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지 않고 아이를 재우는 방법

엄마도 아이도 즐거운 취침 시간

by 작은나무

*글 읽기에 앞서 지극히 개인적인 방법이고, 각 가정의 상황과 아이 성향에 따라 통하지 않을 수 있음을 감안해주세요. 꾸벅.



저녁을 먹으면서부터 생각한다. '몇 시쯤 애들을 재울까? 아이들을 재우고 이것저것 할 일이 있으니 오늘은 좀 더 일찍 재워야겠다.' 혹은 '(주말일 경우) 낮잠을 늦게까지 자서 오늘은 10시 전에 재우긴 힘들겠지. 마음 비우고 11시 전에만 자도 괜찮겠다.' 등. 아직 어린 아이들(4세와 6세)이기에 혼자 방에 들어가 스스로 잠을 자는 건 기대할 수가 없다. 일찌감치 더 어릴 때부터 혼자 스르르 잠드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나를 포함해 주변에 우리 아이들 또래를 키우는 집에서 혼자 잠드는 아이는 거의 없다.


#재우기는 육아에서 가장 어려운 일

씻기기, 먹이기, 치우기 등의 갖가지 일이 있지만 재우기를 가장 힘들어하는 엄마, 아빠들이 많다. 나도 그중 한 명이었는데 '내가 재우고 싶은 시간'과 '아이들이 자고 싶은 시간'의 시간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았다. '이것만 하면 퇴근할 수 있어'라는 심리는 아이들을 재우는 내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고, 잠을 재촉했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너무 어려운 일이다. 밥을 먹어라 하면 먹으면 되고, 장난감을 치워라 하면 치우면 되지만 잠을 자라는 건 눈만 감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아이들도 쉬이 오지 않는 잠을 자야 하느라 힘들고 나는 나대로 자꾸 움직이고 뒤척이고 잘 듯하면 깨는 아이들 때문이 신경이 곤두서길 여러 날을 반복했다.


#한 사람에게 몰아주기

나뿐만 아니라 남편도 아이들 재우기는 힘들어했다. 우리 둘 다 아이들을 재우고 나면 누워만 있었는데도 이상하게 혼이 쏙 빠지고 체력이 바닥나는 경험을 반복했다. 머리를 맞대고 내린 한 가지 방법은 '몰아주기'. 한 사람만 피곤해지자는 거다. 우리는 요즘 한 사람이 아이들을 재우면 한 사람은 개인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을 아무리 일찍 재운다 해도 깊이 잠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포함해 최소 30분, 평균 40~50분은 걸리는데, 이 시간이면 개인 시간을 보내기에 적지 않은 시간이다. 아이들 재우기를 담당한 사람은 그 날은 개인 시간을 덜 보냈겠지만, 그다음 날은 시간이 확보되니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전략이다.


#우리는 잠들기 전 20분 동안 사진을 찍는다

내가 아이들 재우기를 담당하는 날이면 아이들은 말한다.

"엄마, 오늘 '이상한 얼굴' 많이 해줘요!"

여기서 '이상한 얼굴'이란 핸드폰 어플 '스00 카메라'를 말한다. 카메라가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예쁘게 혹은 우스꽝스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어플인데 우리 아이들은 이걸 참 좋아라 한다. 무엇보다 나도 이 어플로 아이들과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효과는 웃기고, 기괴한 것들인데 누워서 사진을 찍다 보면 15분, 20분이 훌쩍 지나간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나도 즐겁다'는 거다. 재워야 한다는 압박감은 없고 그 시간을 같이 즐기다 보면 어느새 잘 시간이다.


대략 20분 정도의 포토타임이 끝날 때쯤 "마지막으로 한 번씩만 더 찍고 자자." 말하면 아이들은 당연히 한 번에 듣지 않는다. 한 번만 더 찍자고 요청하고, 나는 흔쾌히 한 번 더 들어주고 방의 불을 끈다. 자기 전에 꼭 물을 마시는 아이들은 물을 한 모금씩 마신 후 자리에 눕고, 첫째는 등을 돌리고 10분 안에 잠들고,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는 둘째는 노래를 몇 곡 부른 후 잠이 든다. 그 사이 난 아이들과 찍은 이상한 사진을 남편에게 전송한 후 자는 척을 한다.


#남편이 아이들을 재우는 방법

내가 재울 때도 아이들은 많이 웃지만 남편이 재울 땐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안방 문틈으로 쉴 새 없이 새어 나온다. 남편에게 물었다.


"여보는 애들 어떻게 재워? 스00카메라 해봐. 되게 재밌는 사진 많이 찍을 수 있어."

"아니, 난 핸드폰은 반대야. 난 그림자놀이 해."

"그림자놀이?"

"핸드폰에 손전등 기능 켜서 손으로 똥 모양 만들거나 괴물 모양 만들어. 그림자 크기도 줄였다 늘렸다 하고. 그럼 애들 엄청 좋아해."


남편은 자기 전에 그림자놀이로 애들이랑 노는 게 재밌다고 한다. 나랑 다른 방법이지만 남편도 나름의 전략을 만들었던 거다.


#100% 승률은 아니지만

육아에 정답이 없듯 우리 부부의 애들 재우는 방법도 100% 성공하진 않는다. 어쩔 땐 놀이 후에 쉬 마렵다, 물 다 마셨다 더 달라, 인형을 가져와야 한다 등 여러 이유로 아이들이 방을 나갔다 들어오기도 하고 30분 이상 잠들지 못하고 몸을 뒤척이기도 한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 나아진 건 확실하다.


우리 부부가 아이들을 재우기 전에 쓰는 전략은 다르지만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누워서 할 것', 그리고 '아이들을 재우는 내가 즐거울 것'. 침대에 누워 사진을 찍고 그림자놀이를 하면 웃고 떠드는 사이 몸은 이완된다(그럴 거라고 막연히 추측한다). 또, 아이들의 기분만 생각하지 않고 우리도 즐거운 놀이를 하다 보니 재워야 한다는 압박이 훨씬 줄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화내지 않고 짜증 내지 않고 재울 수 있게 된 게 가장 좋다. 하루의 마무리를 재촉과 짜증이 아닌 웃음으로 한다는 건 굉장한 삶의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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