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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둥둥 Aug 05. 2024

너는 언제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껴?

우리의 ‘사랑의 언어’는 모두 다르니까


애인과 데이트를 하는 날 뭘 할지 생각하려던 찰나에 오빠에게 연락이 왔다. 오빠가 여자친구와 2박 3일로 여행을 다녀온다고 했다. 그 둘은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애들만 두고 3일 내내 집을 비울 수는 없으니 나에게 하루 들러 밥을 챙겨주고 감자도 캐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런데 바로 부탁받은 그날이 마침 데이트 날이었다. 하루종일 일하고 나를 만나는 그에게 미안했지만 양해를 구하고 함께 오빠 집을 다녀왔다.


그는 오히려 고양이를 만날 생각에 즐거워했다. 참 고마운 사람이다. 차를 타고 가는 길에 문득 애인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하거나 말을 할 때 행복감을 느끼고 사랑받는 느낌이 드는지 궁금해져서 질문을 하게 되었다. 일할 때 부부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상담사에게 들었던 ‘사랑의 언어 테스트’가 떠올랐다.


“사람마다 사랑을 느끼는 사랑의 언어가 모두 달라요. 어떤 사람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여길 때 사랑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집안일을 하거나 요리를 하는 등 헌신을 해줄 때 사랑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스킨십과 표현에 사랑을 느낍니다. “


나는 애인의 눈을 보고 말했다.


“나 궁금한 거 있어. OO이는 내가 어떤 행동을 하거나 어떤 말을 할 때 행복해?”


애인은 잠시 고민하더니 바로 대답했다.


“먼저 손 잡아줄 때나 사랑한다는 말을 해줄 때! 그런 표현해 줄 때 사랑받는 느낌이 들어. 둥둥이는?“


“난 OO이가 나랑 시간을 보내려고 할 때! 같이 보내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할 때 좋고 행복해!”


“그럼 더 그러려고 노력해야겠다. “


이렇게 대화를 해보니 정말 신기했다. 서로에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들고 행복감이 드는 핵심 포인트가 달랐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것과 상대가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것이 같을 것이라고 단정지으면 자신이 받고 싶은 사랑표현을 상대에게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사랑한다는 말을 매일 저녁 잠들기 전에 하는 편인데, 앞으로는 만났을 때 조금 더 표현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애인이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공부를 하는 와중에도 짬을 내고, 계속 같이 있고 싶어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게 좋다. 그리고 내 일상을 항상 궁금해하고 자신의 일상도 꾸밈없이 보여줄 때 잔잔한 안정감이 느껴져서 좋다. 애인의 그런 모습에 나는 충분히 사랑받고 있음을 느낀다. 나도 그에게 충분히 지지해줄 수 있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사람이고 싶다.


시간이 지나도 애인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지 말고 궁금한 것들을 계속 묻고 또 묻자. 관계가 오래 지속될수록 우리는 궁금증인 물음표가 사라지고 느낌표가 많아지는 대화를 하게 된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다 모르는데, 내가 아닌 상대방을 어떻게 다 알 수 있을까.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는 모르겠으나, 하나 하나씩 궁금한 것들을 묻고 또 대답하면서 재미있게 행복하게 연애하자. 인생에 행복 뭐 별거 있나.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게 누가 되었든 행복하게 지지고 볶고 지내는 것. 그런 게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인 것 같다.




*연재는 매주 월요일에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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