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ern Territory주에서
2014년 12월 8일(월)
여행서에서 보여주는 Queensland주 Outback지도이다. 울루루 바위를 보려면 15번 숫자가 표시된
Mount Isa를 지나 NT주에 있는 Tennant Creek 가야한다. 거리를 보면 Winton에서 Mount Isa까지가 414Km로 서울-부산거리이고 Mount Isa에서
Tennant Creek까지가 650Km이다. 이런 거리만 보아도 OB가 얼마나 광활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먼거리를 밤을 새워가며 말을 몰았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가진 일정으론 다 소화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밤을 패가며 열나게 달린 덕분에 Mount Isa에서 동트는 새벽을 맞이하였다. Mount Isa가 서부 퀸즈랜드주에서 가장 큰 도시로 부근에 세계 최대량의 은과 납이 묻혀있는 곳이란다. 1930년대에 원광이 발견되어 사람들이 정착하기 시작해서 현재의 큰 도시로 성장하게 되었다. 여기서 기름을 만땅 채우고 아침 일찍 Mount Isa를 떠났다. 황금빛 하늘로 누렇게 물든 동트는 아침을 Mount Isa에서 맞이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밤을 새워 달려 왔기 때문이다. 번갈아 가며 운전대를 잡고 어둠 속의 Outback을 헤쳐 여기까지 달려 왔다.
Mount Isa를 지나 좀 더 달리는데 처음보는 기묘한 형상이 숲속에서 하나둘 보이기 시작해서 차를 세우고 가까이 가 보았다. 마치 누가 손으로 흙을 빚어서 흙탑을 쌓아 놓은듯 보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걸작품의 작가는 인간이 아니고 흰개미였다. 미국에서도 Termite라고 부르는 흰개미는 나무를 갉아먹어 상하게해서 집 팔 때 꼭 Termite를 퇴치하는 케미칼 처리를 하였다는 확인서를 요구하는데 바로 그 흰개미다. 흰개미들이 흙을 먹고 토해 놓으면서 저렇게 탑을 쌓아 간다고 한다. 저런 흙탑이 지역별로 분산되어있는 것을 보면 토질에 흰개미들이 좋아하는 특수물질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어떤 곳에서는 이런 흙탑에 티셔츠를 입히고 빵모자를 씌여서 멀리서 보면 사람이 서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어 놓기도 한다.
Mount Isa를 지나자 간혹 얕은 구릉도 보이는데 흙색이 점점 붉어지는 것 같다. 아웃백에 널브러진 키작은 나무인 Gum tree는 여기 저기에 보인다.
Mount Isa에서 약 50Km를 지나오자 눈에 새롭게 들어오는 한 표지판이 있는데……주의를 끄는 것이 World War II Site라고 쓰여진 표지판있어 그쪽으로 차를 세웠다. 어떻게 이런 오지에 이차 세계대전을 기념하는 장소가 있을 수 있을까? 차를 세우고 내려 가보니 지붕을 세워 기념비를 보호하고 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Barkly Highway를 기념하는 동판이 박혀 있었다. Mount Isa에서 Camooweal까지 188Km 도로를 완성했다는 기념비였다.
이차세계 대전 Site는 이게 아니고 그 옆에 글자가 거의 지워져 희미하게 보여주며 100미터 전방에 기념 사이트가 있다고 적혀있다. 무엇이 있길래 이렇게 사람 애를 태우는지 빨리 확인하고 싶어졌다.
영어로 된 안내문이 있었다. 요약하면 이런거다. 2차 세계대전이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침략으로 전선이 태평양으로 번지자 호주에서는 인도네시아 남부와 인접한 북부지방의 방어 전략으로서 도로 건설 문제가 제기되어 호주와 미국 군인들이 합동으로 여기 도로를 건설했다는 것이다. 혹시 일본이 인도네시아 남부를 거쳐 호주 북부지방을 침공할까봐 미리 준비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옆 게시판에는 구간 구간별로 언제 누가 무슨 Camp를 설치해서 어떤 작업을 했는지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 중 한 구간을 보여주면 이렇다. The DipCamp가 1942년 7월 설치되었고 58명의 근로자가 투입되어 INCA 개천위로 새 다리를 놓고 30마일 구간을 완성했다. 그리고 옛날 그 시절 공사하던 여러 사진을 흑백사진으로 보여준다.
호주 당국의 예상은 기우로 끝나지 않았다. NT주도인 Darwin이 1942년 2월 19일 일본군 전투기들의 공습으로 당시 다윈항구에 정박 중인 호주와 미국 선박 46척중에서 21척이 폭격으로 수장되었고 243명의 군민이 전사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Darwin에는 이를 추모해서 건립된 Bicentennial Park이 있어 여기 관련된 많은 자료를 전시해 놓고 있다고 한다.
드디어 퀸즈랜드와 노던 테러토리를 나누는 주 경계선에 도달했다. Nature Territory라고 자랑하는 Northern Territory주다. 호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울루루 바위가 있는 주로 현재 호주 원주민인 아보리진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래도 상징적인 주경계선을 통과하기 전에 인증샷을 남기기위해 삼바리 놓고 찍기도 귀찮아서 서로 한방씩 쏘기로 하였다. 드디어 울루루 바위가 있는
NT 주로 입성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울루루까지는 아직 구만리나 먼 길이 우리 앞에 남아있다. NT주 경계선을 지나서도 Tennant Creek까지는 600Km가 훨씬 넘는 먼 길이다. 주 경계를 지나서부터 흙색깔이 확연하게 바뀐다. 점점 붉은색의 토양이 눈에 띈다. 도로 양쪽으로 Gum
tree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길게 늘어진 도로는 끝도 보이지 않는다.
지나치는 차량도 보이지 않고 근처에는 인가도 없이 소나기처럼 내리쬐는 햇살만 도로 위에 가득하다. 그런 색다른 Outback을 쉬지않고 달려 NT주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조그마한 마을에 도착하였다.
Barkly Homestead라는 마을이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Outback을 몇시간동안 달려 온 차량들이 연료통과 운전자 배를 각각 채우고 가는 오아시스 마을이다. 우리도 여기서 아점으로 커다란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