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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Jun 09. 2016

지노 배낭여행기 - 네팔 중국편 9

안나푸르나 산속에서

2013년 4월 28일( 일 ) 맑음  


   안나푸르나 산속에서


어제 저녁은 일찍 9시경에 잠이 들었다. 낼 새벽에 안나푸르나 산맥 사진을 찍으러 두번째 등반을 하려고 작정하였다. 잠이 새벽 3시에 깨어 버려 뒤척이다 보다 남은 영화

"티벳에서 7년”을 마저 끝내도 동이 트지 않는다. 티벳가면 멋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하고 다시 보는 영화인데 천상 다음 기회로 미룰 수 밖에 없다.


어제 찍은 사진으로 안나푸르나주봉과 마차푸차레를 함께 잡은 것이다. 발밑에 마을이 저 멀리 보이는데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로 가려면 저 마을을 지나야한다. 보통 말하는 ABC(Anapurna Base Camp의 준말)는 ABC SOUTH를 말하는 것이고 ABC NORTH는 더 윗쪽에 있다.


새벽 5시전에 다시 사랑곶으로 올라갔다. 카매라 2대와 삼발이를 매고 한발 한발 VIEW POINT까지 올라 갔다.

입구에서 검사원이 표를 파는데 25루피한다. 한번 사면 일주일 유효하다. 어제는 5시 반경에 올라오니 검사원이 있던데 오늘은 좀 더 일찍 올라 오니 검사원이 없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첫번째로 테이프를 끊었다. 정자 밑 제일 전망좋은 곳에다 자리를 찜하고 “ 해야 솟아라 둥근 해야 솟아라” 어제 불렀던 노래를 또 불러 보았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사랑곶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가파른 돌계단을               따라 한참이나 올라가야 전망대를 만난다


동이 틀 무렵 구름에 묻혀 안나푸르나 보기가 오늘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매번 선명한 일출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해 오르기 전 여명의 눈동자다. 해는 점점 솟아 오르는데 구름과 안개가 안나푸르나를 허락하지 않는다. 여기 본토박이들이 이렇게 이야기하더라. 안나푸르나를 볼 수 있는 날보다도 볼 수 없는 날이 더 많다고. 오늘은 한마디로 공치는 날이다. 중국서 온 여행객이 언제 안나푸르나를 볼 수 있냐고 나에게 묻길래 여기사는 토박이처럼 말해 주었다.   “당신은 참 운이 없군요. 어제 아침은 참 좋았는데 오늘은 산을 보기 힘듭니다. 내일 아침에 다시 올라 와 보세요. 운이 좋으면 내일은 볼 수 있을 겁니다.” 나처럼 이틀 연짱 올라 오는 사람은 없었다. 안나푸르나 주봉이 구름과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아도 그래도 모두들 사진은 열심히 찍어 갔다.


마차푸차레도 구름 속에 묻혀 겨우 정상부분만  보인다.



  밀크티 파는 아이들

밀크티 장사하는 산토스와 라머스


아침 전망대에서 안나푸르나 해돋이를 기다리고 있으면 한 10살쯤 보이는꼬맹이 둘이가 밀크티(빨리 발음해서 밀티로 들린다) 팔러 돌아 다닌다. 어제도 팔더니 오늘도 판다. 한 잔에 50루피니 미국돈 60센트다. 팔아 주는 사람이 별로 없다. 왼쪽이 똘방하게 생긴 산토스고 오른쪽이 라머스다. 어제는 산토스에게 한잔 팔아 주었는데 오늘은 산토스와 라머스에게 각각 두 잔씩 팔아 주었다. 어제 오늘사이 내가 갑자기 대고객이 되어 버렸다.

신기하게도 네팔 꼬맹이들이 거의 영어를 다한다. 유창한 영어는 아니지만 내하고 의사소통하는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요새 근혜불통이라고 민주당 사람들이 외쳐되는데 그것보다 훨씬 낫다. 산토스는 4녀3남중 막내로 밑에서 두번째로 산토스 밑에 여동생이 있단다. 아침에 보온병에 밀크티 담아 오는데 누나가 만들어 준단다. 하루에 평균 몇 잔 파냐고 물어 보니 요즈음 잘 안 팔린단다. 산토스와 라머스에게 미국을 비롯한 유럽, 중국 경제사정이 안좋아 그렇다고 설명을 해 줄까 하다가 관뒀다. 라머스는 산토스만큼 영어를 못하는데 장사하는데 아무 지장없다. 애들 보니까 내가 11살때 하인천에서 울엄마하고 냉면장사하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 때 내가 해야 할 일은 시장통에서 냉면 배달과 서울가서 냉면 재료 사오는 것이었다. 경인선 열차를 타고 서울와서 서울역 뒤 서부역 근방에서 냉면 재료를 사서 다시 기차로 하인천으로 내려 가곤 했다. 1년을 채 하지도 못하고 그만둔 것 같았다. 안나푸르나 산골짜기에서 이 꼬마들 보고 그런 옛추억을 떠 올릴 줄이야.


이 꼬맹이들도 몇 십년 뒤에는 사랑곶 전망대에서 밀크티
장사했던 추억을 떠 올리겠지. 나이를 많이 먹을수록 추억속에서 사는거니까. 그런게 많을수록 나중에 곱씹어 먹을게 많아서 좋을 수도 있다. 혹시 여러분 중에 안나푸르나 사랑곶 전망대에 가게되면 아직도 그 꼬맹이 둘이가 밀크티 파는지 보고 한잔씩 팔아주면 좋겠다. 맛도 가격만큼 착하다.


포카라의 페와 호수


여기가 높은 산들이 많다 보니 패러글라딩하기가 쉬운 모양이다. 이 쪽 포카라로 오면서 보니까 패러글라딩 선전이 많았다. 저 아래쪽 으로 큰 호수가 보이는데 네팔서 두번째로 큰 페와 호수다. 호수 중간에 작은 섬이 보이는데 쉬바사원이 있어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한번씩 찾는 코스라 하는데 하여간 시간나면 한번 내려갈까 한다. 걸어서 왕복 3시간 트레킹 코스라 한다.


새처럼 이리저리로 훨훨 날아 다닌다.  


어제 저녁 해 질 무렵에 카매라매고 전망대에 올라 갔다. 혹시 GOLDEN TIME에 누런 황금빛 사진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서 올라 갔다. 그러나 짙은 구름과 안개로 안나푸르나 여신과는 대면조차 할 수 없어서 가까운 산들의 낙조 모습을  몇장 찍어 보았다.


나도 오늘은 날씨땜에 공친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진촬영을 포기하고 아침 7시 30분경 하산해서 근처 트레킹 코스가 있는지 알아보고 서너시간 트레킹이나 한번 즐겨 보려한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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