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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Jan 19. 2022

지노 배낭여행기 - 49일의 세계일주 17

단고기탕으로 보신하고

오전에 씨엠렙 국립 박물관에 갔다왔다. 진짜 야들은 관광객 가지고 봉을 빼려는 건지 입장료 12불 때리더라. 그래서 그런지 관람객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앙코르 와트 유적외에 크메르제국부터 3기로 나누어 역사가 잘 정리되어있다. 하지만 내부에서 사진 촬영 일체 금지란다. 그러나, 기분 좋은 것은 비데오 영상이 한국어로 기막히게 나온다. 보통 관람실마다 그곳에 전시된 유물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소개하는데 한국어로 오디오 나오고 자막이 영어로 나온다. 내가 먼저 가서 혼자 한국어로 듣고 있는데 외국인 부부 들어와서 나랑같이 보는데 지는 영어 자막보고 있더라. 나는 듣고 보고 다 하는데. 뿌듯함.



    

찍지마라는 사진을 찍어 오는 것이 그간 내가 터득한 노하우에서 출발하는데 일단, 경비없는 사이에 찍는데 플래시쓰면 안된다. 보통 전시를 홀에 하기 때문에 한 홀에서 보고 있다가 제일 마음에 드는것 찍는다. 와서 “찍으면 안되요.” 하면 시침떼고 “아, 그래요.죄송함니.” 이렇게 매 홀마다 하면 경비가 틀리니까 한두 장씩은 훔칠 수 있다. 내가 보니까 시대별로 요약을 잘 해 놓아 글이라도 좀 찍자 하니까 그것도 안된단다.    



어제 내가 가서 유적지가서 다 찍어 온 것인데 그것보다 이상하게 선명하더라고. 혹시 copy 가 아닌지.



 

좀 특이한 형태의 부다로 얼굴면과 팔 수가 초기 흰두교 형태를 닮았다.



이건 보니까 모조품이다. 어제 본 사원에서는 사자상이 입 주변이 완전한 것이 눈을 뜨고 찾아봐도 없었는데 이것은 조디에다 혓바닥까지 살아있다. 여기 것이 선명한 이유를 알겠다.




   수도 프놈펜으로 이동


박물관 대강 조지고 점심도 거르고 미리 부탁한 택시를 타고 씨엠립 국내선으로 갔다. 출구 2개에 수도 프놈펜말고 다른데로 가는 뱅기 노선은 없는 것 같았다. 손님은 정확하게 17명인데 그 중 1명이 여기 현지인같더라. 프놈펜가는 버스비는 8불인데 6시간 걸리고 뱅기는 110불이고 45분 걸리니까 100불 더 내고 그냥 시간을 버는거다. 이게 배낭 여행자의 할 도리는 아닌것 같은데 순전히 너그들한테 한개라도 더 보여 주고 싶은 나의 맴을 이해할 수 있을련지.


이 때까지 비행기 타 보면서 예정 출발시간보다 3분 먼저 가는 뱅기는 캄보디아 에어라인밖에 없다. 그러니  1분도 안틀리고 정확하게 프놈펜에 도착했다.



열심히 돌고 있는 뱅기 플로펠라. 안 돌면 뱅기 떨어지고 떨어지면 여행기 종친다.



 

프놈펜공항에서 배기지 클레임 하는 곳인데 밸트에 짐 나오는 숫자를 세워보니 딱 17개고 밸트돌아 가는데 짐이 하나씩 하나씩 정확하게 없어지고 남아 돌아 들어가는 짐이 한개도 없었다. 그간 공항에서 많은 짐을 봐 오다가 이래 적은 숫자의 짐을 보니 소수의 집합도 저런 깨끗함이 좋아 보여 앞으로는 소수쪽으로 몸을 기대야 하겠다.



 

S그룹에 있을 때 동구권으로 출장갔다 온 녀석들이 꼭 자랑하는게 평양 냉면집인데 오늘 내가 드디어 한번 팔아 줬다. 프놈펜 공항에 내려 바로 베트남 대사관에 비자신청하러 갔더니 그 때가 오후 4시넘었다.



  

영사관안에도 안 들여 보내고  경비서는 녀석이 비자? 하면서 여권하고 60불내란다. 졸라 비싸다. 인도 비자비는 더 비싸다. 니 내일 베트남 가려면 저녁 6시에 찾으러 오면 되는데 급행료로 5불 팁 달란다.  일단 줘야지. 주고 나오면서 보니까 영수증 주는 것도 없고 그냥 여권하고 돈만 주고 왔는데 괜찮을련지. 우찌 되겠지.



