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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Nov 16. 2021

지노 배낭여행기 - 지중해를 찾아서 52

잘츠부르크의 아시안 연주회

2009년 12월 2일(수) 맑음


짤츠부르크 성

성안에서 너무 돌아다녀 다시 차 있는 대로 가야 하는데 발바닥이 아파서 걸음 걷기에 불편해서 돌아가는 길이 엄청 힘들었다.  



성으로 가는 산책로

숲으로 들어온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갈라지면서 땅에 떨어진 낙엽을 한번 더 환하게 태우고 지나간다.


짤츠부르크 성

해는 아직 조금 남아있는데 배는 고프고 발 바닥은 아프고 해서 일단 차로 아마데우스 생가와 살았던 집이나 보려고 주소를 gps에 집어넣었다. 가는 길이 퇴근시간인지 차가 밀려 꼼짝달싹을 못해 시간은 자꾸 지체되어 아마데우스가 살았던 곳에 갔을 때에는 오후 6시가 훌쩍 넘었다.  



 

아마데우스가 살았던 집

건물 입구 모서리 위에다 글씨가 박혀 있더라. Wohnhaus라고. 모차르트 살았던 집. 가니까 매표소 문 닫고 아무도 없었다.


  

아마데우스 wohnhaus 건물

터만 있고 옛날 집은 새로 증축했겠지 하고 생각하며 한번 전체를 둘러보고 사진만 찍어왔다.



미라벨 성

지도 보니까 한국식당 주인이 말한 Mirabell성이 한 서너

블락 떨어져 있어 차를 그냥 놔두고 걸어서 갔다.



   

미라벨 성(schloss)

밤이 되어 그런지 건물이 화려하지도 않고 뒤로  돌아가 보니 들어가는 문이 열려있어서 마침 지나가는 행인에게 물어봤다. 여기가  schloss mirabell이고 들어가도 되냐고. mirabell은 맞는데 지금 시간에는 잘 모르겠다 하길래 그냥 뒤로 들어가 봤다. 책에는 정원이 아름답다고 했는데, 그리고 어제저녁에 인터넷 다시 찾아보니 사운드 오브 뮤직 중 몇 장면을 여기서 촬영했다나. 어두워서 뒤에 잔디밭만 보이고 조각상이 유령처럼 뒤에 서있어 더 추워지는 것 같더라고. schloss는 영어로 castle.   



미라벨 성 정문

다시 앞문으로 가보니 사람들이 들랑날랑하더라고. 그래서 나도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대리석 조각상이 서있고



연주회 포스트

그런데 한쪽에 포스터가 붙어있는데 kim 글씨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 뭔데 하면서 자세히 읽어보니 바이올린 김원지에 피아노는 마리가또. 둘 다 아시아인 아니야. 바이올린스트는 나하고 종씨네. 날짜를 보니까 오늘 저녁 8시라네. 마침 홀 안에서 나오는 남자에게 물어봤다. 티켓 어디서 사냐고 그리고 어디서 하는데. 표는 시작하기 전에 홀 앞에서 사면되고 홀은 이층에 올라가면 된다. 당케.  



미라벨 성 내부

그냥 홀 안으로 들어가서 1층, 2층, 3층까지 올라가니 복도만 있고 전부 개개인방으로 되어있어 방 문패 보니까 무슨 교수들 이름 같아. 일단 화장실 찾아 나는 작은 볼일 보고 나오는데 마침 큰 볼 일 보고 나오는 키 큰 양반을 만났다. 시원하시지요(그냥 내 생각에). 무조건 물어봤지. 여행 와서 schloss mirabell 구경하는데 여기는 지금 누가 사용하냐고. 시에서 관리하고 시 행정 부서에서도 쓰고 대학교수들 연구실로 쓰고. 연주회장으로도 쓴다고 한다. 당케.(언어는 역시 현지에서 배워야 제대로 빨리 배우는 법이다.)


계단 조각상

홀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전부 저런 조각상으로 예쁘게 꾸며 놓았다.


한참 고민했지. 지금 그냥 저녁 먹고 스위스 국립공원으로 운전해 가야 되는데 어떻게 하냐. 생각해보니 어제 인터넷 찾아 얻은 정보를 보니 아마데우스도 여기서 어릴 적에 아부지 따라다니면서 연주했다는데 그냥 한번 들어가서 홀 구경이나 하고 갈까. 배가 고파 어제 오면서 봐 두었던 일식집에 가서 에비(새우) 튀김 우동하고 마끼 딜럭스 시켜가지고  3일 연짱 아시안 푸드로 주린 배를 채웠다. 먹는 것도 때로는 즐겁더라.



연주회가 열리는 홀

25분 전에 이층 홀 앞에 가니까 사람들이 입장하는데 전부 노친네들 부부들 뿐이고 젊은 사람은 없었다. 할머니 한 분이 표 파는데 30유로. 표사고 프로그램받아가지고 들어가서 읽어보니까 약력이 줄줄 나온다.



김원지와 마리 가또

김원지. 서울 남한 출생. 이송 교수로부터 바이올린 시작. 89-91년 Max Rosta l교수로부터 사사. 스위스 베른대학에서 Ignor Ozim 교수로부터 사사하여 학위 취득. 여러 캄피티션에서 수상경력.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 베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모스코 바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쮸리히 체임버 오케스트라, 헝가리 국립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협연. 96-2003년 베른대에서 Hochschule Fur Musik 티칭. 2003년부터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음대에서 티칭 하면서 Ignor Ozim교수의 대학원 과정의 assistant로 있음.   

Mari Kato: 일본 홋카이도 출신. 17세에 삿포로 베토벤 피아노 경연대회에 일등상 수상. Cologne대에서 Tiny Wirtz 교수로부터 사사하여 디플로마 받음. 뒤에 꽉 있는데 생략하고 2000년부터 소금 도시 모차르트 음대에서 티칭.



