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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Jul 18. 2017

지노 배낭여행기 - 남태평양편 7

피지(Fiji)로 날아

2017년 5월23일 (화) 맑음



  Maui에서 다시 호놀룰루로


구름에 덮인 섬의 해안선. 하얀 파도가 해안선을 그린다.


palette에 물감을 푼듯한 해안풍경


몰로카이(Moloka'i)섬으로 추정되는 해안

많은 아쉬움을 남긴 채 마우이섬을 떠났다. 피지행 스케줄을 변경할 수 없어 마우이섬에 많은 미련을 가지고 호놀룰루로 돌아갔다. Maui 섬을 이륙한 뱅기에서 잡은 위 사진들은 정확하게 어느 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뱅기의 진행방향으로 보아 바로 옆의 섬인 몰로카이(Moloka'i)섬의 남부 해안선으로 추정된다.





  국내여행에서 해외여행으로


Maui에서 호놀룰루로 돌아갈 때 뱅기에서 잡은 이미지

생각해보니 오늘 아침까지는 국내여행을 하고 있었다. 하와이 Ohau, Maui 그리고 Big Island. 여행시 뱅기탈 때 여권은 보여주지않고 운전면허증으로 ID만 체크하였다. 즉, 여권이 필요없는 국내여행이었던 것이고 오늘 처음으로 피지로 해외여행을 가는 것같아 설레이는 마음이 조금 생기는 것 같다.





   Fiji가 미국보다 살기가 좋아?


호놀룰루에서 피지뱅기로 피지로 날아갔다.

첫번째로 시련 아닌 짜증이 슬그머니 다가왔다. Maui섬에서 허겁지겁 호놀룰루로 다시 돌아와서 FIJI행 뱅기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다고 천천히 공항로비에서 노닥거리다 시간이 임박할 때 FIJI 카운터로 가서 첵인하려고 하니 청천벼락같은 소리를 하고 있었다. FIJI에서 출국하는 뱅기스케줄이 있어야 FIJI행 뱅기를 탈 수 있다고 한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남태평양 여정이 어떻게 될지 몰라 출발을 편도로 하였기에 피지에서 어디로 갈 지를 아직 정해진게 없어 피지로 날아가서 현지에서 결정하려고 했는데 그렇게는 안된다고 한다. 순발력을 발휘해서 피지에서 뉴칼레도니아로 가는 걸로 바로 예약해서 보여주고 피지행 뱅기를 탔다. Fiji가 미국보다 살기가 좋아 내가 피지섬에 눌러 앉을까봐 출국 뱅기 스케줄을 보여달라고 하는 것일까? 이유를 물어보아도 시원한 답변은 없었다. 그냥 관행이라고 한다. 이러한 관행은 다른 섬에 들어갈 때도 계속 요구되어 반드시 다음 여행지를 고려하여 출국 뱅기표를 예약해서 첵인할 때 반드시 보여 주어야만 하였다.(다른 모든 섬에도 마찬가지였다.)



망망대해위에 떠있는 작은 구름들

하늘에서 내려다 본 태평양의 망망대해 위로 소복하게 깔린 구름이 점점이 피어난 하얀 목화솜처럼 떠 다니고 있었다. 넓은 바다위를 이리저리 바람부는대로 흘러다니던 돛단배가 조그마한 섬이라도 발견하는 것이 마치 사막을 떠돌아 다니다가 길을 잃은 기진맥진한 대상들이 시원한 오아시스를 만나는 것처럼 그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일까?


우리의 인생살이도 그렇게 천국같은 오아시스를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불볕 태양이 내리쬐는 사막의 한가운데로 내동댕이쳐진 것처럼 갈증을 느끼며 모래위를 걸어 가기도 하면서 사는 것이 아닐까? 때로는 어디가 천국인지 어디가 불지옥인지 분간도 못하면서 살 때도 있지만 우리 모두들 천국의 문을 두드리고자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한발 두발 올라서고 있는 것이 아닐까?


https://youtu.be/LFxOaDeJmXk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


(중략)
인생의 길을 달려갈 때에
우리 영혼보다 그림자가 더 거대해 보일 때
우리 모두가 아는 그 여인은 하얀 빛을 밝히며
아직도 모든 게 금빛으로 변한다는 걸

보여주려 하죠
열심히 듣다 보면
그 음악을 깨우치게 될 거예요
모두가 하나이고, 하나가 모두일 때

흔들리지 않는 반석이 될 때
그녀는 비로소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을 사게 될 겁니다.





