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파주까지는 멀지만 우체부 아저씨는 다음날 도착하게 해 주신다고 해서 4700원을 냈어.
내가 고친 네가 마음에 드니?
네가 고쳐진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싫다고 말할 수는 없어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하며 최대한 공손하게 써야 했어.
잘 도착했어?
소중한 첫 1교야.
널 잊을 수 없을 거야.
난 너를 보내고 카페에서 시를 읽고 있어.
그런데 이상하지.
시가 눈에 안 들어와.
보낸 네 생각이 나서 말이야.
1교를 보냈는데 대표님의 전화가 없다.
이럴 거면 책내지 말자고 할까 봐 겁난다. 계약금도 받아놓고 책 안 내준다고 할까 봐 두렵다.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가? 돈을 받고 글을 팔았는데도 내가 을인 기분. 내 속에 나온 것을 낯선 손에 보내면 이렇듯 두렵고 겁이 난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첫날처럼. 학교에 보낸 첫날처럼. 1교를 보낸 첫날은 그렇게 설레고 두려운 3월의 첫 등교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