꽃다발을 들고온 학생

자리 옆에 젊은 남자애(사진 오른쪽 잘 생긴 놈)가 꽃다발을 지 발밑에 내려놓고 있길래 연주회 시작 전에 물었지. 나의 송곳보다 더 날카로운 직관력으로 질문을 던졌다. 일단 누구 제잔지부터 알아보고. 너 김 선생 주려고 꽃다발 가져왔냐 (어림짐작으로). 그래요. 니몇학년인데. 3학년. 김 선생이 학점 잘 주냐 아님 여기 소금 도시만큼이나 쨔냐. 빙그레 웃음으로 답한다. 니는 보통 하루에 몇 시간 연습하냐. 4-5시간. 니는 졸업해서 뭐가 되고 싶은데. 오케스트라에 들어가는 거요.  너 학비 얼마 내는데. 여기 전부 공짜예요.(좋겠다. 공짜라. 내 딸내미 마지막 봄학기 수업료 내야 하는데)  


 

연주홀에 가득찬 관중들

연주회는 시작되었다. 김 선생은 키는 작지만 매우 딴딴하게 생겨 의지가 매우 강할 거라는 인상을 받았다. Kim 뒤에 붙은 Ozim은 사제지간에 결혼해서 붙여진 새 이름이라는 것을 프로그램 약력 표보고 알았다.    

연주곡은 베토벤, 바흐, 모차르트, 브루흐 곡들로 그중 바하만 솔로곡이고 나머지는 협연. 브루흐 곡만 인상 깊고 나머지는 그저 그랬고. 프로가 연주하는 것을 멀리 서는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약 5미터)에서 보기는 처음이라. 활이 내 기준으로 볼 때 30도에서 90도 사이를 넘나 드는데  그 현란한 움직임과 현 집는 왼손 가락의 빠른 움직임을 보는데 프로는 역시 프로다.  



맥스 브루흐(1838 - 1920)

Max Bruch 곡은 콘서트 no.1 g minor인데 나중에 인터넷 디벼보니 거장 프로들이(itzhak perman, zukerman, 정경화, 사라장등) 연주하는 단골 메뉴인데 들어본 느낌은 도입부가 바이올린 특유의 비장한 페이소스(슬픔)가 물씬하게 묻어 나오는데 중간으로 가면서 그런 슬픔(슬픔이야 생각하기 나름이지 사랑하는 연인과의 헤어짐, 딸 시집보내는 부모의 섭섭함, 사랑하는 가족과의 헤어짐 등등)을 굳건하게 극복하는 강한 리듬이 반복되어 그냥 들음으로써 느껴지는 전체 느낌이 이를 악물며 눈물을 뒤로 감추고 훔치면서 어쩔 수 없이 돌아서면서도 찬란한 내일을 기약하는 가련한 여인의 모습을 떠올렸다.    



김원지와 마리 가또

연주회 1시간 30 끝내고 김선생하고 마리가또 사진   박아주고 나는 바로 스위스 국립공원으로 내달았다. 밤새도록 운전하면서도 그래도 음악의 나라에 와서는  건하고 간다는 뿌듯한 자부심을 가슴에 차곡차곡 눌러가면서 말이야.






    로마 숫자 읽는


오늘 이야기가 짧아서 로마 숫자 읽는 법을 특강해 줄 테니 전부다 숙지하면 다음에 유럽 여행 갈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유럽 전역에 퍼져있는 유물에는 반드시 이 로마

숫자를 새겨놓으니까 적어도 그 유물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는 있다.


어제 본 잘츠부르크 성벽에서 찍은 문양인데 이를 교재로 삼아서 해 보자.                         


 

몇 가지 법칙을 알면 로마 숫자를 다 읽을 수 있다.

1,2,3    10,20,30, 100,200,300   1000, 2000, 3000은

간단하게 1(I), 10(X), 100(C), 1000(M)을 세 번 나열하면 된다.


4, 40, 400과 9, 90, 900이 제일 까다롭다.

4=5-1 40=50-10 400=500-100 형태로 기표하는데

4는 5(V)의 왼편에 1(I) 놓아 IV, 40은  50(L)의 왼편에

10(X)을 놓아 XL, 400은 같은 방법으로 CD로 표시한다.


5(V), 50(L), 500(D)은 그대로 쓰면 된다.


6=5+1   7=5+2   8=5+3     60=50+10   70=50+20

80=50+30      600=500+100   700=500+200

800=500+300 방식으로 표기하니까

5(V) 50(L) 500(D)의 오른편에 1(I) 10(X) 100(C)을 더하는 분만큼 나열하면 된다. 이렇게 되겠지.

 6=VI 7=VII  8=VIII  60=LX  70=LXX  80=LXXX.  600=DC   700=DCC. 800=DCCC


9=10-1 90=100-10  900=1000-100으로 표시하면 되니까 4, 40, 400처럼 왼편에 놓으면 된다.

 9=IX  90=XC  900=CM


위에 사진을 보면 M.DC.XXX.IV 이니까 M=1000 DC=600 XXX=30 IV=4  그래서 1634에 만든 거란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보통 위 사진에는 알기 쉽게. 을 찍어 주는데 통상 점 없이 그대로 기표하니까 첨에는 조금 헷갈린다.


다른 사진을 불러오면, 이 사진은 시실리 팔레모 성벽에서 찍은 것이다.                                                                                                                

MDCLXVIII은   M=1000 DC=600 LX=60 VIII=8 해서   1668년에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

1444=MCDXLIV   1999=MCMXCIX  이 둘만 잘 읽으면 만사형통이다. 오늘 이바구는 이걸로 종 친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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