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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Jul 16. 2016

지노 배낭여행기 - 아프리카편 3

케이프타운 입성

2015년 10월23일 오후. 맑음


  케이프 타운 입성


이틀만에 양치질을 했다. 요하네스버그 공항 화장실에서. 2-3일간 샤워나 양치질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벼락이 치거나 천지개벽하는 일은 없고 오히려 좋게 말하면 원시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까. 여행자들이 그렇게 가고 싶어하는 남미 볼리비아의 소금사막 투어는 2박 3일 내지 3박4일 패키지 투어에 조인해야만 갈 수있는 곳인데 사막중간에 호텔이란게 있기는 있다만은 샤워시설은 없다. 이것처럼 그런걸 감수해야만 갈 수 있는 여행지가 많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런 곳에 다녀본 나도 이제는 그런 환경에 적응이 잘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헬기에서 내려다 본 케이프 타운 시가지로 뒤로 테이블마운틴이 보인다

케이프타운으로 가는 뱅기는 South Africa Airline이다 . 창가 좌석을 요구했지만 전부 다 차서 천상 복도쪽으로 앉아서 갔다. 아침 9시 10분에 요하네스버그 공항을 이륙한 뱅기는 한 마리 새처럼 가뿐하게 머리를 한번 위로 쳐올리더니 바로 남쪽으로 길을 잡는다. 기내 방송이 나오는데 약 1시간 10분이 소요될 예정이란다. 항공사가 달라지니 기내에서 서버하는 승무원 모습도 단박에 달라진다. 전부 순수 토종 아프리칸인이다. 두상(해골 바가지)의 형태에 대해서는 흑인의 그것이 제일 나은 것 같다. 한 여자 승무원의 두상이 앞뒤로 적당하게 튀어나왔는데 긴머리를 곱게 빗어 뒤로 묶었는데 앞으로 튀어 나온 앞이마와 묶은 뒷머리의 튀어나온 돌출 비율이 보기에도 멋진 황금 비율이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의 두상은 흑인의 그것에 비하면 앞뒤로 거의 함몰에 가까운 수준이다.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 보고 싶었는데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일하는 사람에게 민폐가 될 것 같아 접었다.





  뱅기에서 테이블마운틴이 보이는데


케이프타운의 명물 테이블마운틴

11시간을 참고 타고 온 나에게 1시간정도 비행은 뭐라고 말할까....제일 입에 발린 말이.... 새발의 피이겠지. 근데 왜 새발에 묻어있는 피가 별거 아니라는 소리일까? 그냥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고 한자로 되어있어 사자성어인줄 알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뒷담이 있는 사연을 가진 속담은 아니다. 걍 새 발에 묻은 피는 무시해도 된다는 그런 뉘앙스이다. 영어에는 이와 비슷하게 "A drop in the

bucket.'라고 하는데 큰 바께스 속의 한방울 물은 있으나 마나한 그런 수준이라는 뜻이다. 1시간 비행은 진짜로 아무 것도 아니었는데 케이프타운가까이 오자 특히 오른쪽 창문에 앉은 사람들이 탄성을 지르기 시작하는데 저 멀리서 테이블마운틴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그 때는 창문가에 앉지못한 것이 진짜로 애석하였다. 언뜻 보니까 밥상같이 윗면이 평평한 검은 바위가 넙적하게 아주 길게 퍼져 있었다. 그러니, 담에 요하네스버그에서 케이프 타운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무조건 뱅기 오른쪽 창가에 앉도록 하는게 구경 잘하는 지름길이다. 중요한건 테이블 마운틴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내 버스를 타고 들어가다


유명한 관광지로 명성이 있는 케이프 타운 국제 공항 수준은 별로다. 활주로에 착륙한 뱅기가 승객이 내릴 수 있는 gate로 못가고 승객을 활주로 위에 내려놓고 버스 두 대가 와서 도착 수속 빌딩으로 실어 놓는다. 물어보니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가 있다고 해서 배낭 여행자의 수칙대로 버스를 타고 시내로 이동하기로 했다. 먼저 도착한 일행인지 아니면 같은 뱅기로 온 건지 나이가 지긋한 유럽인 영감 할매들이 골프채를 찾아서 각자 카트에 싣고 공항을 나서고 있었다. 노후를 꽤 폼나게 보내시는 어른신들 같아서 부럽기도 하였다. 공항을 나서자 택시기사들이 앵벌이처럼 따라 붙는다. 그래도 여기 기사들은 양반이다. 한번만 No해도 더 이상 따라붙지 않는다. 버스타려고 해도 현지 돈이 없어 공항내 환전소에서 미화 50불을 교환하니 수수료떼고 현지돈으로 약 570 Rand를 준다. 보통 R이라고 쓰고 랜드라고 발음한다. 미화 1불에 약 12.5 랜드인 셈이다. 시내까지 버스요금이 85 R이라 하길래 싸다고 생각했는데(미화 7불) 나중에 시내가서 보니까 더 싸게 탈 수 있었는데 방법을 몰라서 조금 비싸게 준 것 같았다.(배낭 여행자로서 쪼매 수치스러운 일이다)





