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교 Sep 26. 2021

가을, 인사동

내가 그리는 이유



그림이 언제는 제게 챌린지가 아니었던가요. 오늘은 38×53×38 그러니까 76×53 정도의 크기에다 그렸어요. 가운데에 종이 붙인 자국 보이시지요.


남편이 낮에 장봐 온 돼지갈비 양념 양을 두고 걱정하길래 망해 봐야 갈비지 뭐 했더니만 제 그림은 망해 봐야 챌린지죠 머.


인사동 한 골목이에요. 몇 번 나가지도 않고서 찍어온 사진을 아주 잘 울궈먹어요. 기와 지붕과 담장이 보이고 전봇대와 전깃줄이 엉킨 하늘로 가을이라는 계절로 바뀌려는 순간이 제 눈에는 담긴 듯하여 <가을, 인사동>으로 제목을 붙여 봅니다.


한 번 어쩌다 시작된 그리는 일이 4년째에 꿈 같은 시간을 만들어 주는데요. 아직도 제 마음에 들어온 장면을 그릴 땐 설레요. 이 설렘이 풍경을 그릴 때 아마도 더하고요.


그리기 시작하고서 1년이 채 안 지났을 때 열심히 그려도 풍경을 원하는 대로 못 그리면 어쩌나 걱정이 들었었거든요. 그림이 도무지 안 느는 듯해서요. 그런데 그림과 나누는 시간은 꼭 연애 같아서 저만 좋아해도 충분히 괜찮은 일이었어요.


사람하고의 일이면 초장에 때려치우는데 그림은 안 그만두고 그려서 챌린지가 과연 해 볼 만하구나 한 번 더 깨우칩니다.

이전 15화 파주의 하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