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인테리어 계획
1. 현장조사 : 전기와 수도, 배수관의 위치를 중심으로
2. 도면작성과 업무범위 설정 : 도면을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업과 외부에 의뢰 작업을 구분하기
3. 작업 공정과 순서 정하기
이번 글은 셀프 인테리어 계획 중 2. 도면작성과 업무범위 설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현장에서 사진을 열심히 찍고, 연습장에 스케치한 도면에 치수를 기록해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이제 도면을 깨끗하게 정리할 차례입니다. 도면이 있어야 책방의 내부 배치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느 정도로 정밀하게 그릴지입니다. 만약 공간의 여유가 있는 편이라면, 종이를 꺼내 대략적으로 그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공간의 여유가 별로 없다면, CAD 프로그램 등을 사용하여 정확한 실측 도면을 만드는 것이 필수입니다.
우리 책방도 공간 구성이 타이트했습니다. 15평의 공간에 커피머신과 동시에 8인용 메인 테이블까지 들일 계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캐드프로그램에 도면을 그려서 들여올 가구나 집기류를 배치해 보면서 간섭 여부를 미리 판단했습니다. 또한 물품들을 어떤 사이즈로 구성하고 어떤 것은 들이고 어떤 것을 포기할 지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인테리어 업자에게 맡기는 경우에는 도면 작업도 알아서 해주겠지만, 직접 인테리어에 관여하는 경우에는 도면을 그리는 작업도 직접해야 합니다. 요즘은 3d프로그램도 있고, 무료 2d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저는 고전적인 오토캐드를 사용해서 2d 평면도를 그렸습니다.
도면이 완료되면 인테리어를 대략 어느 정도까지 하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공종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입니다. 주요 공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기 콘센트 배치 및 조명 설치
수도 시설 구축
사용한 물을 흘려보낼 배수 시설 구축
내부 디자인과 구획 설정 (주로 목공작업)
벽면 처리
바닥재 시공
서점에서 중요한 책장 배치와 독서 공간 구성은 전기 콘센트와 조명 위치에 크게 영향을 받으므로 신중하게 계획해야 합니다. 또한 이 도면을 바탕으로 조명 설치, 동선 계획, 추가 설비 설치 위치 등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먼저 할 일은 내가 할 일과 전문가에게 맡길 일을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옆 상가를 둘러보니 셀프로 공사를 한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높은 층고 때문에 셀프인테리어의 난도가 급상승했을 것입니다. 저는 일단 모든 공정을 직접하기로 결정했습니다.공간에 단순히 책장을 넣고, 커피머신을 들이는 수준이어서 직접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나하나씩 머릿속에 시뮬레이션을 해 보니 못할 것도 없었습니다.
수도관, 배수관 : 수도관 작업은 이미 여러차례 경험이 있었습니다. 메인 급수밸브를 잠그고 피팅류(자재)를 구입해 연결을 하고, 다시 급수 밸브를 열면 됩니다.
전기 : 전기 전문가는 아니지만, 결선을 해서 선을 끌어오는 정도여서 직접하기로 했습니다. 평소 분전함을 한번도 열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차라리 전문가를 찾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레일등 조명 : 공장 레일 등을 설치해 본 경험이 있어서 직접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 작업도 높은 층고가 아니라면 해볼만한 작업입니다.
페인팅 : 수동 페인팅(?)경험은 많이 있었으며, 이번에는 기계를 사용한 뿜칠 페인팅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바닥 : 데코타일을 사용하기로 했는데, 이또한 그렇게 높은 난도가 아니라고 보고 직접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모든 공정을 셀프 인테리어로 도전해보기로 했지만, 누군가에게 추천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안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보자도 가능 → 페인팅, 벽지, 단순 조명 교체. 기존 콘센트와 스위치 교체
중급자 권장 → 바닥재 시공, 간단한 목공
전문가 필수 → 전기, 조명 배선, 배관, 타일 작업, 복잡한 목공
분전함 내부 배선 작업
새로운 전기 회로 설치
급배수관 신설 또는 이설
가스 관련 모든 작업
구조벽 변경
내부 디자인에 공을 들이고자 하는 경우 아무래도 목공 작업과 전기 작업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셀프 인테리어의 범주를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
작은 책방이기에 저는 하드웨어보다는 그 공간 안에 책방지기가 들인 물건들로 분위기가 결정된다고 생각하고 셀프 공사에 도전했습니다. 도전을 한 결과 거의 모든 전기, 조명, 페인팅, 바닥 등 모든 공정을 셀프로 진행했습니다.
다만, 베란다의 어닝 설치는 전문 업자분께 의뢰를 했습니다. 이 또한 셀프로 할 수 있도록 키트가 나와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센 지역이라 혹여나 설치가 잘못되어 떨어질까봐 이 부분을 전문가에게 맡겼습니다. 셀프 인테리어는 안전이 가장 중요하며, 안전에 의문점이 있다면 전문가에 의뢰해야 합니다.
손재주가 조금 있는 편이라면, 많은 부분을 셀프로 진행 하는 것도 경제적으로도나 가치로나 의미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