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불교사찰 용화궁
2013년 5월 13일(일) 맑음
오늘 취재하러 나간 곳은 북경에서 제일 큰 티벳불교 사원인 용화궁(雍和宫)을 다녀왔다. 티벳풍의 사찰로 여러모로 독특한 개성을 가진 사찰이었다.
가덕만도(카트만두)에서 티벳으로 못 간게 한이 되어 결국 북경에서 티벳사찰로 구경가게 되었다. 절이름도 사찰이 안 들어가고 궁궐 궁자가 들어간다.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그런 사연이 있는 곳이다. 용화궁이 원래는 왕자들을 위한 별궁이었는데 청 5대 황제인 옹정제가 티벳 불교 사찰에 궁궐을 기증하여 티벳 사찰이 되었다. 그후 6대 독실한 불교 신자인 건륭제가 대대적인 확장을 하여 중국, 만주, 몽고, 티벳식 건축양식이 혼합된 오늘의 용화궁(雍和宫)을 있게 하였다.
일주문지나 용화문에서 사천왕상의 위엄에 한번 눌렸다가, 용화궁에서 삼존불상을 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면 법륜전이 있고, 마지막에는 만복전이 있는데 만복전 안에는 높이 28미터의 목각 미륵불이 서서 우리를 내려다 본다.
입장료 30원내고 들어가면 사진처럼 일주문이 나오고 길이 탁 트여 한 200미터쯤 걸어가면 첫 대문을 만나는데 용화문이다.
용화문 앞에서 향을 피우고 절을 올린다. 많은 사람들이 손에 향을 한 뭉치씩 들고 들어 가는데 끝까지 따라 가 보면 그 이유를 안다. 한국처럼 대웅전에서 향을 올리는 것이 아니고 여기서는 보살이나 부처가 없는 다른 곳에서도 똑 같이 향을 올리고 절을 하는게 신기하다. 그러니 모두들 한뭉치씩 들고 들어간다.
많은 참배객이 같이 향을 태우면 그 연기가 자욱해지는데 마치 호떡집에 불난 것 같았다.
이 젊은이도 열심히 제를 올리고 있다. 무슨 사연이 있길래? 로마가서 로마법을 따른다고 현지인 하는대로 따라 해보는 노랑 머리의 외국인 관광객들도 종종 눈에 띈다.
이 처자도 열심히 축원한다.
불난 호떡집에서 사진촬영에 바쁜 노랑머리 관광객
수미산에 살면서 사방을 지키고 불법을 수호하는 4명의 천왕으로 사대천왕(四大天王)이라기도 한다. 지키는 방향에 따라 이름이 정해져있고 들고 있는 물건도 구별된다. 동의 지국(持國)천왕, 서의 광목(廣目)천왕, 남의 증장(增長)천왕 그리고 북방의 다문(多聞)천왕이 있다.
가운데에는 포대화상이 놓여있다. 포대화상은 원나라 때 실존했던 승려로 커다란 포대 주머니에 먹을 것을 넣고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자비의 상징으로 미륵불의 화신으로 추앙받았다. 중국의 사천왕전에는 이렇게 항상 포대화상이 모셔져있다.
사천왕상과 포대화상을 보고 나면 비로소 용화궁에 이른다. 이게 대웅전 개념일까 생각해 보니 너무 빨리 다다른 느낌이다.
용화궁에 들어서면 중앙에 본존이 앉아 있고 좌우로 협시불(찬조출연)과 나란히 앉아있다.
본존불 옆에 모시는 부처님을 협시불이라고 하는데 이는 중앙에 모셔진 본존불의 여러 덕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모셔진다. 석가모니부처님의 좌협시불로는 약사여래불과 우협시불로는 아미타불을 모시는데 위 사진은 약사여래불이다. 약사불은 모든 질병과 무지의 병까지도 고쳐주는 부처로 왼손에 약병이나 약단지를 들고 있고 오른손으로 삼계인(중생들이 아직 깨닫지 못한 상태인 미계(迷界)를 셋으로 분류한 것을 삼계라 하는데 욕계(欲界) · 색계(色界) · 무색계(無色界)를 통칭하는 것이다)을 짓고 있다.
우협시불로 위 사진과 같이 아미타불(阿彌陀佛)이 앉아있다. 아미타불은 서방극락정토의 부처로 중생을 서방극락정토에 왕생시키는 공덕이 있어 불법이 실현된 정토에서 지금도 늘 설법을 계속하고 있는 부처이다. 다른 말로 무량광불(無量光佛) 또는 무량수불(無量壽佛)이라고도 한다.
