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디자인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소비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비즈니스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면서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짧은 유행(fad-패드)을 경쟁적으로 쫒고 있다. 결국, 모두 비슷비슷해지고 만다.
서비스와 기술만 가지고 경쟁자와 차별화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그래서 외식시장에서 디자인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디자인은 철학이 있어야 생명력이 가진다. 그러나 철학을 가지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지 않는다. 철학이 없으니 전략, 목표, 스타일이 생길 수 없다. 철학이 없으니 분별이 생기지 않고 짧은 유행을 맹종한다. 인테리어 같은 디자인도 유행에 따라 수명이 좌우된다. 인테리어 같은 디자인의 수명이 짧아지면 손익분기점과 투자원금 회수기간도 길어진다. 그렇지 않아도 음식점 경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도 많은데 말이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선택지를 받아든 소비자들, 그만큼 쉽게 싫증내고 변덕스러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고 붙들어 놓을 것인가? 과연 시간을 이겨내고 오래 견디는 디자인, 내구성이 있는 디자인이 있기는 있는 건가? 있다면 뭐가 다를까?
인간은 자연스럽게 대상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우리의 감각기관을 총동원해 그 특징을 파악하려는 속성이 있다. 이러한 감각적 전이 현상을 공감각(synesthesia)이라 한다. 코카콜라 용기가 그토록 오랫동안 그 원형성을 유지했던 이유도 바로 이러한 공감각 디자인의 원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조영식 《시간을 이긴 디자인》
100년 넘게 원형성을 유지해 온 코카콜라 용기에는 오감과 공감각 디자인의 원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카콜라는 오감과 공감각 디자인을 이용해서 매력적인 용기의 강력한 원형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계속해서 관리해왔다.
음식점은 사람의 오감을 모두 활용해서 마케팅 할 수 있는 유일한 업종이다. 음식점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고 기억되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모든 감각을 이용해 체험될 수 있는 ‘디자인의 원형’을 만들어야 한다.
음식점 디자인이 ‘시간을 이기는 디자인’이 되려면 심미적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에게 강렬한 기억과 인상을 줄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 사람이 가진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오감을 전부 활용하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음식점은 그것이 가능한 유일한 업종이다.
음식점은 시각적 형태와 함께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을 총체적으로 이용해서 강렬한 스타일을 만들어 내야 한다. 소비자가 체험하고 느끼도록 해야 한다. 코카콜라가 그랬던 것처럼 매력적인 원형성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지속적으로 관리해 줘야 한다. 그런 노력만이 전통이라는 시간적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시간을 이기는 디자인의 음식점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도 단순한 블록 완구가 70년이 넘게 세계 대다수 어린이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너무나 단순하기 때문이다.” 조영식 《시간을 이긴 디자인》
레고 같은 단순한 완구가 70년 넘게 세계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처럼 많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아 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완성된 장난감을 팔지 않고 상상력을 판매했기 때문이며, 그들이 팔았던 상품이 너무나 단순했기 때문이었다.
시계는 정확한 시간을 전달하는 정밀기계이면서, 사회적 신분을 암시하는 상품이었다. 스위스의 시계산업이 위기에 빠지기 전까지, 스와치가 시계를 패션 액세서리로 바꿔놓기 전까지는 그랬다. 스와치는 그런 손목시계의 의미를 혁신하는데 성공했다. 시계라는 정밀기계의 카테고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의미를 혁신해서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고, 새로운 시장의 선도자가 되었다.
이제 음식점은 음식점이어서는 안 된다. 음식만을 파는 음식점에는 미래가 없다. 시간을 이기려면 레고나 스와치처럼 카테고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음식점 카테고리에 대한 의미를 혁신해야 한다. 또한 오감에 반응하는 강력한 디자인의 원형을 만들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속적으로 정성을 다해 가꿔 나가야 한다.
by 행복한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