  

5불 묵은 경비 녀석이다.

 

일단 비자 신청 접수해 놓고 시내 한바퀴 돌면서 아직 사진 찍을 수 있으니까 기사보고 시내 관광가자고 졸랐다. 우선 왕궁으로 가 보자고 했다.



  

늦게 와서  안에는 내일 오전에 가기로 하고 외경부터 보니까 내일 손발좀 아프게 생겼다.



 

왕궁 옆인데 내일이 캄보디아 독립 기념일이라고 임금님 사진이 큼직막하게 걸려있다. 밥맛없는 임금님들, 오늘까지 여행하면서 임금없는 나라는 홍콩말고는 전부 다 나랏님이 있다. 상징적으로 국민들의 정신적인 지줏대가 되는 것은 좋지만 백성들 밥이나 따시게 먹여야 하는것 아닌지. 왕궁이나 박물관 가보면 금은보화로 왕족들의 치장품은 잘도 만들어져 있더라. 왕궁 앞 사진 자세히 봐라.  아지매는 계란삶아 팔고 어떤 아저씨는 땅콩 봉지에 넣어 앞뒤로 메고 다니면서 팔고,,, 하여간 사는게 사는 것이 아닌게 캄보디아 국민들이다.



    

왕궁 앞에는 저런 넓직한 광장이 푸른 잔디와 함께 잘 조성되어 있다.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다른 어느 나라에 뒤지지는 않지만 그런 생계 걱정없이 편안한 맴으로 휴식을 즐길 만한 시민이 얼마나 될꼬. 택시 기사가 저 쪽 끝이 강가인데 메콩강과 만나는 지점이란다. 베트남을 흐르는 그 메콩강말인가 하고 물어보니 그렇데. 내일 메콩강이나 한번 구경하자.  



다음으로 세워주는 데가 오나라움 파고다로 사찰이다. 프놈펜 시내관광에서 유명한 것이 왕궁이고 다음이 실버파고다인데 왕궁안에 있단다. 내일 만나 보겠지.  이건 실버파고다하고는 틀리지만 시내에 엤는 사찰중 크고 유명하단다. 보니까 특이한 양식이 많아 사진 재질로도 좋다.  




사찰내 석조상.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6시에 베트남 영사관에 갔더니 그 녀석 아직도 근무서고 있더라. 여권보여주는데 11/9일부터 12/9일까지 한달 비자증이 붙어있다. 또 손벌릴까봐 여권 잡아 챙기고 날랐다.


평양냉면집 가기까지가 이렇게 돌고 돌아 갔다. 택시기사가 지는 밖에서 기다린다길래 괜찮다 내가 저녁 한 그릇 사주마하면서 데리고 들어 갔다. 흔한 말로 둘 다 same same이다. 처음 가 보는 걸로는.



밑반찬 5개로 별것 없고 냉면 먹어야지 하면서 메뉴판을 펴는데, 어?  



단고기탕, 모르는 사람도 있으니 보신탕아이가. 한복 곱상하게 입은 웨이추레스에게 묻고 물었다. 단고기탕인데 혹시 미국처럼 양고기쓰지 않는지요? 그리고 냄새 안나고 맛이 좋은지요?  돌아오는 답이 자신만만. 냉면은 내일 먹고 오늘 저녁은 보신탕으로  낙찰. 개고기는 평양에서 공수해 온단다. 아이고 귀한것.  



북조선 인민공화국의 최일선 외화벌이 사업에 오늘도 매진하고있는 여성동무들, 이름도 리미향, 한샛별, 목은단등 이름부터 특이하더라.  



양은 적은데 맛은 진짜로 죽인다. 감기 설사 맞은 놈이 그냥 마파람에 끼눈 감추듯 한그릇 뚝딱했다. 애피타이저로 녹두전을 시켰는데 그것또한 입에서 살살 녹는다.



실내 사진 좀 찍자하니까 내부 촬영을 절대 금지란다. 내 사전에는 그런 말 없는데. 하여간 실내 장식하고 접대하는 여성 동무들 사진은 찍지마란다.



