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웅성 Sep 24. 2022

영화 아바타

"당신이 보여요"

영화 아바타를 보았다.

그 오래전 영화를 이제야 보았다.

감독의 천재적인 상상력에 한번 놀라고,

그다음은 어쩐지 가슴이 먹먹하다.

영화가 끝나고 함께 본 남편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느 세계를 선택할 거야?"

대답은 인간 세계.

나에게 되묻는다.

나는 원주민들의 세계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은 '당신은 그럴 줄 알았어.'라고 말하며, 촉수인 양 내 머리카락과 본인의 머리카락을 붙인다.

사실 속마음은 '하루라도 며칠이라도 저렇게 깊이 교감하며 살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아. 눈 감으며 삶이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생각하며 평화롭게 생을 마감할 수 있을 것 같아.'였다. 이 말은 입 밖으로는 하지 않았다.

대지의 에너지를 느끼며 숲과 사람과 교감하는 원주민들, 그들을 지키는 영혼 나무. 그 대자연에 감사하며, 자신들의 모든 소유는 잠시 빌려 쓰는 것이라 하는 감사와 겸손과 무욕의 모습.

그 모든 것이 찬란하여 보는 내내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다.

가슴이 먹먹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소통이 필요한 불통의 시대. 각자의 자아가 목소리를 높여가고 듣기보다는 말하기가 발달되고 있는 세상에 지쳐있나 보다.

똑 부러지기보다는 좋은 게 좋은 거고, 손해를 보더라도 서로의 마음을 지키고 싶고, 깐깐하기보다는 부드럽고 싶고, 이익보다는 정이 좋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세상은 좀 고단하고 난 좀 무른 것 같다.

주인공 원주민 이름이 뭐였더라. 이름을 그새 까먹었다. 요즘은 돌아서면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마치 몸도 자연에서 잠시 빌려 쓰는 것인 듯 노화로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

그 여주 원주민의 커다란 눈망울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 이해, 공감, 위로, 격려, 응원, 마음 그 모든 것이.

그들은 서로의 눈빛으로 에너지로 소통한다. 내 말과 마음을 전달하고, 나를 이해시키기가 참 고단했었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서인지 좀 지치게 됐고 말을 아끼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눈빛 대화에 가슴이 저릿하다.

영화가 끝나고도 그 눈망울이 계속 그립다.

그들은 서로에게 얘기한다. "I see you... 당신이 보여."

친구의 영혼까지 마음으로 받아 안는 그 눈망울이 몹시 그립다.

외로울 때 한 번씩 아바타를 볼 것 같다. 그 따뜻한 눈망울의 위로가 필요할 때...


그냥 꾸밈도 없고 장식도 없고 별다른 노력도 없이 그냥 편하게 써 내려갔다. 아바타 얘기는 그렇게 편하게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는 사춘기, 부모는 성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