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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Jan 22. 2022

지노 배낭여행기 - 49일의 세계일주 18

프놈펜 시내 관광과 사이공 입성

오늘은 그냥 먹거리부터 시작하자.



아침은 호텔비에 포함되어 있어 8시에 내려가서 먹고 왔는데 중국인들이 경영하는 집이라, 중국식이다. 계란말이에 프라이 라이스, 소세지, 버섯야채볶음 그리고 차 한잔. 여기가 프놈펜 중앙통이다.


점심은 어제 간 평양랭면집에 또 갔다. 어제 보신탕먹는 바람에 냉면을 못 먹었는데 아침에 킬링필드 보러가서 땀좀 흘렸더니 시원한 랭면이 간절했다. 어제 가고 오늘도 가니 도꾸이인줄 알고 더 반갑게 맞아준다. 기사한테도 억지로 랭면먹였다. 머리털나고 cold noodle은 처음이란다.



역시 면빨이 틀린다. 육수는 얼음이 살짝 언채로 주는데 육수맛은 그리 감칠나는게 아니고 그저 면이 아주 쫄깃쫄기하다. 면을 금방 빼서 물에 삶아 주기 때문에 그렇단다.




저녁은 사이공가서 먹었다. 저녁 사먹기 위해서 사이공 환전소에서 돈을 바꾸는데 100불 바꾸니 월남돈 백구십오만 vnd(동)을 주는데 화폐단위가 크서 장난이 아니다. 일단 이렇게 화폐단위를 크게 바꿔주는 나라에 가면 제일 중요한게 1불에 해당하는 로칼화폐를 머리에 외는 것이 중요하다. 호텔에서 팁을 주더라도 로칼돈 얼마를 줘야 되는지 감이 없기 때문이다. 사이공에서는 2만동이 거의 미화 1불에 해당한다.  호텔 첵인하고 저녁먹으러 밤중에 먹이를 찾아 어스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현지 음식을 맛보게 사람이 북적거리는 식당을 찾아 들어 갔는데 …….. 젊은애들 식당인지 서버하는 여자애들이 키가 늘씬한게 핫팬츠차림이다. 보기에는 그냥 일반 식당같은데.



메뉴판 2-3번  아래 위로 왕복으로 디비다가 fresh seafood 시켰는데 운좋게 성공했다. Hot soup 으로 되어있길래 오다했는데 전골판에다 밑에 불부치고 중간에 국물을 넣고 위의 사진처럼 뚜껑을 덮고 국물을 끊인다. 어찌보면 한국식 해산물 샤부샤부하고 비슷하다. 끊은 국물맛을 보니 구수하다. 밥을 달랬더니 국수가 나오는데 밥을 드실래오 하길래 보니까 국수를 한쟁반 갔다준다.  배추, 월남 야채, 파, 쑥갓같은 풍성한 야채에 새우, 해삼, 오징어, 조개, 생선포, 어묵같은 것을 데쳐서 먹는데 처음에는 양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국수를 남기고 야채와 해산물을 잘 끊여 다 먹었다. 가격은 12만동이니까 미화로 6불이다. 사이공 첫날부터 이렇게 해산물로 테이프를 끊었다.   





   프놈펜 시내 관광


어제 오후에 같이 다닌 택시기사보고 아침 열시에 호텔로 오라고 했다. 어제 2시반부터 저녁 9시까지 일한 수당으로  40불을 주니 감지덕지한다. 공항에서 호텔까지가 9불이니까 내가 7 시간 대절해 가지고 베트남 영사관으로,시내관광으로, 평양랭면집으로 다녔으니 30불 더줘도 충분하다. 오늘도 킬링필드가고 오후에 왕궁가고 시내 관광 나머지하고 공항까지 어제와 마찬가지로 40불에 셈을 치뤄주기로 했다.  



프놈펜에서 이틀 연달아 수고한 택시기사 nuon vannak. 6남매중에 장남으로 자칭  지말로 저그 집안의 기둥이란다. 34세인데 장가도 아직 못가고 열근하고 있다.

  

세계사에 초연하게 사는 사람이 많아 킬링필드가 무엇인지 간략하게 요약하면 1975-79년 3년 7개월 사이에 캄보디아 공산주의 정당단체인 군벌 크메르 루즈가  당시 전체인구 700만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만 정도를 학살한 사건을 말한다.  그 크메르 루즈를 이끈 수장 폴포트가 정식 명칭으로는 민주 캄푸치아 공화국의 총리로 흔히 폴포트 정권으로 부르는데  폴포트는 총리 이름이 아니고 Political Potential 의 약자로 그렇게 부른거란다. 본명이  살로트 사로 재임기간에 지주, 자본주의자, 인테리켄차 등 반대파를 모조리 제거하였고 강제 이주정책, 노동정책, 흉년, 기근, 질병등으로도 많은 국민이 죽어 갔다. 아침에 킬링필드 그 곳으로 갔다. 프놈펜 시내에서 차로 45분정도 걸리는 교외에 있는데 가보니  프놈펜의 관광명소가 되버렸다.  



