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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Jan 08. 2022

지노 배낭여행기 - 49일의 세계일주 13

인도하고 바꿔야 할 것들

동양에서 제일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인도 시인 타고르는 한국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였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후략)

 

인도인들은 이런 시인을 두고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시인 타고르를 바꿔 묵는게 아니고 인도를 다른 거하고 엿바꿔 먹어야 하겠다.



싱가폴에서 인도 비자를 신청하려 했으나 구경다닌다고 미뤘고, 인도 입국전 마지막 KL에서 인도 비자를 신청했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는데 나의 미비한 여행준비도 한 몫을 한 셈이다. 내가 읽은 인도 여행기도 버전이 옛날 버전이었고, 미국 독수리표 여권가지면 거의 비자없이 입국이 가능했고, 설령 비자가 필요해도 하루면 충분할 거라고 예상한 것이 과녁을 보기 좋게가 아니고 보기 싫게 빗나갔다.



KL에 와서도 바로 가지 않고 구경하러 돌아 다닌다고 미루고 있다가 인도 입국 하루전에 아침 일찍 인도 영사관에 갔다. 가보니 지금은 법이 바뀌어 인도 비자를 최소한 5일전에 접수해야 하고 5일도 개런티할 수 없단다. 누가 쓴 인도 여행기에 나와 있었는데 비행기표만 보여 주면 오전에 접수하면 오후에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뱅기 예약표 보여 주면서 사정 이바구 해봐도 안된다. 영사관 비자 접수 창구에 크게 써 놓았더라.

“어떤 경우든 뱅기표가지고 이멀전시 비자는 절대로 절대 안된다”고. 녀석들 거드름떠는 것이 영국놈들 하고 똑같다. 식민지 밥을 많이 먹어서 그런건지 쌀쌀맞고 오만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시성 타고르하고도 바꿀 수 없다했던 인도를 나는 울릉도 호박엿 바꿔 먹듯 바꿔 먹었는데 엿이 이빨에 붙어 잘 안 떨어진다. 이집트 카이로 가기 전까지 인도를 어떻게 바꿔 먹어야 할지 참 많은 고민을 했다. 지도를 폈다.


갑자기 대안들이 너무 많아졌다. KL에서 손쉽게 갈 수 있는 나라들을 망라하면 밑에 있는 인도네시아, 바로 위에 있는 태국 방콕, 비스듬히 위에 있는 베트남 사이공 또는 하노이, 위에 있는 캄보디아의 프놈펜, 위에 있는 미얀마의 랑군등을 저울질해 본 결론으로 일단 다음 여정을 다음과 같이 정해 보았다.(인도가 12일이니까 여기서 다른 나라 대충 구경하고 카이로 입국 일짜를 하루 이틀 변경해도 큰 문제는 없다.)


먼저 태국 방콕가서 구경하고 다음은 시간봐서 베트남하고 세계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구경하고 버어마가 경치가 좋다는데 그기도 시간봐서 가보는 것이다. 그랬더니 인도라는 큰 고철덩어리를 바꾸었더니 태국, 버어마, 베트남, 캄보디아 네 나라가 수중에 떨어지니 새로운 천하를 얻는 것 같다. 그래서 인도가 아니고 태국으로 날았다. 내 여행이 언제나 삼천포타령으로 끝나는 것인지 이번에 좀 더 두고 봐야 알겠다.  



  

방콕행 저녁 뱅기

공항가서 뱅기표 알아보니 조금 늦은 저녁 9시 15분에 KL에서 방콕가는 것이 있어 표를 사고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며 저녁도 먹고 공항에서 밀려 있던 여행기를 대강 마쳤다. 동남아시아는 유럽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어 뱅기 시간도 많고 당일 표사나 미리 사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동남아시아 여행할 사람들은 빡빡한 일정표에 따라 뱅기표 끊을 필요없이 와서 형편대로 놀다가 다음 목적지로 이동해도 별 문제없다. KL에서 2시간 15분 날아서 늦게 방콕에 도착.




