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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우리 Nov 11. 2022

새벽녘, 아침을 준비하는 사람들

나의 일상은 어떠한가.


얼마 전 일이다. 일이 있어 아침 일찍 서둘러 나올 때이다. 자가운전이 아닌 택시에 몸을 싣고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택시 창문으로 보이는 바깥세상을 구경했다. 동트기 전 새벽하늘은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일찌감치 꽃단장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저 멀리 하늘과 산이 맞닿은 그곳은 붉은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곧 있을 붉은 태양빛이 솟아오를 수 있게 시동을 거는 것 같았다. 저만치 눈부신 햇살 한가득 빼꼼하며 타이밍을 체크 중인 듯했다.


그렇게 난 붉은 태양이 솟아오르길 멀찌감치 보며 택시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바깥세상을 엿보기에 바빴다. 그곳은 매우 분주해 보였다. 택시기사님은 잔잔한 클래식 음악에 맞춰 운전을 해주시고 난 도로에 나와 있는 차들을 바라봤다.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도로엔 차들이 빼곡히 신호등을 지키며 저마다 목적지를 향해 출발 대기를 하고 있고, 거리엔 새벽 공기로 인해 추운 몸을 움츠리고 부지런히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을 마주한다. ‘대체 저 사람들은 몇 시에 일어난 걸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반면 ’ 지금 집으로 들어가는 길인가?' 혼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도로 위에 차들과 거리에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제법 추워져 은행나무 은행잎들이 바람을 타고 떨어지기 시작한다. 바람결에 떨어지거나 안간힘을 버티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은행잎들이 저마다 사연이라도 있는 것처럼 나에게 사연들을 얘기해주는 거 같았고 어디론가 휘날려 날아가는 은행잎들을 또 멍하니 바라본다.


아주 오랜만에 새벽 공기를 마셔본다.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니 활기 넘쳐 보이고 나도 그들 틈에 끼어 뭐라도 된 것처럼 기분이 UP이 됐다.


아침형 인간이 되고 싶지만 난 아침잠이 많다. 밤에 책을 보거나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모두가 잠든 밤, 난 그 시간을 온전히 느끼고 있다. 그리고 늘 아침잠에 힘들어하고 있다. 새벽녘, 아침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조금이라도 일찍 일어나 보자, 다짐하고 실행에 옮겼지만 작심삼일만에 그만뒀다.


나의 봄날의 햇살은 모닝콜도 없이 아침에 눈이 떠진다고 한다. 군대 생활을 오래 한 탓도 있지만 성향인 거 같다. 나와 달리 늘 부지런하고 늘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봄날의 햇살을 보면 대단한 느낌도 받는다. 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싶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은 새벽 한 시가 조금 넘었다. 난 이 시간이 참 좋다. 가족들은 모두 잠들고 조용하고 달콤한 이 시간들이 마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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