조금은 불편하다.


짐바브웨쪽 리빙스톤 동상. 잠비아쪽 폭포에도 이와 비슷한                          리빙스톤동상이 세워져 있다


짐바브웨 빅폴 1


짐바브웨 빅폴 2




    지노가 나이아가라폴에 7번이나 간 사유


뉴저지나 뉴욕에 거주하는 교포들은 나이아가라폭포 가기에는 퍽 수월한 편이다. 대략 7-8시간 운전해서 올라가면 된다. 그래서 한국서 친인척이나 친구들이 오면 여기를 꼭 데리고 가야 하기 때문에 나처럼 7번이나 가게 되는 것이다. 예전에 뉴저지에 살았을 때 그냥 쉽게 헤아려보아도 처음에는 우리 가족끼리 먼저 테이프를 끊고, 담에는 (대개가) 장인장모가 두 번째로 구경하고, 세번째가 방문한 어머니를 모시고 갔다 왔다. 네번째로 미국 여행온 형님과 형수님을 모시고 후닥닥 갔다 오고, 다섯번째로 방문한 여동생 가족데리고, 여섯번째로 방문한 남동생 가족데리고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다녀왔고,

마지막 7번째는 우리 가족끼리 카나다 여행갔을 때 어차피 글로 지나가야 하기에 한번 더 들러서 구경하고 올라 갔다. 처음 두세번째까지는 시간도 넉넉하게 잡아 폭포 근처에서 1박하고 폭포 근처로 들어가는 유람선도 타고, 폭포 상류쪽으로 드라이브도 하곤 했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지겹고 약아빠지게되어, 새벽 4시경 출발하여 그것도 가족 전부 가는게 아니고 나 혼자만 운전기사겸 가이드로 가서 저녁 늦게 돌아오는 당일치기로 마무리하곤 하였다. 보기좋은 폭포구경도 이정도되면 일상(日常)이 되어버려 약삭빠름만 늘어나게 된다.





     세계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엔젤폭포


20시간이상 장거리 버스를 타고 온 덕분에 물도 별로 없는 빅폴을 어설프게 봄으로써 소위 말하는 세계 3대 폭포를 오늘 드디어 접수했다. 그러나, 내가 진짜로 하나 더 보고싶은 폭포는 엔젤폭포로 남미의 베네수엘라에 있다. 그 높이가 1 km나 높은 곳에서 물이 떨어지니까 세계에서 제일 높은 폭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세계테마기행에서 보았는데 일단 폭포로 찾아가는 길이 만만치 않은 모양으로 거의 모험수준으로 도전해야 갈 수 있는 폭포라 한다. 언제 그런 기회가 올련지는 몰라도 그런 날이 올 때를 기다리며 꿈을 꾸는 배낭 여행자가 되고 싶다. -JH-


아르헨티나쪽 이과수 폭포의 물줄기들


브라질쪽 이과수 폭포의 물줄기들


아르헨티나쪽 이과수 폭포중에서 제일 유명한 '악마의 숨통'


짐바브웨 빅폴3
짐바브웨 빅폴4. 왼쪽 부분에 흘러내려야 물이 말라 폭포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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