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퍼에서 Icefield Pkwy을 따라서
재스퍼 타운에서 밴프 타운까지 이어지는 길이 두 구간으로 나뉘어 지는데 재스퍼에서 밴프의 꽃 루이스 호수까지 이어지는 길을 Icefield Pkwy라 하고 루이스 호수에서 밴프 타운까지의 길을 Bow Valley Pkwy(약 55km) 라 하여 이 두 구간을 합한 도로의 길이가 약 300km로 이 속에 캐나다 록키의 진면목이 다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Icefield Pkwy가 1930년대 건설되었는데 그 때가 미국 대공황이 불어닥친 시대로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당시 대통령이었던 F.D. 루즈벨트가 뉴딜 정책(1933-36)을 시행하였는데 그것과 마찬가지로 캐나다에서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 많은 인력을 투입하여 이 도로를 건설하였는데 지금은 관광산업의 인프라로 잘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Yoho와 Kootenay 국립공원은 밴프 국립공원 바로 옆에 붙어 있어 이름만 달리 했을 뿐이지 밴프 국립공원과 동일하다. 왜 이렇게 공원 두 개를 분리해서 새로운 이름을 부여했는지 알 수가 없다. 어제 재스퍼타운 근처 몇 군데를 보고난 뒤 오늘은 Icefield Pkwy를 따라 밴프로 향하면서 주변에 있는 볼거리를 쉬엄쉬엄 보고자 한다.
이렇게 두세 번 보여주면 웬만한 머리도 폭포의 이름을 잘 외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학습에 있어서는 머리가 좋고 기억력이 뛰어나고가 문제가 아니고 반복해서 계속해서 하다보면 저절로 회색빛 뇌세포에 자동으로 저장이 되는 것이다.
애서배스카 폭포를 전망대에서 보고 다시 차를 타고 Icefield Pkwy를 따라 남쪽으로 약 30km 정도 내려가다 보면 선웝터폭포를 만나게 된다. 선웝터강이 아이스필드파크웨이를 따라 내려오다가 방향을 틀어 애서배스카강하고 합류하는 지점에서 작은 폭포를 이룬다. 차를 파킹장에 세워놓고 조금 걸어 들어가면 좁은 협곡을 내려가는데 양쪽 바위에 할매 얼굴에 있는 주름살같이 희안하게 쭈글쭈글한 모양의 바위들을 볼 수 있는데 무수한 세월의 풍화침식 작용으로 저런 형태가 완성된 것 같다.
말 그대로 수직으로 생긴 돌산 암벽에서 빙하녹은 물들이 작은 폭포수가 되어 여기저기서 흘러 내리는데 그것이 마치 돌산의 암벽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 같이 보여서 흐느껴 우는 암벽이라고 별명을 지어 준 것이다. 이 곳을 조금 지나면 높은 고개로 이어지는데 Sunwapta Pass라고 한다. 높이는 대략 2,060m 정도인데 재스퍼 타운에서 약 남쪽으로 110km 지점인데 여기가 재스퍼와 밴프 국립공원의 경계가 되는 지점이다. 그러니까 여기서부터 남쪽은 더 이상 British Columbia 주가 아니고 Alberta 주에 속하게 된다.
Sunwapta 산의 봉우리들 중의 하나로 1947년 Noel E. Odell 등산가가 단독 등반에 성공했는데 정상에서 버섯같이 생긴 검은 화강암석을 발견하여 그렇게 버섯봉이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높이는 3,210 m.
재스퍼 국립공원의 Columbia Icefield 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 3001m의 높이를 자랑한다. 날씨가 맑은 날 이 산에 올라서면 애서배스카산과 안드로메다산이 내려다 보여 많은 산사진작가들이 올라 간다고 한다. 나는 산에 오르지 않고 멀리서 전체를 싸잡아 찍어 버렸다.
Sunwapta River Valley에 위치한 산맥으로 썬원텁과 애서배스카강따라 약 25km나 뻗어있는 산줄거리로 최고 높이는 약2867m 이다. 산모양이 45도 사선으로 홈이 파여있어 그런 모양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내려가고 있는 Icefield Pkwy 근방에 흩어져 있는 빙하가 6개 정도되는데 스태트필드, 돔, 컬럼비아, 캐슬가드, 서스캐처원, 애서배스카 빙하가 그런 것들이다. 맨 위 사진에는 컬럼비아와 애서배스카 빙하만 나와있다. 때때로 이 여섯개 빙하 지역을 통틀어 컬럼비아 대빙원으로 부르기도 한다. 면적이 총 325 평방 km로 북극권 빙하를 제외하면 북반구에서 제일 넓은 빙하면적이라고 한다. 약 50년까지만 해도 빙하가 도로옆까지 내려왔지만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매년 1.6cm 씩 멀어지고 있다고 한다.
Icefield Pkwy를 타고 내려 오는데 차들이 연이어 몇 대가 갓길에 정차하고 있어 무슨 구경거리가 있나보다하고 우리도 후미에 차를 주차시켰다. 밖에 나가보니 커다란 흑곰 한마리가 숲속에서 어스렁거리며 돌아 다니고 있었다. 모두들 사진찍기에 분주하였다. 흑곰은 몇 분동안 숲 가장자리에서 서성거리다가 별 재미가 없는지 그대로 숲 속으로 들어 가버리고 말았다. 캐나다에서는 이처럼 흑곰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래서 캠핑장에서는 밖에 음식물을 보관할 때는 쇠로 만든 storage에 보관토록하고 아니면 끈에 묶어 높은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도록 한다. 텐트 속에 음식물을 보관하면 흑곰들의 후각을 자극하여 밤중에 그들의 방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플라스틱 cooler에 단단히 넣어 놓아두는데 그래도 별 소용이 없다. 곰들의 날카로운 발톱에 쿨러가 다 떨어진 걸레로 변한다.
아래에 나열한 설산들은 재스퍼 국립공원으로부터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따라 밴프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 캐나다 록키산맥들의 산들을 사진 구도중심으로 잡아 본 산수화내지 풍경화들이다. 정확하게 어디쯤인지 그리고 산이름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냥 바라만 보아도 조물주의 솜씨에 경탄과 찬탄을 금할 수 없다.
한여름 뜨거운 칠월에도 캐나다 록키산맥의 정상에는 하얀 눈가루를 뿌린듯 허연 머리를 하고 있다. 북쪽 재스퍼에서 밴프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설산은 조금씩 조금씩 드문드문한 흰머리를 보이지만 그래도 만년설이라 태양이 그렇게 내리쬐여도 겹겹이 쌓인 빙하를 녹일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한여름 칠월 초에 그런 먼 설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재스퍼 국립공원을 지나가고 있었다. -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