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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라리며느리 Aug 25. 2020

악플에 대처하는 방법

악플을 피하고 싶었어

요즘 뉴스 기사나 SNS 등에서 악플 대잔치를 보는 건 흔한 일이다. 안타깝게도 악플 때문에 고통을 견디지 못해 생을 마감한 사람들도 많다. 이게 큰 사회 문제가 되어 요즘 몇몇 포털에는 댓글 다는 창을 아예 없애버렸거나 실명으로 댓글을 쓸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악플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사람들도 아직 많다. 얼마나 힘들까? 자신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인신공격을 당하고 심지어 가족들까지 건드리며 상처를 주는데 나라면 견딜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악플러 고소, 선처 없음' 기사를 보면서 매번 하게 된다. 


그런 댓글은 누군가 나에게 쏜 화살입니다. 그걸 쏘지 못하게 할 방법은 없어요. (중략) 악플 때문에 화를 내거나 속상해하거나 우울해하는 것은 '악플러'가 쏜 화살을 주워서 스스로 자기 심장에 꽂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표현의 기술> P. 75


혹시 악플 때문에 생을 마감한 분들이 이 말을 새겨 들었다면 비극은 피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된다. 나는 유명인도 아니고 글을 많이 쓴 사람도 아니라 아직까지 이런 경험은 없지만 앞으로 계속 글을 쓰다 보면 나에게도 이런 일이 없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없는 악플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 





'표현의 기술' 제3장에서 유시민 작가는 '악플 대처법'에 대해 한마디로 말해주셨다. 


모르는 척 넘기는 겁니다. 


'완벽하고 치열한 무플'로 대응하는 것이 유시민 작가만의 '민간요법'이라고 말하며 악플러와 싸우지 말라고 한다. 달래려고 하지도 말고 눈길을 주지도 말고 극복하려고 하지도 말라고 한다. 싸울 가치가 없고, 달랠 수 없으며, 눈길을 줄 이유도 없고, 극복할 수도 없으니 'X무시'만이 최선의 대처법이라고 속시원히 말해주고 있다. 


악플은 그 대상이 된 사람의 잘못이 아니며 그 사람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아닙니다. 악플을 쓴 사람의 내면이 얼마나 남루하며 황폐한 지 보여 주는 증거일 뿐이에요. 남의 문제를 가지고 왜 내가 고민합니까? 그래야 할 이유가 없어요. 위에서 소개한 악플은 그것을 쓴 사람의 인격과 내면을 보여 줄 뿐, 저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저는 그저 이렇게 생각합니다. "악플 다는 데도 열정이 필요한데, 나름 참 애쓰면서 열심히 사는구나." 그러면서 제가 해야 할 일,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집중합니다. 악플과 싸우는 데는 단 1초도 쓰지 않습니다. <표현의 기술> P. 74


악플 때문은 아니었지만 나에게도 다툼이 있었던 적이 있었다. 지인과의 일이었는데 별거 아닌 일로 사람을 너무 괴롭혀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움찔움찔하고 불면증에 시달리며 일주일도 안 된 기간에 체중이 3킬로나 빠졌던 기억이 있다. 결국 이것만은 하지 않으려고 했던 전화번호를 바꾸고 일단락되었지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심장이 빨리 뜀을 느낀다. 그 생각을 하니 악플로 고통받는 분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내 마음과 달리 자기 생각에만 빠져 상대를 고통스럽게 하고 온갖 나쁜 말로 상처를 주는데 과연 당해낼 자가 몇이나 있을까? 


악플의 근본 원인은 우리 자신이다.


악플 다는 사람을 미워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나쁜 사람만 악플을 다는 게 아니니까요. 다른 사람 처지에서 생각해 보는 태도가 없으면 악하지 않은 사람도 악플을 답니다. 해결해야 할 갈등이 있는데도 소통이 잘 되지 않아 감정이 격해질 때도 그렇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악플은 소통을 가로막는 원인인 동시에 소통이 막혀서 생긴 결과이기도 합니다. 악플의 근원이 비뚤어진 인격이나 사악한 마음만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더 나아가면 악플의 근본 원인은 우리 자신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표현의 기술> P.82

    

악플의 근본 원인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말이 참 와 닿는다. 내 글이 없으면 답글도 없고 선플을 기대하다가 악플이 올라오니 과욕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그렇다. 악플이 싫으면 글을 쓰지 않으면 된다. 유독 욕을 먹는 연예인들이 악플러들을 고소한다고 하는 걸 보며 그냥 포스팅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나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를 드러내고 싶은 욕망과 표현의 욕구가 있다. 악플이 두려워 글을 쓰지 않고 자신을 표현하지 않으면 소통하고자 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도 막혀 버린다. 그래서 악플러들과의 전쟁이 계속되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근거가 없는 비난, 논리가 없는 공격이 악플이라고 한다. 비정상적인 악플과 정상적인 비판 글을 구별하는 기준은 근거가 있는지만 보면 알 수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은 못 하겠다. 악플러를 피할 수 없다면 악플을 보는 나 자신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무플보다는 악플'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무플은 무관심, 악플은 최소한의 관심을 뜻한다. 악플을 대처하는 방법은 철저히 무관심하거나 그 '최소한의 관심'을 조금은 감사히 여기고 나를 돌아보며 스스로 공부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본다. 나를 표현하는데 의미를 두자!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바꾸려면 우리 자신이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덜 어리석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읽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글을 씁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덜 어리석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는 누군가가 있어서 내 글을 읽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슴에 품고 말입니다. <표현의 기술 > P. 102


*30일 동안 매일매일 한 챕터씩 읽고 서평 쓰기 도전 Day 07



참고도서 <표현의 기술> 글 유시민 만화 정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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