충혼탑으로 세워 놓았는데 안에는 발굴한 해골과 옷가지만 전시해 놓았다.



 

가보니 백골만 너저분하게 쌓아 놓은 그 곳이 지금은 눈알 파란 서양인들이 다녀가는 관광명소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캄보디아 상이군인 협회에서 나왔는지 잘려진 팔 다리 내 놓고 헬로하면서 부르는 그들의 소리를 들어야한다. 충혼탑안에는 당시 학살되었다가 발굴한 유해의 옷가지들을 같이 전시해 놓고 있다.   



  

상세한 자료 전시는 길건너 박물관 안에  글과 사진으로 상세하게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 준다. 캄보디아어와 영어로 보여준다.



킬링필드 박물관  



저렇게 움막쳐 놓은 곳은 학살장소로 여기서 몇 구 저기서 몇 구 등으로 표시해 놓았다.  



이런 곳은 움막도 없고 구덩이만 움푹 파져 있는데 발굴 장소인 모양이다. 자료실에서 글을 읽어 보니까 학살하는 방법도 총으로만  총살한 것이 아니고 일일이 손으로 그것도 도끼, 낫, 칼, 깔쿠리등으로 인체에 손상을 입혀 그대로 파묻어 버리고 어떤 경우는 산채로 매장하기도 했단다.  



 

학살에 사용한 도구들




충격적인 사실은 유아를 살해한 방법인데 큰나무 둥치에 유아 발목을 잡고 그대로 내리쳐 죽였다고 한다. 당시 크메르 루즈의 모토가 “썩은 사과는 사과 상자채로 버려야 한다.”는 것으로 나중의 보복을 위해서는 가족 전체를 몰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후한이 될 씨를 깡그리 없애버렸다는 말이다. 사람이 그렇게 잔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소위 말하는 이념이 인간을 그렇게 독하게 만드는 것이라 해야겠지. 중국 문화혁명 때 홍위병들이 당시 어린 등소평 아들을 이층에서 창문 밖으로 던져 버렸는데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척추를 다쳐 휠체어타는 처지가 된 것이나,  6.25 동란시 빨치산들이 양민들을 대꼬창이로 학살한 것이나,  캄보디아 대학살사건이나 그 출발점을 놓고 보면 동일한 선상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 회색 뇌세포의 단련이 어느 쪽으로 되냐에 따라서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하면 이런 파괴적이고 비인간적인 사건들이 터지게 마련이다. 폴포트 정권의 수장인 살로트 사도 어린 시절에는 불교 사원에서 불자로 수학도 했는데 불교 경전을 바로 읽지 못하고 공산주의 이념도 제대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홍상수감독 영화 제목인데 스토리가 괜찮다) 저지러진 인류 대학살( genocide)의 한 비극이다. “이념”에 대해서는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한승동 딸딸이 아부지가 한마디 덧붙여야 하는데 워낙 바뿌신 몸이라 감히 청탁하기도 힘들다.



  

박물관에 전시된 발굴 현장 사진 모음



 

킬링필드현장 근처의 오솔길. 아직도 발굴못한 것이 많음을 감안하면 이 근처 어디에도 그 때 희생된 시신들이 묻혀 있을 것이다.  



이건 그냥 현장감을 생생하기 보이려고 한 것인지는 몰라도 저렇게 옷가지등이 반쯤 파묻힌채로 나와 있다.(약간 쇼맨십같기도 하다)  




그런 킬링필드 현장을 보고 꿀꿀해진 맴으로 다시 시내로 들어와서 앞에 보여준 평양랭면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번에는 손님이 별로 없어 서브하는 여성동무가 옆에 있어서 많은 질문을 퍼부었다. 이북 말씨가 살갑다. “손님 직업은 뭡냅까. 왜 무거운 카매라를 들고 다니시냐요.” 그냥 받아 넘겼다. “직업묻는건 실례라오. 남조선에서 온 정치국 사람은 아니니 괜찬티요.” 이건 내가 그냥 이북 사투리 버전으로 옮긴거지 내 특유의 사던코리안 방언으로 질문한다. 이름이  김성화라 “어디 김씨임네까?” 내가 물었다. 경주 김씨란다. “나는 김해 김씨 임네다.” 고향이 어딘지 물어보니 평양이란다. 고향 생각 많이 나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내가 앙코르와트에

가 봤냐고 물었더니 여기서 제법 거주했는지 동무들하고 구경하고 왔단다. 평양가면 어디 어디 구경할 때 있냐고 여행정보를 물어니 줄줄 나오는데 나도 다 알고 있는곳이다. 내가 그렇게 말해 줬다. 북조선 구경하러 가고 싶은데 중국 뻬이찡에서 비자 수수료가 너무 비싸 못간다고.   