   키리바시를 경유하여


하와이 --> 키리바시 --> 피지로 연결

Fiji 항공이 일주일에 한번있는 피지 직항노선이다. 다른 항공사는 호놀룰루에서 피지 직항노선이 없고 호주 시드니나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갔다가 다시 올라 오기에 비행시간도 많이 걸리고 layover(대기시간) 도 길어져 반나절이나 하루정도 차이가 생긴다. 처음 예약할 때는 하와이-피지 직항노선인 줄 알았는데 오늘 타고보니 중간에 있는 키리바시를 경유한다. 이런줄 알았으면 키리바시를 들렸다가 피지로 가도 되었는데.... 그러나, 키리바시에 착륙하는 덕분에 섬 항공사진을 몇점 얻을 수 있었다.



키리바시 길버트제도 부근의 Resort


키리바시의 지도

지도에서처럼 키리바시공화국은 Gilbert, Phoenix, Line제도에 속한 33개의 산호초 섬으로 이루어진 인구 10만명 정도의 작은 나라이다. 수도는 Gilbert제도에 있는 타라와(Tarawa)로 태평양전쟁시 일본군이 점령한 지역으로 이를 수복하는데 미군과의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곳으로 Tarawa 전투는 잘 알려져 있다.


1788년 Thomas Gilbert 영국 해군 대령이 호주 시드니를 출발하여 중국으로 항해하던중 발견한 섬으로 그의 이름을 명명하였다. 1892년 영국 보호령이 되었다가 1916년에 영국 식민지로 병합되었고 2차 세계대전중에는 일본군의 점령하에 있다가 종전후 1979년 독립국가가 되었다. 키리바시란 국명은 Gilbert를 원주민어로 그렇게 부르다보니 독립하면서 키리바시로 알려지게 되었다.


하얀 구름을 뚫고 맑은 태양이 얼굴을 내밀었다. 기내방송으로 곧 키리바시 크리스마스 섬에 착륙한다고 한다. 웬걸 크리스마스섬이란게 또 뭔말인가? 정리를 하면 이렇다. Gilbert은 하나의 섬이 아니고 이 지역 섬 16개를 총칭하는 말로 길버트제도(諸島) 또는 군도(群島)라고 하여야 하고 수도 Tarawa가 있는 이 섬이 크리스마스섬이라고 한다.

1777년 남태평양을 탐험하던 제임스 쿡선장이 이 섬에 상륙한 날이 바로 크리스마스 전날이라 그렇게 명명했다고 한다. 드디어 남태평양 제1호 국가 키리바시는 어떤 모습일까? 임을 만나는 순간처럼 설레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산호초로 둘러싸인 키리바시

잘 알려진대로 키리바시의 국토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수몰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해발고도가 겨우 5m라고 하니 물에 잠길만도 하다. 지구 온난화로 섬 주변에 자생하는 산호초가 성장하지 못하고 죽어가기 때문에 지반이 점점 내려앉는다고 한다. 키리바시의 수몰문제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해법을 찾기 위하여 UN에서도 이 안건이 상정되어 머리를 맛대고 있다고 한다.


키리바시의 초라한 입국장


키리바시에서 출국하는 여인. 목에 걸은 꽃레이서로 보아 관광객같다. 남태평양 섬에 거주하는 여인들의 체구가 대부분  저렇게 고갱의 화폭에  등장하는 여인네처럼 풍만하다.


펜스가 처진 공항밖에서 환영(송)나온 주민들

공항 규모를 보면 그 나라의 살림살이를 대강 짐작할 수 있다. 명색이 국제공항인데 위 사진처럼 허름한 막사 한 칸을 입국심사 사무실로 사용하는 모양이다. 친지를 맞이하러 나온 혹은 배웅하러 나온 키리바시 국민들이 펜스밖에서 손을 흔들어 주고 있다.


호놀룰루에서 탑승하였던 사람들 대부분이 미국 여권을 들고 있었는데 그들 중 대부분이 여기서 내려서 키리바시로 입국하였다. 관광객같기도 하고 얼핏보면 돈벌러 가는 사람들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궁금한 점이 많았지만 속시원하게 물어볼 곳도 없어 그저 가슴속에 묻어 버렸다.


섬주위는 모두 산호초로 둘러 싸여있다






  피지의 국제공항 낭디(Nadi)에 도착


피지 본섬 지도

키리바시에서 승객을 내리고 태우고 해서 오후 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피지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낭디(Nadi)에 저녁 9시가 훌쩍 넘어서야 도착했다. 희안하게 Nadi로 쓰고 발음은 낭디로 읽는다. 위 지도에 표시된 나디는 틀린 표기법이다. 비슷하게 American Samoa의 수도 Pago Pago를 팡고팡고라고 발음한다. 그런데 현지에 가서 들어보니 팡고팡고를 팡팡고라고 줄여서 부른다.


