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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진호 May 30. 2019

언론이 통계를 이용하는 법

<벌거벗은 통계학> /  찰스 윌런 지음 / 김명철 옮김

출처: 미디어 오늘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대선공약 중 하나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이었다.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고 저임금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2년 연속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2018년에는 6,470원에서 16.4% 오른 7,350원, 2019년에는 7,530원에서 10.9% 오른 8,350원)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논란이 있었다. 일부 언론은 고용 증가세 둔화와 일부 서비스 업종의 고용이 최근 수개월 감소한 점을 근거로 들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전체와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한 언론은 3월 고용동향에 나온 실업률이 4.5%로 17년 만의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청와대는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발표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 '근로자 외 가구'를 제외하고 분석 대상을 근로소득 가구로만 좁혀 1인당 소득을 분석할 경우, 90%에 해당하는 근로자가 지난해보다 소득 증가율이 개선된 것은 물론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격차도 줄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통계에 대한 지식이 없고, 정부 정책에 엄청난 관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위에서 나열한 두 가지 입장 중에 어느 것이 맞고, 어느 것이 틀린 지 파악하기 힘들다. 언론들은 이 점을 정확히 알고 있고, 그것을 본인들의 정치색에 따라 아주 잘 이용한다.


 조금 더 살펴보자.  일단 실업률이 17년 만의 최악이라고 한 기사는 잘못됐다. 이는 매년 3월 통계만 비교 분석한 수치다. 2018년 3월 실업률은 4.5%인데, 불과 한 달 전인 2월 실업률은 4.6%였다. 2017년 2월 실업률은 5%, 3월 실업률은 4.2%였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은 2월에 4.9%, 3월에 4.3%였다. 청와대가 주장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 90%는 어떨까? 이 역시 현 정부 입맛에 맞게 통계를 사용한 것으로 본다. 해당 수치에는 자영업자와 실직자, 구직 실패자는 제외한 근로소득자만을 대상으로 집계한 통계에 근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통계는 우리 삶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교과 과정에서 배우는 통계는 단지 어렵기만 한 학문으로 기억된다. <벌거벗은 통계학>은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야구선수는 누구일까?', '넷플릭스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어떻게 찾아낼까?'라는 일상적인 주제로 통계를 다뤄서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었다. 업무에 있어서도 통계는 빼놓을 수 없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에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우리는 근거자료로서 통계를 사용한다. 조금 더 효율적이고, 조금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수치화하여 표와 그래프를 만든다. 이렇게 보면 통계도 기획의 영역에 들어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통계는 생각보다 우리와 밀접하다

  추천 기사 ①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57944.html

추천 기사 ②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mod=news&act=articleView&idxno=8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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