        

몰카. 넓은 홀안에 바닥은 대리석으로 천정과 벽 장식이 고급스럽다. 유치한 것이 아니고 대단히 깔끔하게 꾸며져 있고 접대하는 여성동무도 똑같은 한복에 굽높은 샌들을 신고 각자 한 테이블씩 정중하게 서브한다. 내가 헤아려 보니까 중국 손님이 반 이상이고 위 사진처럼 유럽손님도 있고 남조선 공화국 아들도 서너 테이블보이는데 한눈에 그냥 보인다. 또 한 테이블에는 여기 현지인같은 식구 4명이 식사를 하는데 여기 물가를 가름해 볼 때 가격이 만만치 않아 여기에 식사하러 올 정도면 캄보디아에서는 괜찮게 산다는 소리다. 저녁 8시부터 딱 30분간간 장기자랑 공연을 한다고 기대하시란다.


첫 순서는 아까 서브한던 여성동무 5명 나와서 민요 한곡조 하는데 꾀꼬리 몇마리 넘어 가는 목청으로 관중을 휘잡는다. 다음은 독창 순서로 가라오케 기계에서 반주가 나오고 키보드가 음을 합세하여 흥을 돋운다.  우리 옛날 노래 감격시대를 높은 고음으로 진짜 가수같이 부른다. 다음은 전부다 악기 하나씩을 메고 나오는데 베이스기타, 드럼, 키보드, 리드기타, 어코디언로 드럼이 리드를 하는데 드럼치는데 진짜 황홀하게 연주하더라. 그칠 것 같다가 다시 두드리면 소리가 살아나와 한마당 놀고 들어가고 하는 것이 드럼연주자의 재질을 보여주는 순서같았다.


다음은 우리 흥겨운 가요 뱃노래에 맞추어 5명이 우리 춤을 추는데 내가 저번에 보내준 중국 4대 미녀중에 나오는 양귀비가 현종 앞에서 춤을 추는 그런 자태로 춤사위를 보여준다. 머리속에서 가끔씩 엉뚱한 생각이 구름처럼 일어났다  바람처럼 사라지면서 공연이 계속된다. 개인기로는 장고춤을 추는데 다른 것 보다도 원안에서 몇 바퀴를 회전하면서 북을 치는 고단계 기술에 여러 관중들이 큰 박수를 보낸다.



  

개인 장고춤 공연(몰카)



 

5명 합창으로 우리 민요 한가락 소화. 찍지마라해도 저 쪽 테이블에서 찍으면 이쪽 테이블에서 보고 찍고 그려면 공연 안 하고 지켜보는 동무(얼굴로 봐서 나이가 조금 먹은 고참인듯 하다)가 와서 “찍지마시라우, 손님.” 근데 이 말을 아주 듣기 좋게 하기 때문에 더 찍게 된다. 난 200미리로 몇번 찍었더니 결국 검열당했다. 웃기는게 3명이상 찍혀있으면 되는데 2명만 찍은 것(남1 여1)은 삭제해 달란다. 난 내 사진찍은 것도 아니고 마지막 마치고 나면 테이블 접대한 여성동무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에 다른 테이블 손님하고 사진찍는걸 찍었을 뿐인데….. 그래도 몇장 보존해 왔다.  



이렇게 단체사진은 찍는다.(유럽 관광객들)  



이렇게 3명은 봐주고……야가 리미향으로 장고춤 개인기가 뛰어난 동무. 이래 이바구하니까 내가 남조선에서 파견된 사진사로 개별 신상정보 퍼내 가는것 같다.



 

공연장면은 무조건 안된단다. 이건 몰카로 살아 남은거다.


나오기 전에 물었다. 혹시 베트남 하노이나 사이공에 이런 평양랭면집이 이슴메까. 대답은 사이공은 잘 모르겠고 하노이는 있다고 한다. 가서 냉면 또 사 먹어? 근데 오늘 우리가 먹은게 총 23불이다. 미국 식당에서 이 정도 먹었다하면 최소한 40불은 넘는다. 단고기탕 10불, 택시기사 소고기뽂음밥 5불, 녹두전 5불, 맥주 3불에 팁도 세금도 없어 5불 팁을 주니까 안주도 됩네다 그러길래 받으시라우하니까 받더라. 외화벌이인데 열심히 벌어서 김XX에게 송금해야지.


하여간 오늘은 콧물 찌르러 흘리면서 돌방구 한개로 잡은 새가 많다.(일석3조) 베트남 비자 받았고, 평양 물랭면집에서 보신탕도 한그릇 하고, 프놈펜 시내 관광도 시작했고 이렇게 가다 보면 바람불어 좋은 날도 있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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