 태국의 심볼.



   

깔끔한 방콕 호텔룸

KL공항에서 인터넷으로 방콕 호텔을 예약했는데 별5개인데 세일해서 70불이라 너무 싸길래 예약했더니 와서 보니 너무 좋다. 스위트룸인데 바닥이 마루에다 넓직하고 혼자 있기에 너무 크다.



게다가 드라이/와셔 겸용까지 있어 그동안 밀린 빨래도 할 수 있다.


혹시나 하고 방콕에서의 인도비자를 빨리 얻을 수 있을 지 알아보니 KL과 마찬가지로 뱅기표를 갖고 가면 EMERGENCY 비자를 가능할 것 같다는 호텔 직원의 말을 듣고 아침 일찍 주방콕 인도 영사관으로 갔더니 이멀전시 비자는 없고 마찬가지로 최소 5일이란다. 관두자.  



   

 떠 다니는 시장(FLOATING MARKET)


여행사에 갔더니 방콕 시내 관광은 아침 8시부터라며 내일로 에약하란다. 일단 예약해 놓고 오늘 오후 반나절 구경할 곳을 물어 보니 떠다니는 시장이라는 FLOATING MARKET을 알려 주길래 택시타고 찾아갔다.

말로만 듣던 태국 관광 – 일단 말그대로 물가는 엄청 싸다. 환율은 30대1이다. 단위는 밧인데 택시 기본요금 시작이 35밧이니 달려도 달려도 얼마 나오지 않는다. 소문 그대로 택시타면 외국인이라 하면 잘하는 맛사지걸 소개해준다고 칭얼대길래 한번 물어봤다. 니 솔직히 말해 코미션 얼마받는데 하니까 100밧 받는다 하더라.(내 지금까지 살면서 맛사지 받아 본 역사가 없어서 그 역사를 깨지 않기로 했다.)  

플로팅마켓은 방콕시내에서 한 1시간정도 외곽에 위치해 있다. 베트남 수상가옥처럼 물위에 집을 지은게 아니고 수로를 가로 세로로 만들어 수로가로 집들이 있고 그 수로를 위와 같이 모터달린 배로 관광도 하고 생업을 이어간다. 관광보다도 원래는 저런 배로 물건을 사고 팔고 하다보니 시장이 형성되었는데 지금은 방콕의 유명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물가의 상점들

상점이 물가에 있고 관광객은 배타고 가면서 구경하고 사고 싶으면 저렇게 배를 붙여 흥정한다. 일단, 여기에 없는 품목이 없다. 일반 재래시장에 있는 품목은 다 있고 음식파는 배까지 다 있다.



 과일파는 아줌마.  



화장실, 옷가게, 한약재료상, 모자가게등 제일 많은 게 역시 기념품점이다. 난 일단 짐을 더 불기 않기 위해서 절대 사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도마뱀인데 크기가 엄청 크다. 이래 큰 도마뱀은 첨 봤다.



 

그 안에 절도 있다.



식당뽀트. 뽀트위에서 바베쿠까지 한다. 꼬지구이를 판다.



   

화분, 화초까지 파는 장사도 있다.



시장안에 있는 사찰

사찰 전경. 배대고 사진찍고 기념품 안 사주고 대신 시주 50밧했다. 1불 70전 미화로. 여기서는 100밧이면 3끼 식사도 할 수 있다. 나도 한번 시도했는데 방콕 음식이 싱가폴, KL 보다는 한수 위라 하더라.



  

수로 양쪽으로는  집들과 건물이 들어서고 수로를 따라 저렇게 전봇대로 세워져 있다.


