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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May 07. 2016

지노 배낭여행기 - 아프리카편 19

세렝게티 국립공원 1


   세렝게티 국립공원


전망이 좋았던 파노라마뷰 캠핑장에서 아침을 마치고 오늘은 마사이족들의 고향이었던 응고롱고로 분화구를 거쳐 세렝게티 국립공원으로 갈 예정이다. 약 2시간을 운전해서 응고롱고로 보호지로 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했다. 많은 사파리 차량들이 출입 등록을 하기 위해 정차하는 동안 길거리에서 농탕치는 바분(원숭이 일종)을 구경하는데 진짜 손바닥만한 새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카메라를 앞에 갔다 대어도 눈하나 깜짝 안한다.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한몸에 받고 있었다. 원숭이 알라(애기) ET 같았다.


응고롱고로 자연보호지역 입구


관광객들의 귀염움을 독차지한 귀요미 알라 원숭이


농탕치는 바분 원숭이


귀요미 알라 ET 원숭이


귀요미 알라 ET 원숭이




   응고롱고로 분화구 전망대


자연보호지 출입 등록을 마친 사파리차는 고갯길을 여러번 빙빙 돌아서 숨차게 올라 정상 근처에 가니 전망대가 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전망대에서 기념 촬영하라고 잠깐 쉬어간다. 해발 2200m가 되는 고원지대는 안개인지 구름인지 뿌옇게 덮여있다. 모두들 내려서 인증샷을 열심히 하고 다시 차에 올라 넓은 분화구 둘레로 난 도로를 한참 달려간다. 그래도 마리아를 만난 것이 인연이라 생각하고 둘이서 전망대에서 넓은 분화구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겼다. 마치 전생의 천생연분의 커플처럼 말이야. 워낙  분화구가 커서 산으로 올라 가는지 내려가는지 분간을 할 수 없다. 도로가 난 산 중턱에서 소와 염소들이 풀을 뜯고 있어 물어보니 마사이족들이 키우는 가축이란다. 산 중턱으로 난 도로는 분화구 허리를 따라 빙돌게 되어있다. 오늘은 분화구를 그냥 통과해서 세랭게티 국공으로 들어가서 먼저 구경하고 응고롱고로 분화구는 마지막 날 나오면서 반나절 둘러 보게 되어 있다.


전망대에서 스웨덴 노처녀 마리아와 기념 인증샷




   마사이족의 고향 응고롱고로


세렝게티를 비롯하여 응고롱고로 분화구가 옛날에는 마사이족들의 생활터전이었는데 세렝게티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고 분화구의 일부가 자연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자 마사이족들이 그 주변으로 밀려 나와 현재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가이드가 가는 길에 마사이족 마을을 방문하고 싶으면 할 수 있다는데 입장료가 10불이라고 하니 모두들 안가겠다고 하는 바람에 가고 싶은 내가 못갔다. 가서 잔지바르 눙귀해변 마을에서 만난 세 명의 마사이 청년집에 가서 몸성히 잘 지낸다고 안부라도 전해주고 싶었는데.



응고롱고로 분화구는 타원형으로 긴쪽 지름이 19Km이고 짧은 쪽이                                 17Km로 여기있는 분화구중에서 제일 크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으로 들어서다


응고롱고로 자연 보호구역은 마지막 날 가기로 되어 있어 오늘은 그냥 길따라 지나간다. 분화구 근처에는 마사이족 마을이 군데군데 보이고 소나 염소를 치는 마사이족 어린이들이 특유의 붉은 옷과 막대기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분화구가 얼마나 넓고 큰지 거의 밑으로 다내려 온 것 같은데도 가보면 또 다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한참을 내려가니 평지가 나오는데 이제 거의 다내려 온 모양이다. 차들이 출입등록을 하기 위해 잠시 정차하는데 세렝게티 국립 공원이란 입구 표시가 보인다.


세렝게티 국공 입구

지금까지는 별 다른 동물을 볼 수 없었는데 세렝게티 공원지역으로 들어서자 마자 진풍경이 벌어진다. 어제 간 다렝기레 국립공원에서는 사파리차가 동물을 찾아 가서야 했는데 여기 세렝게티는 그냥 중앙으로 난 찻길을 달리면 좌우로 3D 영화처럼 동물들이 줄을 지어 지나간다. 끝도 없는 행렬이다. 곧 우기가 시작되는 계절이기에 동물들이 전부 세렝게티로 이동한다고 하는데 그 행렬이 장관이라고 한다.


저런 동물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

세렝게티에 제일 많은 동물은 누(gnu)로 정식 이름은 흰수염누인데 그냥 누라고 부른다. 누는 소처럼 뿔도 있고 염소와 같이 흰수염이 있고(그래서 흰수염누라고 한다) 말같이 꼬리가 있다. 그 다음으로 많은 동물이 얼룩말로 통실한 말에 페인트로 그린 것처럼 색상이 선명해서 사진빨도 잘 받아 멋지게 나온다.


