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시작법

시를 찾는 여정

by 지니

시를 쓰는 일은 마치 길을 떠나는 것과 같다. 그 길은 잘 보이지 않기도 하며, 때로는 미로처럼 얽혀 있지만, 결국 시는 그 길 위에서 시작된다. “시란 감정을 표현하는 기술이다.” 라는 김춘수 시인의 말처럼, 시의 시작은 감정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어떤 강렬한 감정이나 생각을 붙잡고, 그것을 풀어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시작은 항상 명확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처럼, 한 발 한 발 내딛는 일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구름을 쫓는 일”이라고 김춘수 시인은 말했다. 구름은 언제나 흐려져 있고, 모양이 바뀌기 때문에 그 형상을 정확히 잡아내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름을 쫓고자 하는 마음은 시를 쓰는 마음과 닮아 있다. 시는 때때로 잡히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추구하는 마음에서 의미가 생긴다. 그 마음을 놓지 않고,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생각들을 차례로 펼쳐 놓는 것이 시의 시작이다.

또한, 시를 쓸 때는 종종 '왜'라는 질문이 떠오른다. "왜 나는 이 순간을 시로 남기고 싶을까?”이 질문에 답을 찾는 것에서 시의 시작이 온다. 이런 물음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말처럼 "시란, 일상의 익숙함을 예리하게 보고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라는 대답을 주기도 한다. 시는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감정이나 풍경을 또 다른 방식으로 세상에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시의 시작법은 단순히 어떤 '형식'이나 '기법'을 따른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자신만의 '느낌'과 '진실된 생각'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단어들은 마치 숨겨져 있던 보석처럼 빛을 발하고,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한 문장, 한 단어에서 시작해 세상의 모든 감정과 생각을 담아내는 시. 그 시작은 언제나 마음 깊은 곳에서, 또는 우연히 마주친 순간에서 일어난다. 시를 쓰는 일은, 결국 그 ‘시작’을 감지하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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