하여간 수로를 따라 재래시장이 있고 판자집이 있고 사람들이 어렵게 살고 있는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한 2시간 배 타고 사진이나 찍고 나왔다. 아직 해도 많이 남아 있어 거리를 나가보니 전부 노점상이다. 별 돈벌이되지도 않을 것 같은 좌판을 벌여 놓고 장사랍시고 하는 걸 보니 이 나라도 국민들이 참 가난하게 사는 것 같다. 거리에는 왕과 왕비의 사진이 다음달  왕의 생신을 맞아 거리에 치장되어 있다. 왕은 나처럼 이런 거리에도 한번 나와 보지도 않는지, 저그 백성이 어덯게 살아 가는지도 모르는지 아니면 알고도 역부족으로 가난을 구제할 수 없는거지. 그래 그 흔한 말이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 못한다 했는데. 거리에 나가면 제일 꼴부견이 늙은 외국인이 배는 임신 6개월 정도로 튀어나온 놈이 젊은 애리애리한 태국 여자애들 손잡고 가는 것인데 그래도 둘이 손은 꼭 잡고 댕기는게 여자애가 어디 도망갈까봐 붙들고있는 건지.. .. 배도 고파 뒷골목 노점상에 나도 한번 들어 가 봤다. 아니 들어 갈 데가 없어 거리에 마련된 의자에 그냥 앉으면 된다.




    방콕의 노점상

노점상들이 전부 이런 수준이다. 물론 관광객들 많이 가는 호텔 근방에는 깨끗한 식당들도 많다. 전체 물가가 싸다 하지만 그런 호텔 근방 식당들은 이런 곳 비하면 꽤 비싼 곳이다. 내가 둘다 가 보니 호텔근처 레스토랑이 한 10배내지 20배정도가 비싸다.


해물이 싱싱하게 보이길래 손짓으로 야채하고 뽁아달랬드니 밥하고 같이 나오는데 원래 주는 1일분으로 너무 적은 것 같아 이번에는 버섯같은 야채 많이 넣고 하나 더 오더했드니 푸짐하게 뽁아준다. 엄마, 딸래미, 아들 세명이 장사하는데 여기서는 대부분 식구끼리 생계를 잇기 위해서 장사를 한다. 맛은 당연히 호텔 근처 식당보다 훨씬 낫다. 이유는 호텔 근처 식당은 한번 왔다 가고 마는 관광객 상대이지만 여기 노점상은 근처에 사는 주민이나 다른 장사꾼들의 밥을 대 주기에 맛이 있어야 “도꾸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밥묵고  몇 가지 물어봐도 영어가 안된다. 싱가폴, KL에서는 거의 영어가 되는데 여기서는 안된다.  장사꾼들은 때때로 관광객 상대하니 금액은 겨우 영어로 말 할 수 있다. 사진 찍어 준다니 아지매와 애들이 좋아 하길래 몇 장 찍었는데 집에 컴퓨터가 없어 이매일 주소가 없단다. 내 이맬 주소주면서 저그 친구중에 맬가능한 애를 통해 연락하라고 했다.  



 

아들은 chef이고 모녀가 음식 장만한다. 성도 이름도 모르고  그냥 태국 방콕 뒷골목에서 음식 행상하는 가족들이다.   



간만에 사진찍어 좋은지 아지매와 애들은 싱글거리는데 나는 나의 즐거움을 위해 저들의 피곤한 일상을 값싸게 훔쳐 보고 있는 것이다. 나의 이런 짓거리가 저들의 피곤한 삶에 단 몇 분간의 휴식이나 즐거움이  될 수는 있을련지. 때때로 이렇게 하는 것이 미안할 때도 있다. 모두들에게.



  

방콕 뒷골목의 노점상들

해가 중천에 결려있는 대낮에 일찍 호텔방에 들어가 방에 콕 쳐박혀버렸다. 방콕에서 진짜로 방콕했다.

개그로 여름휴가 어디 갔다 왔냐고 물어면 방콕갔다 왔다고 하는데 그 때 말하는 방콕이 방에 콕 쳐박혀 보냈다는 말이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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