개체 수가 제일 많은 흰수염누

세렝게티 면적이 우리나라 강원도 면적만 하다고 하니 강원도 안에 4백만 마리의 이런 누와 얼룩말만 돌아다닌다고 가정해보면 얼마나 장관일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세렝게티가 이렇게 동물의 왕국이 될 수 있는 조건이 지형적으로 동쪽으로는 응고롱고로 국립공원과 연결되고 북서쪽으로는 빅토리아 호수에 이르고 북쪽으로는 케냐의 마사이마사 국립공원과 연결되기 때문에 동물들이 계절에 맞추어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개체 수가 많은 얼룩말


끝없이 줄지어 이동하는 휜수염누 무리떼들





   끝이 보이지 않는 이동 행렬


사파리라 해서 차량이 이런 동물 속으로 마음대로 들어 가는 것이 아니다. 사파리차가 다니는 도로는 초원 중간으로 나 있고 동물들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질서정연하게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데 때로는 무리들이 차선을 넘어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데 가만보니 무리를 이끄는 선두 부대가 차선을 뛰어 넘으면 뒤따라 오던 무리들이 덩달아 차가 오는 것도 아랑곳않고 차길로 뛰어 들어 오니까 운전자들이 알아서 천천히 간다. 끝도 보이지 않는 초원을 빡빡하게 동물들이 다 차있는 것은 아니고 무리를 이룰 때는 그 무리의 행렬이 끝이 없이 이어진다는 말이다. 입구를 지나 한참 달리면 높은 동산에 휴게소가 있어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데 조그마한 동산 위로 올라가면 초원 저 멀리까지 조망할 수 있는데 그 곳에서 사진을 찍어보니 넓은 초원에 퍼져있는 동물들이 마치 작은 검은 점들이 흩어져 있는 것 같았다.


동산 휴게소에서 우리가 들어온 방향을 보고 있다. 평원에 찍혀                     있는 작은 점들이 흰수염누 아니면 얼룩말이다


세랭게티 초원에서 뛰노는 동물들

동산 휴게소에서 약 1 시간 정도 점심시간을 갖는다. 가이드가 준비한 도시락을 받아 잽싸게 먹어 치우고 동산으로 올랐다. 위 사진처럼 동산위에서 멀리 바라보면 거대한 평원에 작은 점들이 알알이 박혀있다. 초원에 사는 얼룩말이나 누(흰수염누를 걍 누라고 부른다)들로 평화롭게 사는 것 같다. 여기서 희안한 색깔 도마뱀을 발견했는데 녀석이 하는 행동거지도 색상만큼이나 화려하다.


색깔 가면을 덮어쓰고 서 있는 꼬마애같다


화려한 새 봄 신상품 드레스로 치장한 도마뱀


역시 화려한 깃털을 자랑하는 이쁜 새

점심을 마치고 다시 사파리차로 계속 길을 달렸다. 오늘 야영장까지 가서 숙박할 준비를 하여야 한다. 달리는 길 양옆으로 동물들의 행렬이 계속 이어진다. 길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작은 강이 보이는데 일렬의 흰수염누떼가 강을 건너고 있는데 그 아래쪽에서는 물 속에서 머리만 쳐들고 있는 동물이 보이는데 하마떼라고 한다. 하마들이 흰수염누를 공격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강을 일렬로 건너는 흰수염누 무리


세렝게티 야영장


세랭게티 초원에도 해가 지고 서서히 어둠이 밀려온다




   얼룩말과 초원이 조승우


2005년에 개봉된 영화 "말아톤"이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관계있다. 물론 영화 속에서는 세렝게티 국립공원 장면은 하나도 없다. 그냥 극 중 대사로만 처리된다. 내가 생각해도 배우와 스탭들을 데리고 와서 세렝게티에서 영화를 찍을 수 있을지 그게 의문이다.


어릴 적부터 자페증으로 지적 장애가 있는 초원이가 (이름부터 세렝게티 냄새가 펄펄나게 작명하였다) 마라톤을 통하여 사회에 정상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을 그린 가족영화로 조승우가 20대 초반 지적 장애자 연기를 무난하게 소화하였다. 초원이는 어릴적부터 동물의 왕국같은 다큐를 많이 봐서 세렝게티의 동물들의 습성에 대해서는 줄줄이 꾀고 있다. 하지만 자폐증으로 지적 발육이 늦어 동생에게도 존대말을 쓰고 특수학교와 장애자가 다니는 직업학교에서도 사고만 친다. 초원이가 얼룩말을 하도 좋아하다보니 얼룩말 무늬로 된 핸드백을 만지다가 날치기로 오인받고, 얼룩말 무늬가 든 치마를 입고 가는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다가 성추행범으로 오인받아 여자 남자친구한테 직살나게 터지기도 하지만 초원이의 꿈은 세렝게티의 푸르고 넓은 초원을 구속없이 달리는 얼룩말같이 달리는 것이 마냥 좋아 마라토너가 되기를 바라지만......


세렝게티 초원의 얼룩말을 그리워하는 초원이

하여간 세렝게티와서 그 영화가 진짜로 실감이 나길래 영화이야기를 했는데 주말에 심심한 사람들은 제 세렝게티 여행기보고나서  "말아톤" 영화도 한번 보시면 세렝게티 초원의 얼룩말이 진짜로 보고싶어 아프리카 케냐행 비행기표를 내일 당장 예약할련지도 모르겠다. 그게 내 여행기때문이라면 더욱 더 좋겠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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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편 20 - 세렝게티 국립공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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