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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Feb 03. 2017

지노 배낭여행기 - 뉴질랜드편 20

웰링톤에서

2014년 11 월 26일(수)  맑음


  웰링톤에서 

지도는 북섬의 남단 웰링톤에서 남섬 PICTON으로 가는 카페리의 항로를 보여준다. 배로 약 3시간 걸린다. 웰링톤에서 남섬으로 가는 페리는 하루에 4편, 남섬에서 웰링톤으로 가는 배편은 하루에 3번 있다. 웰링톤 주변을 자세히보면 들어오는 입구는 좁은데 들어오면 내만이 넓직하게 퍼져있어 자연적으로 좋은 입지조건을 가진 항구도시다.


통가리로 국립공원에서 웰링톤까지 약 500 KM되는 거리다. 뒤도 안 돌아보고 오후 내내 내달린 덕분에 해가 거의 넘어 갈 무렵에 웰링톤 시내로 들어 갈 수 있었다. 처음 가는 곳에서는 길 찾기가 쉽지 않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겨우 한두군데 마음먹은대로 갈 수 있다. 그외에는 차 가는대로 운전수 마음대로 가는 수 밖에 없다. MOTORWAY(HIGHWAY)에서 웰링턴 시내로 빠지는 것도 EXIT을 놓쳐 다음 EXIT까지 가서 다시 돌아 나와야 했다.  


웰링톤 항구 도시 전경

나는 줄곧 오클랜드가 뉴질랜드의 수도인줄 알았다. 웰링톤에 와서 지도를 보니까 오클랜드는 동그란 표시인데 웰링톤은 수도인 네모 표시로 되어 있다. 찾아보니 오클랜드가 맨처음으로 수도로 된 것이

1841년이었고 웰링톤으로 이전된 것이 1865년이었다. 오클랜드가 수도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이유가 오클랜드가 뉴질랜드 제 1의 도시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클랜드를 뉴질랜드 수도로 정한 인물이 바로 WILLIAM HOBSON이다. 1840년 와이탕기 조약을 체결할 때 JAMES BUSBY대신 총독으로 부임해서 조약식을 주도한  바로 그 인물이다. 초기에는 오클랜드가 수도로서 역활을 수행하는데 별 문제가 없었으나 그후 차차 다른 지역이 발전하게 되자 오클랜드가 지리적으로 너무 북쪽으로 치우친 까닭으로 거의 중간 지점인 웰링톤으로 이전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웰링톤이 오클랜드에 이어 명실상부한 제 2 도시로 도약하게 된 것이다.


ORIENTAL BAY에 있는 현대식 아파트 촌

해도 거의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사진도 똑딱이로 찍어야지 다른 카매라로 찍을 수도 없다. 빛이 약해 노출시간이 길어지니까 손에 들고 찍기도 힘들다. 시내로 들어 가지 않고 해변가로 차를 몰았다. DK(EYEWITNESS TRAVEL) 책에 소개된 MARINE DRIVE TOUR 길을 찾아 가기 위해서다.  



  MARINE DRIVE TOUR


MARINE DRIVE TOUR 약도

웰링톤 항구 동남쪽에 툭 튀어나온 ORIENTAL BAY 부터 시작하여 해안을 지그재그로 돌아서 한바퀴 돌 수 있는 약 30 Km 드라이브길로 뉴질랜드에서도 TOP에 이름을 올리는 SCENIC DRIVE ROAD중의 하나로 유명하다. 다른 해안도로처럼 높은 절벽 위로 길이 난 것이 아니고 거의 바다 수면과 비슷한 높이로 난 길이기 때문에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를 보면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해변 건너 희미하게 보이는 빌딩들이 웰링톤의 다운타운이다



옅은 해무에 싸인 웰링톤 다운타운

해변에서  불어오는 바람 세기가 장난이 아니다. 해가 떨어지자 온도도 뚝 떨어지고 찬바람때문에 체감온도는 더 내려간다. 웰링톤의 칼바람은 그 명성이 자자하다. 배로 항해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ROARING FORTIES(포효하는 40도)”라고 해서 남위 40도 근처에서는 파도와 바다 바람이 세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웰링톤이 남위 41도에 위치해서 쿡해협(북섬과 남섬사이의 해협)에서 불어오는 바람때문에 WINDY WELLINGTON으로 불리기도 한다. 찬바람땜에 사진 한 컷하고 차로 바로 들어가야한다.


이층 거실이 멋진 주택

경치가 수려하고 전망이 좋은 해안을 따라 가보니 주택도 멋진다. 그 중에서 하나 찍은 해변가 집인데 이층 거실이 180도 파노라마로 지어졌다. 저런 곳에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느긋한 휴일에 짙은 커피 한잔을 사이에 두고 파도가 춤을 추는 해변가를 바라보며 클래식 명곡을 감상하는 그런 장면을 그려봤다. 주택에 격을 맞추어 스피커는 영국 탄노이사의 갈색의 웨스트민스트가 어울리고 앰프는 매켄토시 진공관 275에 CD PLAYER는 MARK LEVINSON 제품이면  더욱 좋을 듯 하고………….이런 부질없는 망상을 왜 갑자기 그려 보는 것일까? 저 멋진 이층 거실을 보니까 그런 부르조아형 공상이 망령처럼 머리속에서 왔다 갔다 한다. 아무데도 씰데없는 망상이다. HIGH-END AUDIO EQUIPMENT에 빠져 버리면 집안 기둥이 망한다. 그래도 집이 너무 마음에 든다.  