  V & A Waterfront 에 가다


Waterfront 전경

말그대로 물가에 있는 쇼핑센터인 셈이다. 물가로 고급 식당들이 즐비하고 케이프 타운에서 제일 비싼 호텔들이 있는 곳이다. 여기까지 가게된 이유가 다음과 같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나오니까 버스 노선표에 시내 중심지인

civic center 다음에 waterfront가 있어 이거 타고가서

waterfront 구경이나 하고 가야지 하고 갔는데 civic center 에서 사람들이 다 내리고 새로 많은 사람들이 올라 탔는데 그 중 어느 아지매가 나를 보고 나서 저그 일행들하고 무어라고 말을 주고 받는다. 그러더니 그 아지매가 여기가 종점인데 안 내리고 뭐하노 하더라고 그래서 정신차리고 보니 시빅센터 안에 있는 버스터미날이 맞더라고. 가서 물어보니 waterfront가려면 여기서 환승을 해야한다고 105번 버스를 타라고 알려 주길래 그걸 타고 Waterfront에서 내리는데 아까 85Rand 주고 산 버스 표를 내릴 때 찍는 기계에 갖다대니 Error 가 나온다. 나중에 알고봤더니 내가 구매한 버스표는 일회용 카드로 더 이상 쓸 수 없다고 한다. 한국 일회용표는 그래도 500원은 돌려주는데 여기 것은 그냥 무용지물이다. 기사한테 현금받을건지 물어보니 현금은 절대로 안받는다고 하길래 그냥 몰라서 미안하다하고(좀 뻔뻔스럽게) 공짜로 버스에서 내려 물가 주변을 돌아 보았다. 여기서 알았는데 공항에서 일회용 표를 사지않고 연결되는 카드를 샀더라면 30 R 카드비내고도 55 랜드를 충전해서 사용했더라면 보통 1 구간가는데 5-6 랜드 차지한다니까 일회용 돈으로 9-10 번 정도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뒤에 호텔들어 갈 때는

30랜드내고 충전카드를 사서 배낭 여행자답게 버스를 이용하였다.




 케이프타운 관광의  출발점인 V & A Waterfront


V & A Waterfront 조감도

V & A 약자는 미국 Virginia 주를 말하는 약자 VA가 아니고 Victoria여왕과 아들 Alfred의 첫머리 글자를 각각 따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Alfred 이름이 들어가는 이유가 1860년 당시 젊은 왕자였던 Alfred가 Waterfront project을 구상하여 공사를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가 케이프타운 관광의 출발점이다. 관광객들이 제일 많이 이용하는 뚜겅없는 이층 시내 관광버스의 출발점이 이곳이다. 그리고 인근 섬으로 가는 페리보트의 선착장도 여기에 있고 대형 쇼핑몰과 고급 및 중급 레스토랑도 전부 여기에 모여있다. 캐이프타운에 오게되면 여기를 거치지 않으면 다음 관광코스를 어디로 할지 정할 수가 없다. 한마디로 엄청나게 붐비는 곳이다. 아마 케이프타운 시티에서 제일 많은 관광객들이 뿍적거리는 곳이 여기일 것이다. 쇼핑할 곳도 많다보니 관광객이 지나가는 이곳 저곳 거리에는 재미있는 길거리공연이 하루 내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마술공연부터 거리밴드, 아카펠라(무반주 합창단)공연, 색스폰 연주등등 하루가 심심치않게 펼쳐진다.



V&A Waterfront 이정표

또 하나 유명한 관광지가 된 Robben Island로 가는 크루즈배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Robben Island는 Waterfront에서 북쪽으로 약 7마일(11km) 떨어진 섬으로 옛날에는 물개(Seal)들이 하도 많아서 물개섬으로 불렸다. 그런 섬이 유명하게 된 이유가 넬슨 만델라같은 정치범을 격리 수용하는 감옥소를 이 섬에다 짓고나서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넬슨 만델라가 총 28년 옥살이를 하였는데 그중 18년을 여기 로벤섬에서 지냈다. 지금은 감옥소를 박물관으로 변경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그 당시 감옥소 현장을 둘러보는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



Robben Island 가는 배표 파는곳에서 찍은 만델라 초상화




  Waterfront 명물인 시계탑


빨간 건물의 시계탑

Waterfront의 명물인 시계탑으로 1882년에 고딕양식으로 세워진 3층의 붉은 시계탑으로 130년동안 Waterfront의 landmark로 군림하고 있다.