불전에 놓인 여러형상의 물건으로 불구(佛具)라고 하는데 하나 하나가 연꽃속에 놓여있다. 불구는 사찰의 일상의식에 쓰이는 의식용구와 법당을 장엄하게 장식하는 장엄용구로 나뉜다. 의식용구로는 조석예불때 치는 법고, 범종(梵鐘), 운판(雲版), 목어(木魚)로 이를 불교의 사물(四物)이라하고, 이것 외에 금고(金鼓), 향로, 다기, 촛대, 금강저(金剛杵), 불자(拂子) 등이 있으며 장엄용구로는 천개(天蓋), 화만, 번, 당, 화병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위 사진은 이러한 불구(佛具)를 나열한 것이 아니고 보통 티벳불교에서 말하는 "Eight Auspicious Symbols"이라고 해서 해탈한 부처님께 바치는 8가지 상징적인 불구(佛具)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영어의 Auspicious는 경사로움을 지칭하는 뜻이다.
1. 파라솔:
파라솔은 햇빛을 차단하는 기능을 가지면서 동시에 높은 권위를 상징하기도 한다. 윗부분 Dome은 모든 지혜를 상징하고 그 Dome 아래로 늘어뜨린 스커트는 열정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2. 두마리 황금 물고기:
원래 의미는 인도의 대표적인 성스러운 강 갠지스강과 야무나강을 상징하는데 이는 곧 자이나교와 불교신자를 지칭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다른 해석은 두 성스러운 강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뜻하는 것으로 혼탁한 큰 강에서 자칫 빠져 죽을 수도 있는 와중에서 선택받은 물고기처럼 아수라장같은 속세에서 그런 물고기와 같이 선택받은 불자임을 은유하는 것이기도 하다.
3. 향료병:
마치 보물을 담아놓은 향료병처럼 아무리 퍼가도 다시 채워지는 부처님 가르침처럼 귀중하고 성스러운 부처님의 은덕을 상징한다. 그래서 장수와 번영을 상징하기도 한다.
4. 연꽃:
연꽃의 뿌리는 비록 깊은 진흙 속에 박혀있지만 그 줄기는 혼탁한 물을 뚫고나와 아름다고 향기로운 꽃을 태양아래 활짝 피게한다. 그런 뜻으로 불교에서 연꽃은 여러 고난과 과정을 거쳐서 해탈의 경지로 나아가는 진정한 자연인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5. The Banner of Victory(승리의 휘장):
부처께서 악마 Mara를 물리치고 그 기념으로 승리의 휘장을 내걸었다. 여기서 악마는 세상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질투심, 어리석음, 죽음에 대한 두려움, 욕망등을 통털어 은유하는 말이다.
6. 법륜(Dharmachakra):
부다가 설한 초전법륜(初轉法輪)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깨닭음을 얻은 부처가 수도중인 다섯 명의 도반들에게 말하기로 "인생살이가 원래 고통스러운거다. 너희들도 눈으로 봐서 알겠지만 생노병사가 인생의 함축어인 고통(苦)이 아니냐. 혹 인생이 잘 풀려 고통이 아니고 (S그룹 이회장처럼) 잘 나가는 사람들은 그런 행복을 잃지 않으려고 집착(集)을 해보지만 그게 어디 길게 갈 수 있나. 그러니 이런 모든 허한 맴의 집착을 멸(滅)하려면 내가
깨닭은 도딲는 방법을 갈케 줄게니 그리하면 된데이. 이걸 쪼매 유식하게 표현하면 이 네가지를 고집멸도(苦集滅道)라고 하는 사성제(四聖諦)라고 하는데 이중 마지막 도(道)를 실천하는 세부전략을 팔정도(八正道)라고 하는데 다음과 같다.
정견(正見): 바르게 보기
정사유(正思惟) · 정사(正思): 바르게 생각하기
정어(正語): 바르게 말하기
정업(正業): 바르게 행동하기
정명(正命): 바르게 생활하기
정정진(正精進) · 정근(正勤): 바르게 정진하기
정념(正念): 바르게 깨어 있기
정정(正定): 바르게 집중하는 것이다."
