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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라리며느리 Sep 08. 2020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 하는 부모가 꼭 해야 할 일

법칙 5.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라.

불과 며칠 전 일이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둘째가 울면서 오빠가 자기를 때렸다고 한다. 그 일이 있기 전날 밤에도 첫째가 둘째를 때려 혼을 내고 다짐까지 받았는데 다시 그런 일이 생긴 거다. 동생을 또 때리면 손바닥을 한 대 맞기로 했었다. 되도록이면 때리지 말고 키우자고 다짐했는데 현실은 잘 되지 않는다. 아이는 잘못했다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또 다짐을 한다. 그전에 동생을 때려 혼날 때 재방송을 보는 것처럼 똑같다. 잘못했는지 알고 있지만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그래서 손바닥 맞기는 특단의 조치로 내려진 것이었다. 마음이 편하진 않았지만 한 말이 있으니 때리기로 했다. 한 대인 대신 좀 세게 때렸다. 다음에 또 동생을 때린다면 그땐 두 대가 될 거라 엄포를 놓았다. 그렇게 그 날 일은 일단락되었다.



아이가 폭력적인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9살이나 되었는데 마음에 안 든다고 손부터 움직이는 건 아니라 생각했다. 사실 손바닥 때리는 것도 폭력이다. 폭력은 안된다고 가르치면서 정작 엄마인 나는 폭력을 행사한다. 과연 이게 맞는 건지 내면에서 항상 싸운다. 이 답을 조던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 중 다섯 번째 법칙인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라'에서 찾았다. 이번 챕터는 아이를 둘 키우고 있는 엄마인 나에게 정말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 고민하고 있었던 부분이 해결되는 기분이 들었다. 많은 육아책을 보면서 주장하는 말들이 달라 혼란스럽기도 했는데 이 책에 나와있는 훈육과 체벌에 대한 방식을 믿기로 했다.




처벌의 단점을 강조하는 속설과 부모의 역할


아이가 폭력적인 게 걱정되는가? 폭력은 당연한 것이다. 폭력은 인간의 본성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평화다. 평화는 배우고 익히고 노력해서 얻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어린아이는 상대를 때린다. 그 이유는 첫째, 공격성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둘째는 공격이 욕망의 충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공격성이 후천적으로 생기는 것이라는 생각은 틀렸다. p. 188~189


저자는 아이들이 폭력적인 건 당연하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은 선함과 악함을 동시에 지닌 존재라 어린아이도 어른만큼이나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이는 그저 순수하다고만 생각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아이는 유아를 말하는 것인데 9살인 우리 아이에게도 적용이 되는 게 맞는 건지 의문이 들긴 한다. 아이가 나에게 혼날 때마다 감정을 억누르게 되어 폭력성이 커진건가 하는 자책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잘못된 행동을 하는데 그냥 놔두는 것 또한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보다 그 역할을 잘하고 싶다.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은 욕심에 육아서를 많이 읽는 편이다. 어떤 육아서에서는 '체벌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아이를 때리면 아이에게 폭력을 가르칠 뿐이다'라는 말로 체벌은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한다. 나도 이 두 주장 때문에 아이들을 혼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던 피터슨은 둘 다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첫 번째 주장은 10대의 악마도 한때 순박한 아기 천사였다는 망상을 조장하고 자녀가 공격적인 성향을 띠는데도 바로잡지 않는 것은 자녀의 장래에 어떤 도움도 주지 않기 때문에 틀렸다는 것이다. 또 이 말은 '안 돼'라는 말로 모든 나쁜 행동을 제지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실질적인 조치들이 전제되어 있지 않으면 '안 돼'라는 말은 의미 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전적으로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안 돼'라는 한마디로 아이들이 통제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은 그리 순수하지 않다. 사람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다르다. 자기가 말을 들어야 하는 사람과 무시해도 좋은 사람을 아이들은 기가 막히게 알고 있다. 두 번째 주장 역시 잘못된 이유는 우선 '때리기'는 유능한 부모의 훈육 행위에 대한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고 말하며 이 주장에는 규모와 맥락,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동생을 때리는 것을 보고 꿀밤을 때린다면 아이는 두 행위의 관련성을 깨달아 다음에는 때리는 행동을 망설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한 번으로 아이의 잘못된 행동은 바로 잡히지 않는다. 훈육이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괴롭힘이 계속되는 이유는 당신이 부모로서 괴롭힘을 중단시킬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탓이다. p 210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부모 책임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부모가 훈육의 책임을 소홀히 하고 자상한 모습을 보여줌으로 해서 책임 회피를 정당화한 것이라고 부모를 꾸짖고 있다. 그렇다면 책임감 있는 부모가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무엇보다 효과적으로 훈육하겠다는 결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효과적이지 않아도 훈육 자체를 포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사실 나는 훈육을 너무 많이 해서 걱정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강박에 아이들을 너무 통제하고 있는 건 아닌가 고민이었다. 어쨌든 훈육을 포기하지 않은 건 잘한 것이다. 저자는 훈육과 처벌은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나쁜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말하며 훈육의 원칙에 대해 말해준다.