시계탑 초기의 흑백 사진


시계탑으로 건너가는 다리

처음 지을 당시에는 항구 책임자의 관리사무소로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관광안내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WF에 있는 기념품 상점의 옥외에 전시된 조각상





 인종차별(Apartheid)의 본고장 남아공


백인전용 장소임을 알리는 공지판

1952년 남아공에서는 Natives Act이란 법을 공표하였다. 이 법의 골자는 16세이상 흑인은 반드시 Pass Book이란 신분증을 소지해야하고 경찰이 요구시에는 반드시 제시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전 1949년에는 결혼금지법을 만들어 백인과 비백인과의 육체관계를 금지시켜 이를 위반시는 징역형을 구형하였다. 피부색깔에 따라 인종을 차별하여 거주지나 근무지 심지어 죽어서 묻히는 묘지자리까지 흑백이 구별되어 혹독한 인종차별 정책을 시행하였던 곳이 여기 남아공이었다. 결국 1960년에 이에 불만을 표출한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켜 가지고 다니던 신분증인 Pass Book을 불태우는 대규모 사태를 유발했지만 무력으로  진압되었다. 이러한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는 1986년이 되어서야 완전히 폐지되었지만 그 법이 철폐될 때까지 백인정권에 대항한 인권운동가들의 투쟁 또한 끊이지않고 이어진 결과이기도 하였는데 그 인권운동의 중심에 선 인물을 나열해보면 ...


1) 앨버트 루툴리(Albert Lutuli:1898-1967): 1952년부터 1967년까지 아프리카 민족회의(ANC) 의장을 맡아 백인정권에 대항하여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한 공로로 196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다.


2) 데즈먼드 투투(Desmond Tutu:1931-    ): 1980년대 남아공 교회협의회의 대표로 인종차별 반대운동 주도하여 1984년 노벨 평화상 수상하였고 넬슨 만델라 대통령과 과거사청산작업을 주도하였다.


3)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1918-2013): 아프리카 민족회의(ANC)의 지도자로 반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을 주도하다가 반역죄로 체포되어 1962년부터 1990년까지 28년을 감옥에서 보낸 인물로 인권투쟁가의 대명사가 되었다. 1994년 실시된 민주선거 결과로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었다. 1993년에 노벨 평화상을 공동수상하였다.


4) 프리데릭 클레르크(Frederik Klerk:1936-    ): 1889년부터 1994년까지 아파르트헤이트체제의 마지막 대통령으로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직을 이어 받았다. 프리데릭의 임기중에 흑인의 비밀투표권이 보장되어 다른 법적권리도 백인들과 동등해지게 되었다. 그런 공로로 1993년 만델라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공동으로 수상하게 되었다.


물가에 설치된 노벨광장의 동상들

남아공의 역대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을 노벨광장에 한자리로 모셔 놓았다. 좌로부터 앨버트, 투투 대주교, 프리드릭 전대통령 그리고 만델라.


슈바이쩌박사와 함께한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 교수(1963년)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 교수의 옛 세계여행기를 읽어보면 1960대에 남아공을 여행한 김교수도 백인 식당에 식사하려 들어갔다가 퇴짜먹은 일화가 나오는데 그러나, 백인과 흑인의 중간에 끼인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은 그다지 심하지는 않아 어떤 백인 식당에서는 차별받지 않고 식당을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하여간 지금은 그런 인종차별은 완전히 철폐되었지만 그렇다해도 오늘날 3D 직종에 종사하는 인력의 대부분은 그 옛날 Pass Book을 가지고 다니며 차별받았던 흑인들의 후손들임을 보면 조선시대의 양반과 상민의 신분제도처럼 눈에 보이지 않게 세습되어 내려오는 것 같기도 하여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케이프 타운의 이곳 저곳


V&A Waterfront 파킹장


해변가를 따라 산보할 수 있도록 나무로 만든 트레일이 이어져 있다.


V&A waterfront의  방파석


뒤에 보이는 큰 지붕이 럭비 스타디움으로 이 나라에서 제일 잘 나가는         운동선수가 럭비 선수라 칸다.


케이프타운 해변가


해변가의 야자수


부두에 정박된 세일보트


헬기에서 내려다 본 케이프 타운. 왼쪽 위로 테이블마운틴 보이고 그 오른쪽 으로 Lion Head가 솟아있고 그 봉우리 오른쪽 아래가 아름다운 Camps Bay


테이블마운틴 밑에 있는 Lion Head



케이프 타운 시내 전경 1


케이프 타운 시내 전경 2


Waterfront에서 바라본 테이블마운틴. 여전히 구름속에 가려있다


세일보트 세계일주 참여를 권장하는 포스트. 누구라도 참가할 수 있단다


세계일주 세일보트 시합에 참가중인 세일보트들


waterfront 거리의 밴드들


시내 건물 벽에 장식된 아프리카 벽화


희망봉 가는 길의 해변


이름도 멋진 Simon's Town 해변


케이프타운 최고의 휴양지 Camps Bay


Camps Bay. 주거지 앞마당까지가 해변이다


경치가 수려한 Camps Bay


석양에 물든 케이프타운 해변. 한 마리 바다갈매기가 외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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