7. 소라고동:
향료병같은데 자세히 보면 밑부분이 소라고동처럼 홈이 나있다. 힌두교의 설화인 대서사시 마하바라타(Mahabharata)에 등장하는 소라고동으로 나팔인 셈이다. 마하바라타는 "바라타족의 전쟁이야기"란 뜻으로 바라타족중 선을 상징하는 판다바 5형제와 악의 화신 카우라바형제가 싸운 18일간 전쟁이바구로 그 스케일이 방대해서 중간중간 고대 인도의 전설, 윤리, 종교, 법, 사회상등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어 흔한 말로 "모든 것은 마하바라타에 있나니 마하바라타에 없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는 말까지 있다고 한다. 판다바 5형제중 주인공인 아르주나(Arjuna)가 전투중에 불어대는 소라고동 나팔소리에 적들이 혼비백산하여 달아난다. 옛날에는 하얀 소라고동이 인도 카스트제도중 제일 신분인 브라흐만계급을 상징했다고도 한다. 여기서 하얀 소라고동은 아르주나가 악을 물리치는 나팔의 이미지를 표시하며 부처가 그의 깨닭음을 사방팔방 중생들에게 알리고 선포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8. 영원한 매듭:
우리가 아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사진에 보이는 매듭에서 끝을 찾아 보려고 따라가면 끝이 없이 그냥 뱅뱅 돌게 된다. 불교에서 이런 매듭을 연기설(緣起說) 또는 연기법(緣起法)이라고 하며 불교 교리의 핵심 사상이다. 모든 현상계(現象界)의 존재 형태와 그 법칙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 세상에 있어서의 존재는 반드시 그것이 생겨날 원인(因)과 조건(緣)하에서 연기의 법칙에 따라서 생겨난다는 객관적인 진리를 말한다. 이것을 가장 쉽게 표현한 불교경전이 <잡아함경>으로 〈연기법경(緣起法經)>이 다음과 같이 한글로 번역된다.
"이것이 있기 때문에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 따라서 이것(因)과 저것(緣)은 서로 끝이 있게 분리된 것이 아니고 영원한 매듭처럼 서로 얽혀 현상계(現象界)에서 상호 공존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영원한 매듭의 사진을 찍으면서 머리속에서 바람처럼 일어나는 대중가요 한 곡을 떠 올렸다. 부활의 국민할매 김태원이 작곡한 "Never Ending Story"로 내가 자주 키보드로 연주하는 곡이다. 사랑이야기나 인생 살아가는 이야기나 모든게 이것과 저것이 서로 칡덩굴처럼 엉켜붙어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는게 대부분이다. 불자의 숭고한 진리인 <영원한 매듭>을 보면서 속세의 대중가요 한 구절을 떠올려보니 그것도 이것과 어떤 필연적인 연(緣)으로 매듭지어진 것인지 그것 또한 궁금하였다.
용화궁 다음으로 만나는 법륜전. 용화궁보다 대전이 훨씬 사치스럽다. 용하궁보다 뒤에 건립된 듯하다. 들어 가 보면
중앙 본존에는 가사에 두건까지 쓴 부처님이 앉아있고 용화궁과 마찬 가지로 협시 보살이 좌우로 위치하는데 설명없이는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없다.
대웅전격인 법륜전 뒤에는 만복각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 사찰내에서 제일 큰 건물이다. 이유는 이 안에 모셔진 28 미터의 목각 미륵불이 있는데 나무 하나로 조각해서 만든 불상으로 당시 티벳 라마 7세가 만들어 건륭제에게 희사한 것이라 한다. 너무 크고 조명이 없는 관계로 한폭에 담기가 힘든다. 똑딱이로 겨우 한 폭에 담았는데 28미터 불상을 올려 쳐다 보기에도 힘들다.
거대한 백단목으로 만들었는데 총 길이는 26미터로 8미터는 땅에 묻혀 있다고 한다. 용화궁의 3대 보물 중 하나라고 한다.
만복각이 맨 뒤에 자리잡아 여기까지 보고 나가면서 동배전과 서배전이 동서 양쪽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들어 가 보면 서배전에는 여러 보살(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지장보살, 미륵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허공장보살) 불상이 나란히 서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일광, 월광보살은 보이지 않는다. 보살중의 보살은 역시 관세음보살이므로 사진으로 보여준다.
