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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머니 Feb 11. 2023

토마토 반찬

스테비아 토마토 너~~~ 실망이야.

자주 가는 과일가게는 토요일, 일요일 장사하지 않는 주 5일 근무를 한다. 그 집 스테비아 토마토는 끝내준다. 남편은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토마토는 처음 먹어본다며 한 팩을 혼자서 다 먹는다. '5900원 한 팩을 니 혼자 다 쳐 물 거예요?'묻고 싶지만 싸울까 봐 나는 그저 맥주만 하나 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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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토요일. 문 연 마트로 갔더니 스테비아 토마토가 무. 려. 3900원 이랬다. 2000천 원이나 싸다니. 뭔가 속은 기분, 사기당한 기분을 애써 잠재우며 평소와 달리 통 크게 두 팩을 샀다. 집으로 와서 한 팩을 씻어서 담았다. 남편이 보기 전에 얼른 몇 개라도 먹을 생각이었기에 마음이 급했다. '이거 맛이 왜 이래? 방울토마토를 잘못 들고 왔다' 생각하며 영수증을 봐도 스. 테. 비. 아. 토. 마. 토. 맞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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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스테비아 사 왔어." 다정하게 남편을 불렀다. 넌 입맛 따윈 없으니, 미각은 후졌으니 이것도 잘 먹겠지 했다. "이거는 그냥 토마토네. 단맛이 음노." 하면서 두 개만 먹고 마는 남편을 보며 미각이 후지지 않았음을 인정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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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쩌지?'

'버릴까? 죄받을 거야. 두 팩이나 있잖아. 일단 한 번 구워보자.'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설에 받은 선물세트의 스팸과 냉동실에 있는 비상떡이 생각났다. 꼬지에 끼우고 기름을 두르고 구웠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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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토마토 다네. 다 꿉으라." 하면서 남편은 앉은자리에서 다 먹는다. 반찬으로 하려고 했는데, 밥이랑 먹으라고 만들었는데, 밥이 되기 전에 다 먹었다. 내일부터는 밥을 먼저 해놓고 반찬을 해야겠다. 매일 그렇게 다짐하지만 반찬부터 하면 밥이 다 된 식탁에는 김치와 밥과 어제 먹던 반찬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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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일은!

반찬을!

나중에 하겠다.

이게 다 스테비아 토마토 때문이다. 네가 맛있었다면 반찬으로 만들 일은 없었을 텐데. 오늘도 김치랑 어제 먹던 된장찌개를 먹는 일은 없었을 텐데. 원망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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