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머니 Sep 05. 2023

거절 포비아

여기는 글 좀 쓴다, 방귀 좀 뀐다는 사람들 모여 있는 브런치이다. 이미 작가, 곧 작가, 언젠가 작가인 사람들이 모여서 '이거 봐라, 나 잘 쓴다'하는 브런치임을 안다. 처음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고 후회했다. 나보다 잘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글구려병'(이모경모 작가님도 한 때 앓았다는 병)으로 한참을 힘들었다. 그래도 썼다. 한 번 투고해서 성공해 봤다고 두 번 했다. 그것도 성공했다. 세 번째는 그냥 내줄 줄 알았더니 또 투고하는 중이다. 이렇게 투고하다간 출판업계 사람들이 내 메일을 스팸으로 저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내가 지금 스팸 걱정을 할 때가 아니다. 책으로 만들고 싶다. 누군가는 돈을 내고 내 글을 읽어주면 좋겠다. 눈물을 흘리고 웃기도 하며 글이 좋다고 해주고, 돈 아깝다는 악플도 보고 싶다. 한 번, 두 번, 세 번 계속 그러고 싶다.


브런치에 글 잘 쓰는 넘치는 작가님아, 여기서만 쓰지 말고 투고를 해라. 거절도 당해보고 출간도 해보고 할 거 다 해봐라. 나만 이 힘들고 괴로운 일을 당할 수는 없지 않으냐. 쓰면 다 작가라지만 솔직해지자. 돈 받고 글 쓰는 사람이 진짜 작.

그러니 작가님들아, 투고해봐라.

나 만큼 투고하고 거절당해봐라.

투고의 거절은 무응답도 슬프고 형식적인 거절도  싫다. 저렇게 원고에 피드백을 주고 따뜻하게 거절을 하면 옷깃을 붙들고 물어보고 싶어 진다.


그러니까 어떤 걸 쓰면 계약을 해줄 겁니까?

팔리는 글이 뭡니까?

내 글이 구려서 그런 건 아니란 말입니까?


투고 하나, 투고 둘, 투고 셋

오늘도 원고가 바람에 스치지 않고 편집자의 마음에 콕 박혀 책으로 출간되기를 빌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눈빛으로도 굽신거릴 수 있다니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