보살중의 왕보살인 관(세)음보살. 보통 연꽃이나 전병을 들고 있다. 보살이란 보리살타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보리는 깨닭음, 살타는 생명체 즉 중생을 의미하므로 “깨닭음을 추구하는 사람” 이란 뜻이다. 불교에서는 이를 통상적으로 모든 불교도를 보살로도 부른다. 김보살, 이보살, 최보살이란 말이다. 원래는 “ 보살은 지혜와 덕성과 행동이 모두 탁월하여 현재는 부처는 아니지만 반드시 부처가 되도록 확정되어 있는 후보자”로 위와같이 7대 혹은 8대 보살이 있다. 그러므로 보살은 부처가 되기 위한 진행형이고 중생은 보살이 되기 위한 진행형이라 보면 된다.
관음보살은 가장 폭넓고 깊고 친숙하게 신봉되는 보살로 다른 이름으로는 관세음, 관자재, 광세음 으로 불리기도 한다. 중생이 힘들거나 소원을 빌면 관음보살이 이를 듣고 곧바로 소원을 성취시켜 주기 때문에 세상의 소리(세음)를 보고(듣고) 이를 해결해 주므로 관세음보살이라 한다.
동배전으로 들어 서면 서있는 조각상부터 많이 다르다.
지옥천왕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의 염라대왕과 같은 것인지. 그외에도 재보천왕, 길상천모등 우리에게 생소한 불상이 많다.
대세지보살. 아미타불의 좌우 협시보살로 위에서 본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여기에 속한다. 서방정토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이 자비의 화신인 관세음보살과 지혜의 상징인 대세지보살의 협시를 받는다.
지장보살. 관세음보살과 함께 가장 많이 모셔지는 보살중의 한 명이다. 지장보살의 큰 임무는 석가모니가 입적한 뒤 미래불(미륵불)이 출현하기까지 무불시대에 6도에 빠진 중생들을 교화하고 구제하는 것이다. 육도(六道)는 불교에서 중생이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윤회를 거듭할 때 자신이 지은 업(業)에 따라 태어나는 세계를 6가지로 구분한 것으로, 지옥도(地獄道) · 아귀도(餓鬼道) · 축생도(畜生道) · 아수라도(阿修羅道) · 인간도(人間道) · 천상도(天上道)를 말한다.
허공장보살. 우주 삼라만상에 깔려있는 허공과 같이 무한하게 넓은 자비와 깊은 지혜로 중생들의 소원을 성취시켜주는 보살이다. 자비와 지혜로 중생들을 교화하는 점에서는 관세음보살과 비슷한 보살이다. 그러나, 허공장보살은 재물과 복덕을 관장하는 보살이기때문에 옷이나 치장하는 외모에서는 패션감각이 그 어느 다른 보살보다도 뛰어난 보살이다.
위 사진에서처럼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붙여 원을 만들고 나머지 세 손가락를 펴는 형상을 삼계인(三界印)이라고 하는데 삼계(三界)는 불교중생들이 아직 깨닫지 못한 상태로 살아가는 혼탁한 미계(迷界)를 셋으로 분류한 것을 말하는데 욕계(欲界) · 색계(色界) · 무색계(無色界)를 통칭하는 것이다.
삼계는 다시 총 이십팔천 즉 스물 여덟개의 하늘로 세분되는데, 욕계는 육천(六天)으로, 색계는 십팔천(十八天)으로, 무색계는 사천(四天)으로 나뉜다. 삼계가 이십팔천으로 나뉘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의 불교의 우주론을 다른 말로 삼계이십팔천(三界二十八天)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시나 문학작품에서 만나는 정신적인 이상향으로 등장하는 도솔천(兜率天)은 욕계의 육천(六天)중 4번째 하늘나라를 말한다.
보현보살. 경전을 수호하고 불법을 펴는 문수보살과 함께 석가여래의 협시불(찬조출연)로 유명하다. 보현보살의 수행 과덕 그 자체를 보현원행이라하여 불교 실천행의 상징으로 일컫는다. 불세계를 완전히 드러내며 중생구제를 목적으로 보살행을 실천하는 대표적 보살로 통칭 4보살중의 한 명이다. 4보살은 보현보살외에 문수보살, 관세음보살과 미륵보살까지 포함하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장보살이 빠져있어 좀 서운한 것 같다.
이 티벳불교 사찰에 진짜 티벳 라마승 두분이 참배하러 와서 경내가 소란스럽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너도 나도 이 라마승과 같이 기념사진 찍으러고 하다보니 그렇다. 덕분에 나도 라마승 사진을 옆에서 훔쳤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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