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다운타운
7시간을 시드니 공항청사에 멍때리며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일단 시드니 중앙통으로 가 보기로 하고 공항 버스를 타고 중앙통으로 갔다. 공항버스를 탔는데 요금달라는 말도 없이 CENTRAL까지 태워 준다. 원래 공항버스가 무료인지는 알 수 없는데 하여간 짜배기로 CENTRAL 까지 갔다. CENTRAL은 뉴욕의 맨해탄으로 치면 PEN STATION같다. 여기가 시내 및 시외 버스와 기차가 연결되는 버스와 기차의 터미날이다.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있는 THE ROCKS까지는 다른 버스를 타고 가야 하지만 시간이 많으면 여기서부터 천천히 걸어가도 될 만한 거리이기에 천천히 걸어서 갔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력발전소이었던 곳을 개조하여 과학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시드니 전차 TRAMWAY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하여 1902년에 만들어진 발전소를 1988년에 과학기술 관련하여 기초 과학부터 우주 공학까지 망라하여 38만점이나 되는 관련 전시품을 전시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가 보니 1854년 영국에서 스티븐슨이 처음으로 발명한 증기기관차 모형이 있는데 실물인지 짝퉁인지 알 수가 없다. 입구에 들어서서 바라보니 공짜 구경이 아니고 입장료를 내어야 한다고 해서 갈 길도 바쁘다는 그런 핑계로 입구사진만 몇 장 훔치고 돌아섰다.
CENTRAL에서 내려 지도를 보며 배가 보이는 항구 쪽으로 걸어 나가면 달링 하버(DARLING HARBOR)를 만난다. 달링하버는 하버브릿지를 빠져 나가기 전에 내륙에 있는 항구로 COCKLE BAY를 품고있고 킹스트리트 선착장외 수많은 야외 레스토랑, 나이트클럽, 와인바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오늘이 휴일이라 그런지 달링하버로 가는 길은 여가를 즐기는 현지인들로 만원이다. 우리같은 관광객들도 간혹 보이지만 여긴 관광객들이 그렇게 많이 찾는 곳은 아닌 것 같다. 위 사진의 중간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가 보이는데 파이어몬트 다리(Pyrmont Bridge)라고 하는데 현존하는 들어 올리는 나무다리중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다리라고 한다. 부산 영도다리처럼 배가 지나가게 들어 올리는 다리(swingspan)로 여기 명물이라고 한다.
처음으로 이색적인 외국 풍물을 접했을 때는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보려고 거의 안간힘에 가까운 발부둥을 친 적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니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날고 뛰어도 결국 다 볼 수가 없음을 이제는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들 대부분의 여행이 제한된 시간 속에 많은 것들을 보려고 하기 때문에 달리는 말 위에서 스쳐 지나가는 산을 보는 것(주마간산)과 마찬가지로 대충 대충 보면서 좀 더 많은 것을 접해 보려고 하는 것이다. 느림보 여행이 좋은 줄은 아는데 그런 너긋한 시간이 없다는 것이 다만 아쉬울 뿐이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남아공 케이프타운까지 육로로 여행하고 DARK STAR SAFARI를 저술한 미국의 여행작가 PAUL THEROUX도 두가지 여행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한가지는 낯익은 곳에서 낯선 곳으로 여행객을 신속하게 이동시켜주는 편의성이 가져다 주는 여행으로 예를 들면, 뉴욕에서 일하는 사람이 뱅기로 하룻밤만에 아프리카 한복판에 떨어져 고릴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여행은 낯선 것을 살짝 맛보는 여행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른 식의 여행, 즉 여권과 배낭을 쥐고 매고 국경을 건너고 철조망을 허둥지둥 빠져나오는 식으로 여행해야 ‘이곳’과 ‘저곳’의 관계를 진짜로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말한대로 대부분 우리들의 여행은 잘 만들어진 영화의 예고편처럼 살짝 맛배기만 보고 가는 것이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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