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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진화 Jul 23. 2022

고마워, 그리고 잘하고 있어

나를 기쁘게 하는 말, 누군가를 기쁘게 만드는 말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와 적응하며 지내고 있어

과제도 모두 작성해서 제출했고, 학교는 이제 방학을 맞이했어

첫 청년활동도 나름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말이야


매주 수요일마다 가는 스피치 수업도 빠지지 않고 잘 다니고 있어

지난주 수업 주제는 칭찬이었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돌아가면서 발표를 했어


지금까지 들었던 말 중 나를 가장 기쁘게 했던 말


이 질문을 듣자마자 내일이가 해준 말이 바로 떠올랐어

“오늘이가 있어 후킹클럽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아 고맙고, 감사해요 :)”

후킹클럽을 통해 오히려 내가 배워가는 것이 더 많은데… 매번 후킹클럽 준비해주는 내일이한테 더 고마울 뿐인데

이렇게 매번 나에게 고맙다고 해주니 고맙고 또 고마워

일기 발행할 때마다 고맙다고 해주고, 후킹클럽 하면서도 고맙다고 해주고, 저는 단지 제 생각을 이야기한 것뿐인데 생각을 말해줘서 고맙다고 해주고, 온통 칭찬해주니 너무너무 고마워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칭찬 한 마디


칭찬… 하라고 하니 막상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생각나지 않았어

지난번 스피치 선생님이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다 외우려고 노력한다는 이야기가 떠올랐어. 매번 우리에게 커다란 이름표를 붙여주시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더라고.  우리가 발표를 하면 선생님은 우리가 한 이야기를 매번 기억했다가 내용을 다시 되짚어주면서 칭찬을 한마디 덧붙여주시거든.

그래서 그걸 한번 따라 해보고 싶었어. 스피치 수업을 함께 듣는 멤버들을 한 명씩 칭찬해보자


항상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칭찬을 아낌없이 해주시는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 이어 스피치 수강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칭찬을 써 내려갔어

매번 발표를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하는 유00님은 스피치 반의 에이스입니다.

이00님은 다양한 질문으로 수업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이끄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양00님은 떨린다고 하시면서도 당당하게 발표하는 모습이 카리스마 있습니다.



몇 명 쓰고 나니 칭찬의 말이 왜 이렇게 생각이 안 나던지…

사람들마다 다른 점을 칭찬하고 싶은데, 멋있습니다. 카리스마 있습니다. 잘하십니다…. 를 하고 나니 또 멋있습니다. 잘하십니다.


내가 이렇게 칭찬에 인색했던 사람인가 말인가

칭찬을 얼마나 안 하고 살았으면 칭찬하는 게 이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모든 학생들에게 매번 다른 의미를 담은 말로 칭찬을 해주시는 선생님이 엄청 대단하신 거구나 싶었어


머리를 겨우 겨우 짜내어서 7명의 사람들에게 칭찬 한 마디씩을 적었어(겹치지 않게). 그리고 내 차례가 되어 발표를 했지

선생님을 포함한 그날 함께 수업을 듣던 수강생 6명에 대한 칭찬을 앞에 나가 발표했어


그랬더니 선생님이 너무 너무 잘했더라고 나를 칭찬해주시더라.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칭찬의 박수를 쳐줬어

칭찬을 하라고 해서 칭찬을 했더니 칭찬을 받았어 WOW


그렇게 이어진 발표의 제일 마지막은 카리스마 있다는 분이었어

발표를 시작하기에 앞서 내 이야기를 꺼내시더라, 생각지도 못하게 자신을 언급해준 게 너무나도 고마우셨데.

그러면서 눈물을 흘리시는 거야.

젊은 청년이 다른 사람들을 생각할 줄 안다는 거에, 젊은 나이에도 너무나도 잘 살고 있는 거 같아서,

자신은 그 나이 때에 무엇을 했나 싶고, 왜 그렇게 하지 못했나 하는 회의감,

젊은 친구가 자신의 이름을 언급을 하며 칭찬을 해준 거에 대한 고마움

모든 감정이 떠올라 눈물이 나셨데


나는 솔직히 너무 당황스러웠어.  나는 그저 선생님의 이야기에 감동받았고, 선생님을 따라 하고 싶었고,

몇 안 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씩의 칭찬을 건넸을 뿐인데 말이야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구나 싶었어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삶이 이런 걸까?

나의 이야기가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

내가 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유가 되는 거겠지




며칠 전 내일이로부터 편지가 왔어

벌써 2022년의 상반기가 다 지났다는 게 너무 놀랍기도 하지만

나에게 이런 고마움을 표현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게 더 놀라워


항상 곁에서 “고마워”, “잘했어”라고 표현해주기에

나도 내일이게, 가족들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데 조금씩 더 익숙해지는 거 같아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표현하는 것은 좋고 나뻐지는게 아니라
자연스러워지는 건가 봐 


이렇게 나의 삶이 영향을 미치고, 누군가의 삶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는 듯싶어


내일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오늘은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해볼게



2022.06.26 칭찬과 고마움이 서로 다른 마음인 건지는 잘 모르지만 둘 다 좋은 거란 건 아는 오늘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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