어제같이 공연을 매일같이 하냐 물어니 그렇단다. 내가 남조선 노래 많이 아냐고 하니까 모른다고 잡아 떼길래  어제 저녁에도 남조선노래(감격시대) 불렸지 않았냐고 하니까 하는 말이 걸작이고 그 말이 맞다. “그건 남조선노래가 아니고 우리 조선의 노래라요.” 맞다. 해방전 노래니까 남북으로 갈라 지기전 노래라는 논리다. 하여간 정치적인 이야기 빼고는 대답은 잘하고 어제 저녁옆 테이블에서 하는 이바구들어보니 남조선 남정네들의 얼빠진 농담도 잘 받아 넘기더라. 나는 남조선에서 안 살고 미제국주의 땅에서 살고 있다고 하니 지는 영어공부를 독학으로 하고 있단다. 내가 영어 테스트해 볼까요 하고 농담했더니 “아직 그런 전문적인 수준은 아니디요.” 하여간 랭면 잘 먹고 새로운 추억거리 만들었다.  




왕궁가 보니 오늘이 독립기념일이라 오후 늦게 개장한다 하길래 기사보고 시내에  가 볼만한 곳으로 가 보자고 하니 wat phnom(왓놈) 사찰에 데려다준다. 언덕배기 사찰이라는 이 곳이 캄보디아 역사와 같이 오래된 절이란다. 600년이상 된 절인데 가보니 주변을 시민들의 휴식터로 조성 해 놓았다.



왓놈사찰 들어가는 입구   



 

 태국이나 캄보디아등 동남아시아 불교가 소승불교로 발달되었는데 이렇게 본당의 장식이 부처불상을 중심으로 앞, 뒤 아래로 여러가지를 퍼질러 놓고 있더라. 정신사납더라.  



불공드리러 온 여인이 향피우고 불상앞에서 절하고 난 뒤 지금 합장하고 있는 스님(중대가리는 아니고)에게 시주돈을 건네니 중얼중얼 축원을 해 주고 있다. 둘 다 눈감고 있길래 재빨리 훔쳤다.



  

사찰 본당   



      

 향 색깔이 특이하다.



 

사찰앞에서 관광객(현지인) 상대로 장사하는 사진사들. 내가 다 불려 모았다. 영어가 안되지만 손짓 발짓으로물어봤다. 필름카매라인데 사진을 어떻게 보내 주냐고 하니까 주소받아 우편으로 송부한다고 한다. 1970년대 용두산공원이나 해운대가면 저런 아저씨들이 사진 찍어주고 주소주면 현상해서 보내주고들 했는데 야들이 갖고있는 카매라가 내가 보니 제일 나은게 나이콘 fm2. 그보다 나은 모델은 없다. 수수료는 1장은 50센트(2000리엘) 2장은 70센트. 그래도 찍는 손님이 있으니까 장사들 하는 모양이다. 내 캐논카매라하고 200미리 렌즈 구경한번씩 시켜주고 폼 조금 잡았다. 내가 농담으로 1장에 50센트인데 오늘은 내가 짜배기로 찍어준다하니 모두들 좋아하는데 보내줄 방법이 없다.  


 200미리 성능도 한번 과시해 주고.    



 

가족끼리 놀러와서 시원한 그늘밑에서 음료수를 나눠 먹는데 어무이는 손도 안대고 애들 손만 왔다 갔다하는데 가난의 찌든맛과 가족의 오붓함이 내 눈에는 똑같이 보인다.



  

부처님께 공양하러 가는 보살들이 연꽃을 나누고 있다.


다음은 왕궁 관람인데 전체적으로 그 규모나 화려함은 방콕 왕궁에 비하면 초라하다. 그래도 캄보디아 수준으로 볼 때 화려함과 사치스러움이 엿보인다.



 입구에서 본 왕궁 사찰   



 왼쪽 문 안이 출입통제되어 왕궁 사팔 안으로 들어 가 볼 수 없다.  



왕궁 사찰 입구.  



 대형 화분에 핀 연꽃. 보라색 연꽃도 있다.



 

 지붕 처마끝 장식이 태국것 하고 조금 틀린다.  



행사에 쓰이는 불구,   



   

왕궁안에 안에 있는 사찰



왕궁 사찰의 탑.   



 

캄보디아 전통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악공들



  

 황실 문양



 

 왕궁 사찰의 문양  



 왕궁 사찰의 석탑  



왕궁 길건너편인데 대법원 건물이다. 현지 택시 기사나 알지 가이드들도 모른다.  



 

캄보디아 국립대학. 한국의 서울대 정도되는 모양인데 종합대가 아니고 경영대학이다. 대학교육은 무상이 아니고 학비 부담을 해야 한단다.  



Raffles Hotel인데 프랑스 식민지때 건물로 아마 캄보디아에서 제일 비싼 호텔중의 하나이다.



뱅기에서 잡은 메콩강이다. 이게 흘러 베트남으로 내려간다. 중국 칭하이성에서 발원하여 윈난성과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지나 남중국해로 흘려 간다. 그 길이가 총  4,020미터. 강따라 나도 같이 흘러 간다.



사이공가는 뱅기안에서 잡은  구름바다. 여기도 누가 살고 있는지 쓸쓸하게 보인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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