조던 피터슨이 말하는 훈육의 원칙

    

첫째, 중요한 최소한의 규칙만 남겨라.
둘째, 그 규칙을 적용할 때 최소한의 힘만 사용해라.
셋째, 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넷째, 부모는 자신들도 냉정하고 교만하고 원망하고 분노하고 기만하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다섯째, 부모에게는 현실 세계의 대리인으로 행동할 의무가 있다.


규칙은 되도록 적을수록 좋고 단순할수록 효율적이다. 규칙이 너무 많으면 나쁜 규칙들 때문에 좋은 규칙도 지키려는 마음마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규칙을 어겼을 때는 꼭 필요한 조치를 취하되, 가장 최소한의 힘만 쓰라고 한다. 그런 방법으로 저자는 사회적으로 격리시키는 '타임아웃(생각하는 의자, 생각의 방)'을 권유한다. 인간은 자유를 박탈당하면 신체적 고통과 비슷한 정도의 고통을 느끼기 때문이다. 체벌, 자유 박탈, 사회적 격리를 같은 처벌로 보는 이유다. 얼마 전에 아이 손바닥을 때리고도 마음이 편치 않아 우리끼리의 규칙을 정했었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주말에 하는 게임 한 시간을 금지시키기로 했더니 꽤 효과가 있었다. 그 좋아하는 게임을 주말에만 할 수 있는데 그것마저 못하게 되니 어찌 보면 한 대 맞는 것보다 두려울 것 같기도 하다. 이마저도 효력이 떨어지면 다음에는 저자가 말하는 '타임아웃'제도를 한 번 도입해봐야겠다. 이런 노력은 엄마인 나 혼자만 해선 되는 일이 아니다. 아빠도 같은 마음이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일관성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엄마에게서 안 되는 일이 아빠에게는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가 자녀의 잘못을 마냥 포용할 만한 역량이 안된다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한다면 부모가 힘을 합쳐 적절한 훈육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부모가 화를 못 참아 아이에게 무자비하게 주먹을 휘두른다면 그건 더 이상 처벌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 사이가 최악의 단계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부모는 자녀의 행복을 보장하고 바람직하게 키워야 하는 책임이 있다. 그 책임을 다해야 아이는 자존감과 안정감, 사회성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아이가 어릴수록 아이에게 부모는 이 세상의 전부나 마찬가지다. 그만큼 부모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 다섯 가지 원칙을 남편과 함께 기억하고 꼭 지키도록 노력해야겠다.




분명한 규칙은 자녀 성장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차분하고 합리적인 부모가 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사회성 발달과 심리적 성숙이 최적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훈육과 처벌 원칙은 용서와 공정함의 바탕 위에 있어야 한다. 명확한 규칙과 적절한 훈육은 어린아이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다. 가정과 사회의 질서를 확립하고 유지하며 확장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p. 215


헌신적이고 용기 있는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올바른 훈육이라고 한다. 나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훈육을 너무 많이 해서 걱정이었다. 아이 기죽인다고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제지하지 않은 부모는 아니었다는 것에 안심이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훈육이 다 좋다는 건 아니다. '올바른' 훈육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규칙을 만들고 서로 감정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 사실 지금도 우리 가족이 지켜야 하는 규칙은 있다. 이번에 이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고 규칙을 잘 지켰을 때와 어겼을 시에 하는 보상과 벌칙에 대해서도 다시 이야기해봐야겠다. 아이들의 말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고 계속 공부해서 아이들이 가는 길에 도움이 되는 부모가 되고 싶다.



*30일 동안 매일매일 한 챕터씩 읽고 서평 쓰기 도전 Day 21


참고도서 <12가지 인생의 법칙 : 혼돈의 해독제>  조던 B. 피터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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