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는 사람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살아온 세월만큼, 보이는것 이면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 더 마음이 머문다.
조용한 내면의 힘을 가진 사람에게 끌린다. 더 이상 물건이나 외형으로 자신의 자기다움을 증명하려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진짜 자신감을 가진 사람은 '나는 이 정도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굳이 보여주지 않아도 그의 말과 태도, 선택과 절제 속에서 그 사람의 깊이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덜 가짐으로써 더 풍요로워지는 세계에 살고 있다. 소유가 목적이 아니라, 의미 있는 경험을 선택하는 것이 삶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 물건은 자랑이 아니라 가치의 표현이고, 태연함은 둔감함이 아니라 내면의 여유다.
많이 가진 것보다 필요한 것만 남긴 사람이 더 단단해 보이는 이유기도 하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표현을 줄이고, 의도를 감추고, 침묵의 품격을 선택하게 된다. 말보다 태도, 포장보다 본질, 많이보다 오래, 겸손은 이제 도덕의 덕목이 아니라 시대가 요규하는 경쟁력이 된것 같다.
운동선수들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눈에 띄는 것, 빠른 성과, 화려한 수상 이력 등 그 모든 것을 욕심내는 순간, 진짜 중요한 것을 잃기 쉽다. 진짜 실력자는 조용히 준비하고, 태연하게 기다리며, 필요할 때 딱 한 번, 자신이 준비한 걸 정확하게 보 여주는 사람이다.
성급한 과시는 실수를 부른다. 하지만 절제된 마음와 준비된 몸은 결국 경기장에서 드러나게 되어 있다. 힘들어도 괜찮고, 보여주지 않아도 괜찮다. 태연하게 스스로의 리듬으로 조용하지만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하면 좋겠다. 우리집 야구소년에게도 매일같이 그렇게 말한다. 조용히 자신에게 집중하며 때를 기다리라고. 분명 너의 진가를 발휘할 무대가 펼쳐질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