또 한구비를 돌고나면 다른 작은 BAY가 나온다

또 한구비를 돌고나면 다른 작은 BAY가 나온다. 몇 구비를 돌아야 이 길이 끝나는 것일까. 마치 몇 구비를 돌아도 끝나지 않은 우리네 인생길처럼 가도 가도 끝이 없다. MARINE DRIVE TOUR 중 2번과 3번 사이의 MASSEY ROAD. 사진에서처럼 도로가 바다 수면과 거의 비슷하다. 비바람이 세게 몰아치면 파도가 도로면까지 때릴 수도 있겠다 싶다. 절벽 길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느긋한 마음으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저기 빨간 지붕을 한 건물들이 ART GALLERY이다. 오늘은 날이 험상궂어 방문객이 없는지 아님 벌써 문을 닫은건지 알 수가 없다. 아니면 주말에만 OPEN하는 GALLERY 일련지도 모른다.


EVANS BAY 에는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물길이 상대적으로 조용해 YACHTING이 활발하다고 한다. 그래서 사진처럼 MARINA 가 많다.



 BAY 가운데 MOORING(정박)되어있는 세일보트. 탄노이 스피커만큼 가지고 싶고 타보고 싶은 세일보트. 사면이 온통 물길로 이어지는 뉴질랜드에서 세일보트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취미생활이다. 호주나 뉴질랜드가 AMERICA’S CUP 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저런 기반이 있어서 가능한 것일거다.



뒤로 출렁거리는 바다가 북섬과 남섬 사이에 가로놓인 쿡해협이다

한 구비를 돌고 난 뒤 지나온 길을 돌아 보았다. 저 뒤로 출렁거리는 바다가 북섬과 남섬 사이에 가로 놓인 쿡해협이다. 뉴질랜드를 탐험한 쿡선장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해협이다. 쿡선장은 1769년 처음으로 뉴질랜드를 탐험했는데 그 뒤 2번 더 뉴질랜드를 찾았다. 처음으로 뉴질랜드를 발견한 탐험가는 1642년 네덜란드인인 ABEL TASMAN 이다. 남섬 북단에 이 탐험가를 기념하여 그의 이름을 딴 ABEL TASMAN 국립공원이 있다. 우리가 가 볼 계획이다.



해변의 바위가 물과 백사장과 잘 어울린다


SCORCHING BAY.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는 어김없이 집들이 들어 서 있다. 을씨년스러운 날씨 땜에 바닷가를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친구들로 보이는 젊은 현지인들 몇 명만이 해변가를 거닐고 있다. 백사장이 길게 뻗어있고 깊이가 완만하여 여름에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을 것 같다.



해안가를 따라 언덕 위에 집들이 다 들어 차 있다.


OWHIRO BAY의 앞바다가 풍랑으로 사납다. 여기를 기점으로  우회전하면 다시 시내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이제 시내로 돌아 갈 시간이 된 것 같다.





  배낭 여행자들의 독백


날도 저물어 땅거미가 스물스물 옷속으로 스며들고 배도 고파지면 나그네 특히 배낭 여행자들에게 짙은 우수가 찾아온다. 어디서 무얼 먹을 것인가?  어디서 지친 심신을 쉬고 갈 것인가?  의식주에서 옷만 빠지고 먹고 잠자는게 우선 과제가 된다. 이런 이바구하면 혹시 이렇게 말하는 인간은 없을까?
“아, 글씨, 집 떠나면 배곯고 고생바가지인데 왜 그려고 다니시오. 집에 앉아서 따신 밥 묵꼬 재밌는 드라마나  때리시지. 왜 그리 헛돈 쓰고 개고생하고 다니시오.” 이렇게 말하는 닌간이 없지 않다.
그러면서 그냥 고생도 아니고 ‘개’ 자를 한 자 더 붙인다. 집없는 개처럼 돌아 다니면서 비맞은 개하고 비슷하다는 소리인가. 그럴 때면 내가 왜 배낭을 매고 돈을 쓰면서 사진나부랭이나 찍고 돌아 다니는 이유를 설명하기 매우 곤란하다. 그냥 그게 좋다는 그 말말고 달리 다른 말 할거도 없고 해서 말이야.
또 이런 사람도 있다. “당신이 돈쓰고 힘들게 다니면서 구경하는 여행지 대부분이 TV보면 나오는데 그렇게 힘들게 배곯고 무거운 배낭매고 다닐 이유가 있소?”  EBS 세계테마기행이나 , 세계는 넓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 같은 여행 프로그램 많이 본 사람은 그렇게 이바구한다. 그말도 맞는 말인것 같다. 그러나, 배낭여행의 진짜 맛은 혼자서 배낭을 등에 매고 배고파 가면서 이리저리 길잃은 개처럼 다녀봐야 알 수 있는데 그렇게 말하는 인간들을 억지로 그렇게 해서 내 보내 스스로 느끼게 할 수도 없고하니 별 수가 없다. 살아가는 방법의 차이일뿐이다. 걍 각자 자신의 취향에 맞추어 살아 가면 되는게 아니겠는가.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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