창가에 앉았지만 어둠으로 인해 항공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겨우 해가 넘어갈 때 남태평양 망망대해와 그 위에 머무는 구름사진을 찍었다.


석양을 배경으로 여러 형태의 구름이 솟았다


석양에 물든 남태평양의 망망대해

해가 넘어가면서 뿜어내는 노을의 열기가 남태평양 망망대해를 물들이고 있다. 햇빛에 반사된 바다 표면이 마치 얼어붙은 동토의 지표처럼 눈부시게 빛을 발하고 있다. 어찌보면 저렇게 아름다운 곳에 누군가가 살고 있을 것같은 그런 별천지같았다. 혹시 저 곳이 천국일까?



   


   Bula?  불라?

낭디 공항에 내리자 모두들 불라(Bula)하면서 반겨준다. 그냥 듣기에도 우리말의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그런 정도의 어감이 든다. 스페니쉬의 "올라", 인도 네팔의 "나마스테", 영어의 "Hi" 정도의 인사말이다. 여기 현지어로 불라(Bula)의 원래 뜻은 "Life"이라고 한다. 원래 이 말은 ”Ni sa bull vinaka" 라고 하는 말인데 줄여서 "Bula"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 뜻은 "당신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라는 의미란다. 그래, 모두들 불라(Bula) 불라(Bula).




  

   FIJI에 관한 새로운 것들


피지의 명물 피지 생수


세계적인 인도계 피지 골퍼 Vijay Singh

피지하면 위에서 열거한 두 가지, 피지생수와 세계적인 골프 Vijay Singh이 금방 머리에 떠오른다. 요즈음은 피지가 새로운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하와이가 태평양의 신혼여행지로 꽤 오랫동안 선호했는데 이제 그 선호도가 피지나 타히티같은 남태평양 섬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같다. 피지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열거해보면...



좀 더 상세한 피지 지도

FIJI라는 국명은 피지 원주민어로 VITI였는데 남태평양의 빠꿈이 제임스 쿡선장이 통아(Tonga)에 머물 때 통아인이 FIJI라고 불러서 그렇게 부르도록 했다는 것이다.


피지에 속한 섬의 갯수가 총 332개라고 하는데 이 중 1/3이 무인도이며 총인구 90만명이 여러 섬에 흩어져 거주하지만 본섬 Viti Levu에 전체 인구의 70%가 모여 산다.수도는 SUVA이지만 국제공항은 내가 들어온 낭디(Nadi)에 있다. 약 3500년전부터 피지섬에 원주민이 거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1643년 네덜란드 탐험가 Abel Tasman (아벨타즈만)이 처음으로 피지를 발견하였고 이 섬에 백인이 처음으로 상륙한 때가 1822년경으로 선교사나 Sandalwood(단향목)을 거래한 교역상들이었다. 그후 1874년 영국 식민지가 되었고 사탕수수 농장 노동력을 보충하려고 인도 이민자를 허용하였는데 이것이 원주민과 인도 이주민과의 갈등으로 남아 큰 사회문제로 남아있다. 1970년 영국으로부터 완전 독립하여 군주제를 페지하고 공화국으로 변모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인천 직항노선이 있다고?


공항에서 환전하면서 옆에 녹색카버의 무궁화표 여권을 들고있는 젊은이가 있어 반가운 마음에 여행왔냐고 물어보니 여행온 것이 아니고 원양어선 선원인데 일하다가 다리를 다쳐 한국으로 귀국하는 길이란다. 그래서 가만 생각해보니 인천에서 피지 직항노선이 있다는 것을 얼핏 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았다.



투숙한 Nadi Bay Resort Hotel

저녁 늦게 투숙할 호텔을 찾으러 배낭을 매고 다니는 것도 찜찜하여 첫번째 호텔을 공항매점 기념품샵에서 일하는 여직원으로부터 소개를 받아 공항으로 픽업하러 온 승합차를 타고 시내에 있는 호텔로 갔더니 전화로 불러준 금액보다 20% 이상을 올려 부르기에 두말않고 그 어두운 밤거리를 나와서 택시를 타고 Lonely Planet(배낭여행서의 바이블이라고 호평하는 여행안내서)에서 추천하는 Nadi Bay Resort Hotel로 가서 기분좋게 투숙하였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신부없는 신혼 여행기가 아닌 지노 배낭여행기가 어디로 흘러 갈련지 사뭇 기대된다.-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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