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프 유황산에 올라
Banff 타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유황산(2285m)으로 오르는 케이블카가 있다. 시간이 충분하고 트레킹을 좋아하는 사람은 천천히 걸어서도 올라 갈 수 있는데 편도에 한 서너 시간걸린다고 하니까 하루쯤 시간을 내야 갔다 올 수 있는 거리이다. 근데 케이블카 타면 8분만에 훌쩍 올라 갈 수 있다. 케이블카타고 올라가면서 아래로 보니 정상으로 올라가는 트레킹길이 큰 나사에 파여진 홈모양으로 완만하게 삥 돌아 가면서 나있다. 산이름이 유황 (Sulphur)으로 된 사유가 산언저리에서 1884년 유황온천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온천수의 온도는 약 37-40도 정도로 약간 미지근한 정도라고 한다.
산 정상에 서면 사방 팔방으로 확 트인 전망을 시원하게 구경할 수 있다. Bow 강이 굽이쳐 내려가는 벤프 타운이 바로 아래에 보이고 저멀리 산 계곡에 큰 호수가 보이는데
Minnewanka Lake라 한다. Bow 강을 따라서 코스를 디자인해 놓은 아름다운 골프코스의 페어웨이 Green 컬러가 유난히 두드러지게 눈에 들어온다. 더 멀리 눈을 돌려보면 온 사방으로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서있고 하늘엔 흰 구름이 무심하게 둥둥 떠 다니고 있다. 그냥 벤치에 앉아 하루 종일 쳐다만 보고있어도 조금도 지겹지 않은 자연풍경이다. 오늘 우리가 올라 간 밴프의 유황산이 재스퍼 타운으로 치면 휘슬러산에 해당되는데 둘 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것도 동일하다. 둘다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면 시원한 전망을 약속한다. 강추.
사실 캠핑차(RV)를 가지고 캠프사이트에서 죽치다보니
Banff 마을로 내려 올 이유가 없었다. 숙식을 캠핑차에서 해결할 수 있으니 식당에 갈 일도 없고 그로서리 장보러 갈 일도 없어 편리하였다. 그래도 아이들 등살에 못이겨 결국 마을 구경하러 내려갔다. 밴프 마을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하고 이쁘게 마을이 조성되어있다.
Main street는 Banff Ave.로 이 선상에서 보면 Cascade Mt.이 마을 뒤로 솟아있고 레스토랑, 기념품점, 소규모 쇼핑몰이 여러 곳에 있어 항상 관광객으로 붐비는 편이다. 우연히도 세종대왕체가 눈길을 확 끌어 보니까 밴프 한인교회가 마을 중앙에 자리잡고 있었다. 미국 교회를 일부 빌려서 사용하는 것 같다. 밴프에 한인이 산다는 것인지 아니면 밴프에 놀러와서 일요예배보러 오라는건지 알 수가 없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글을 포스팅하면서 알아낸 새로운 사실이다. 예전에 왔을 때는 전혀 몰랐다.
1954년 캐나다에서 제작한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영화로 로버트 밋참과 영원한 색시 심벌스타 마를린 몬로가 주연으로 나왔다.
내가 이 영화를 중학교 시절에 봤기 때문에 기억하는데 그 멋진 영화속 장면들이 제스퍼와 벤프에서 촬영했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마음이 뿌뜻했는지 여러분은 잘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영화와 경치를 둘 다 보았기에 그런 것 같다.
영화 스토리는 서부 활극에 맬로가 약간 가미된 영화로 배경은 1900년대 미국 서북부의 어느 촌마을. 홀아비 Matt(밋참)이 우연한 사고(정당바위 이었지만)로 살인을 하여 감옥소에서 복역하는 동안 어린 아들 Mark를 마을 술집에서 가수로 일하는 Kay(몬로)가 돌보아준다. 형기를 마치고 출옥한 Matt은 아들을 찾아 건실한 농부로 살아가려고 새출발을 하려고 하는데 아들 Mark는 항상 아버지가 살인자라는 사실땜에 아버지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 Kay와 그녀의 약혼자(악당으로 전문 사기도박단)가 다른 마을로 가는 도중 불어난 강물(아마 이 장면들을 밴프의 Bow강에서 촬영했다고 함)로 인하여 강을 건너지 못하고 강근처에 정착한 Matt의 도움을 요청하려고 갔지만 오히려 협박으로
Matt의 말과 무기를 뺏아 약혼자 혼자만 도망친다. 무기도 말도 없는 Matt과 아들, 그리고 Kay는 인디언의 기습을 받아 뗏목으로 강을 타고 내려와 위기를 모면하면서 약혼자를 찾아 힘든 모험을 한다. 결국 약혼자를 찾았지만 그가 먼저 Matt에게 총질을 하자 오히려 Matt의 대응 사격에 맞아 죽는다. 그것을 본 아들 Mark도 아버지 Matt이 살인자가 아니고 정당방위로 살인하게된 사정을 알게되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약혼자를 잃고 다시 마을 술집에서 노래하는 Kay를 찾아간 Matt은 노래하는 Kay를 그냥 어깨에 둘쳐매고 나와 말에 태워 아들과 함께 세치서(세명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가는게 FIN 이다. 영화 주제가 "River of No Return"(돌아오지 않은 강) 을 몬로가 직접 노래했다고 하는데 한번 들어보자.
https://m.youtube.com/watch?v=w86XBQKmR7U#
렌트한 27피트 캠핑차. 한국서는 통상 캠핑카로 부르는데 미국서는 Recreational Vehicle의 약자로 RV라고 부른다. 크기도 미니밴부터 대형버스까지 다양하다. 주로 은퇴한 노부부들이 구매하여 미국내 국립공원등을 다니면서 은퇴생활을 즐기고 있다. 한여름이라고 해도 숲속 캠핑싸이트는 아침에도 서늘하여 캠프파이어로 몸을 녹이고 있다. -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