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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익준 Jan 13. 2022

왜 요즘은 음식점이 상품진열까지 알아야 할까?

얼마 전까지도 외식(外食)과 내식(內食)으로 명료했던 외식산업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로 인한 라이프스타일의 빠른 변화, 음식 관련 기술(food-technology)과 비대면 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더해서 코로나19 감염증의 세계적 유행을 계기로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서 가정대용식(HMR) 같은 외부에서 만들어진 음식이나 식재료를 문전배달, 편의점, 전자상거래 같은 다양한 공급 채널(supply channel)을 통해서 가정을 비롯한 다양한 장소에서 소비하는 형태로 빠르게 외식산업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죠.



음식의 공급 채널과 외식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중심의 외식시장은 이미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변화에 대한 압력도 점점 거세지고 있습니다. 가정대용식(HMR) 시장도 마찬가지죠.




공급자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품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니즈도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가정대용식(HMR)은 이제 편의성과 단순한 집 밥의 개념을 넘어선 것 같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근사한 한 끼, 이국적 음식, 건강식 등을 바라는 소비자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만족시키는 상품을 계속해서 선보여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명 음식점의 메뉴들을 가정대용식(HMR) 상품으로 개발하고, 판매까지 하는 일명 RMR (Restaurant menu replacement) 비즈니스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먼 거리의 유명 음식점도 쉽게 방문할 수 없게 되면서, 집 밥과 집근처 배달음식에 지겨워진 소비자들에게 유명한 음식점의 메뉴를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하나의 세트로 구성해서, 공장이나 음식점에서 생산하고, 냉장이나 냉동 상태로 판매하는 밀키트(meal kit) 상품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밀키트 상품의 인기는 일정 수준의 음식을 싼 가격에 안전한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밀키트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유통채널도 빠르게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대형마트나 편의점, 배달로만 구입할 수 있던 밀키트가 이제는 무인 밀키트 전문점, 전통시장, 오프라인 음식점, 라이브 커머스(웹, 애플리케이션 같은 플랫폼에서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온라인 채녈) 같은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외식산업의 상품과 유통채널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음식점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와 오프라인 음식점의 역할에 대한 기대도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품 판매를 한정된 상권의 고객 방문에만 의존하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전략에만 기댈 수는 없게 된 것이죠..


이제는 음식점들도 배달과 테이크아웃, 매장 판매 같은 전통적인 판매방식은 물론 자사몰,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라이브커머스 같은 다양한 유통경로를 활용한 옴니채널 전략을 펼쳐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옴니채널(Omni-Chanel)은 라틴어의 모든 것을 뜻하는 ‘옴니(Omni)’와 상품의 유통경로를 의미하는 ‘채널(Channel)’의 합성어입니다.



옴니채널은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가 보유한 모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통채널을 넘나들면서 시간과 물리적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상품을 검색하며, 구매하고, 반품까지 할 수 있도록 소유한 모든 유통채널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말합니다.



옴니채널 전략은 단순하게 판매점의 숫자를 확장하는 멀티채널(Multi-Chanel) 전략과는 다른 개념이죠.

이제 오프라인 음식점들은 당연히 가정대용식(HMR) 상품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오프라인 음식점만의 상품과 서비스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상품과 인테리어,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오프라인 매장에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지금까지와는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오프라인에서만 충족되는 소비경험 즉 판촉이나 접객서비스 방법 또한 개발해야 할 것이구요.



음식점에서도 이제는 판매점에서나 필요했던 ‘비주얼 머천다이징’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비주얼 머천다이징(VMD:Visual Merchandising)은 본래 백화점 같은 소매(retail)분야에서 시작된 용어로 상품기획(Merchandising)과 시각화(Visual)의 합성어입니다.



비주얼 머천다이징은 매장의 상품과 인테리어, 디스플레이와 판촉, 접객서비스 등을 시각적으로 구체화시켜서 점포의 이미지를 고객에게 인식시키는 표현전략이며, 상품을 어떻게 고객들에게 제안할 것인가를 미리 계획하는 ‘판매전략시스템’을 말합니다.


‘비주얼 머천다이징’의 목표는 점포와 상품의 이미지 높이고, 경쟁점과 차별화해서 즐거운 쇼핑환경을 제공하며, 판매의 효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음식점에서도 이런 ‘비주얼 머천다이징’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브랜드와 상품에 대해 올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



고객과 경쟁자 그리고 판매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이해도 필요하죠.



‘비주얼 머천다이징’ 담당자는 음식점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도 장착해야 합니다. 판매 중심적 사고를 가지고 고객들에게 시간을 서비스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감성마케팅을 펼칠 생각을 해야 합니다. 당연히 인테리어나 디스플레이 같은 물리적 환경을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주기적으로 리뉴얼을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도 가져야 하죠.



오늘날처럼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 고객의 취향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실패하는 음식점은 환경변화에 무감각하며 보수적인 경영 자세를 유지하지만 성공하는 음식점은 환경변화에 민감하며 항상 진취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점포일 것입니다.



실패하는 음식점은 상품 콘셉트가 점포의 목표고객과 맞지 않지만 성공하는 음식점은 목표고객을 니즈에 맞춰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양질의 상품을 적정한 가격으로 구색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개발해서 제공하고자 노력할 것이입다.



실패하는 음식점의 이미지는 경쟁점과 별로 차별되어 보이지 않으며 상품과 동떨어진 인테리어나 디스플레이로 격이 떨어져 보이겠지만 성공하는 음식점의 이미지는 그와 정반대의 길을 걸을 것입니다.



실패하는 음식점은 ‘비주얼 머천다이징’을 전문가의 일쯤으로 치부하겠지만, 성공하는 음식점은 ‘비주얼 머천다이징’에 대해 계속 공부하면서 자주 상품 진열과 디스플레이 연출을 바꿔줄 것입니다.

사람들은 ‘비주얼 머천다이징’과 단순한 디스플레이 연출을 헷갈리곤 합니다. 그러나 ‘비주얼 머천다이징’은 디스플레이를 포괄하는 한 차원 높은 개념입니다.



디스플레이는 미(美)적인 관점에서 상품을 아름답게 보여주기 위해서 판매현장에서 필요한 하나의 전술인 반면 ‘비주얼 머천다이징’은 음식점이 지향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체화시켜서 원활한 마케팅 활동을 할 목적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매입하고, 판매하는 단계까지 관련된 모든 업무를 포괄하는 전략이죠.



이제 전자상거래(e-commerce)는 물론 다양한 형태의 외식채널들이 생겨나고 있고, 오프라인 음식점도 온. 오프라인을 통합한 옴니채널 전략을 사용해서 지금까지와 다른 방법으로 경쟁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오프라인 음식점들도 판매점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비주얼을 이용한 마케팅(visual marketing), ‘비주얼 머천다이징’ 전략을 활용하는 것은 더욱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브랜드경험디자인연구소

인포마이너/ 공간 디자이너/ 작가/ 교수

JIN IKJUN

<소유보다 소비 경험이 중요한 시대> 인상적인 경험이 가능한 공간, 사람들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외식 기업들의 브랜드 공간 마케팅을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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