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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Oct 27. 2016

지노 배낭여행기 - 남미편 9

볼리비아 유유니(Uyuni)

2014년 4 월 29-30일( 화.수 ) 맑음



   정원미달로 투어 연기

유유니 시내 약도

아침 9시에 배낭을 매고 어제 투어 예약한 사무실에 갔더니 젊은 주인 아지매가 어쩔줄 몰라 한다. 나머지 4명을 아직 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처음엔 약간 짜증도 났지만 가만 생각하니 하루 더 쉬는 것도 좋은 것 같았다. 왜냐하면 어제 저녁부터 콧물이 제방터진 저수지처럼 줄줄 흘러 내린다. 게다가 기침이 쉬지 않아 목도 점점 잠겨가고….길떠난지 이제 겨우 일주일지났는데 콧물에, 기침에, 두퉁에 만신이 쑤신다. 내일은 꼭 출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신신당부해 놓고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서 침대로 기어 들어갔다. 모델K는 스페니쉬 티비방송에 영어자막나오는 영화만 줄창 보고 있다.


소금사막 투어의 전초기지 유유니의 황량한 마을 전경

인구는 약 만명정도라 하는데 비지니스가 거의 소금사막 투어가는 관광객 상대이다. 제일 많은게 투어회사, 식당,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순이다. 고지대에 위치한 관계로 사시사철 으시시하게 춥다. 그러니까 여기 현지계절이 여름이라도 사막투어가면 반드시 겨울 방한구를 단단하게 준비해야 한다.


저녁에는 하는 수없이 Local 약방을 찾아갔다. 드디어 편도선이 부어올라 침도 삼기기 힘들게 되었다. 약국가기 전에 인터넷 번역기로 몇마디 수첩에 적어가지고 갔다. 스페니쉬로 기침. 콧물. 편도선. 두통등을 그냥 단어로 나열해서 코앞에 들여대니 씨씨하면서 물약을 하나 처방해 준다. 오초(OCHO) 하면서 손가락을 세개 펴 보여 준다. 오초는 여덟이다. 그냥 이해가 온다. 8시간마다 하루 3번 복용하라는 소리겠지. 근데 식사후인지 전인지 알 수가 없어 물어봐야 하는데 그 단어를 모르겠다. 결국 못 물어보고 감기약이니 밥먹고 복용하는게 맞을 것 같아 그냥 돌아왔다. 이번 남미 여행에서 하나 더 확실하게 터득한 것이 있다. 영어가 통용 안되는 곳으로 배낭여행갈 때 다른거 필요없고 숫자만 확실히 터득하고 가면 무난하게 여행을 마칠 수 있다.


오늘은 별로 할 일도 없고 배고프면 나가서 한 끼 때우고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와서 잠만 푹 잤다. 감기약 복용해도 별 차도는 없는 것 같다.


이곳 유유니에서 짚차투어는 보통 다음 4가지가 있다.


1) 유유니 암염 채굴장 투어: 왕복 3시간 걸리는데 요금도 제일 싸다.

2) 물고기 섬 투어: 소금사막 가운데 있는 물고기섬(ISLA DE PESCA) 까지 왕복하는데 약 5-6시간 걸려 하루 다 잡아 묵는다. 이곳에는 예전에 잉카인들이 심어 놓았다는 선인장이 있어 볼만하고 대개 시간맞춰 석양지는 것을 보고 온다.


소금사막 한가운데 있는 물고기섬


3) 2박 3일투어: 보통 많은 여행객들이 선택하는 투어로 첫날은 유유니를 출발해서 소금사막을 횡단하고 사막에서 하룻밤 자고 둘쨋날은 산악지대를 투어해서 다시 일박하고 세쨋날 아침에 칠레 국경보더까지 데려다준다. 물고기섬을 경유하니까 별도로 물고기섬 투어할 필요가 없다.

4) 3박 4일 투어: 2박3일투어에다 하루 더 산악지대나 화산지대를 통과해서 칠레 국경경계까지 데려다 준다.


투어 차량은 99%가 토요타 랜드크루즈 고물차들이다. 지붕위에다 예비타이어, 개솔린, 손님 배낭들을 싣고 이틀분 음식까지 싣고 달린다.





   파업으로 투어가 연기되다


하루를 그냥 먹고 자고해서 시간을 보내고 아침에 체크아웃하고 난 뒤 투어사무실에 가는데 유유니 온거리가 뒤숭숭하다. 개솔린 공급하는 차가 파업으로 오지 않아 오늘 전부 사막투어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기름이 없어서 사막을 달릴 수 없는 모양이다. 아까운 이틀을 황량한 유유니 게스트하우스에서 날려 보냈다. 별도로 할 일도 없다. 덕분에 감기걸린 몸은 좀 추스릴 시간은 벌었는데…………그러나, 투어 출발할 수만 있다면 억지로라도 따라 나설 수는 있다. 랩탑이나 가지고 왔으면 방에서 사진작업이라도 할 수 있었는데…이런 일이 생길 줄 어찌 알 수 있나.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하루 더 먹고 자기를 반복했다.


유유니 시내에 있는 동상

유유니 시내를 나가 봐도 찍을 만한 피사체도 없다. 여기가 철도 수리국이 있는지 열차 수리 엔지니어 동상이 하나 서 있었다. 하루 세 끼 밥사먹으러 들랑날랑하면서 지나다닌 중앙통 거리엔 누군가의 흉상이 세워져 있었다.


누군지 별로 알고 싶지도 않고…… 다만 찍을 피사체가 없어 한 컷 했다. 내일은 기름차가 온다니 투어를 출발할 수 있을련지? 문제는 파업이 계속되면 사막 투어를 할 수 없을 것이고 만약 볼리바아 사막투어를 빼고 칠레 산티아고로 이동하려고해도 다시 라파즈로 올라 가는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막투어로 칠레 국경으로 이동하는 것이 지름길이며 구경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내일은 출발할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일찍 잠자리로 들었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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