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진호 Aug 03. 2022

피부에 와닿는 ESG 총정리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KRX ESG 포털 이미지]


ESG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걸 왜 해야 하며, 누구를 위한 것이고, 어떻게 돈을 버는지에 대해 고찰해본 사람은 드문 듯하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한다. ESG에서 현재는 E, 즉 환경에 대한 이슈가 많다. S와 G도 대비해야 할 텐데 E부터도 제대로 정의가 안 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뷰티업계에 ESG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2020년 6월이다. 올리브영에서 클린뷰티라는 신규 카테고리를 론칭했고, 수많은 브랜드가 클린뷰티를 넘어 비건 화장품까지 영역을 다양하게 확장했다. 그렇게 2년 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너무나도 처참하다. 자신들의 정체성도 모른 채 통제권을 지닌 플랫폼의 기준에 맞추는 데 급급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ESG가 새로운 기준이 된 것이다.


물론 승자도 존재한다. 올리브영 그리고 최초의 타이틀을 지닌 브랜드들이다. 그 외에 잘된 클린뷰티 브랜드가 있다면 제보 부탁한다. (나도 객관적인 결과를 통한 인사이트 해석을 누구보다도 원한다.) 마케팅에서 ‘최초’라는 단어가 가진 힘은 위대하다. 지금 올리브영에서 난무하는 ‘1등’, ‘최고’ 등의 수식어도 사실 이러한 힘에서 나왔다.


우리는 이쯤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ESG, 클린뷰티, 비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미 2년 치의 결과는 나왔다. 당신은 무엇을 느꼈는가? 하나 확실한 건 이 모든 걸 맹목적으로 믿었다가는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럼 대체 이것들을 통해 돈을 버는 게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난 엘리트들이라 확신한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뉴노멀이 대두되고 있다. 세상이 투명해지고 사람들이 점점 똑똑해지며 기존의 기득권 세력과 전통적인 산업구조의 정경유착이 무너져 내렸다. 결국 ESG는 지속가능성 그리고 공평하고 건강한 수익구조를 가리키며, 엘리트들은 이를 무기로 소비자를 설득하고 세상을 바꾸고 있다.


전통적인 산업구조와 새로운 엘리트 계층 간의 주도권싸움은 현재 모든 인더스트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단, ESG가 시대적 흐름이기에 앞으로 엘리트들이 주도할 것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클린뷰티든 비건 친환경이든 다양한 키워드가 있겠지만, 최후의 수혜자가 누구인지 알고 접근하면 좀 더 현실적인 성공 방안을 마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당장 ESG로 돈을 벌었다는 브랜드가 있는가? 가장 큰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중요한 건 법적인 통합의 부재, 국제적인 규격화의 부재, 환경부의 역할 증대다. 아직은 모든 게 모호하다. 소비자의 인식 역시 부족하다.


[이니스프리 페이퍼 보틀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컷]


단적인 예로 지난해 일어난 이니스프리 소비자 기만 사건을 기억하는가? ‘페이퍼 보틀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이 종이를 이용해 친환경으로 제작한 용기라고 홍보했지만, 실상 종이 용기 내부에는 플라스틱 용기가 덧대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린워싱을 한 게 아니냐는 항의가 빗발친 것이다.


법적인 부분을 공부하고 있는 나로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이 아닐 리 없다. 브랜드도 억울한 부분이 많을 텐데 사회적인 인식을 고려해 잘 대응한 듯하다. 결론은 이니스프리는 잘못한 게 없다. 친환경 패키지의 기준은 보이는 겉면이 친환경 소재면 내부에 플라스틱 코팅이 입혀져도 ‘법적으로 친환경’이기 때문이다. 친환경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하면 이렇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인상 깊은 사건이었다.



이렇듯 체감이 가장 빠른 건 브랜드사다. 한국환경공단이 작년부터 제조·수입·판매업자를 대상으로 재활용의무대상 제품·포장재 출고·수입실적서 제출을 요청했다. 정해진 기간 내에 신고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내가 아는 모 브랜드는 한순간에 과태료 3,000만원 처분을 받았다. 환경을 대비하지 않은 대가다.


저탄소 소고기도 살펴보자. 정부가 공식적으로 저탄소 소고기 인증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축산분야 온실가스 30% 감축을 목표로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내가 지난번에 그린랩스와 정부가 탄소 측정 관련 빅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한 인증과 표시가 도입될 거라 언급한 바 있다. 적어도 3년 이상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행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그 중요성이 더욱 체감된다.


우리는 지금 ESG를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다. 미래는 이미 와있다. 다만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지구 온도가 1도 오르면 산불이 나고, 2도 오르면 전염병이 돌고, 3도 오르면 식량 부족에 따른 세계전쟁이 발발할 거라는 얘기가 있다. 이제 ESG는 환경 보호를 위한 참여가 아닌 인류가 살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걸 명심했으면 한다.




<함께 보면 좋은 글>

포브스 박진호가 만난 김태수 네오사피엔스 대표

스타트업 엘리트 vs 재벌 2  그들이 걱정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크리에이터는 봐라” 유튜브 망하면 뭐할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