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완전한 궤적
어머니의 식탁보는 항상 정사각형이었다.
접힌 자국마저 평행선을 그었고,
나는 그 위에서 밥을 먹으며
내 몸의 모든 각도가
비뚤어져 있음을 배웠다.
학교는 줄을 요구했다.
나는 발끝을 모으고 섰지만
심장은 제멋대로 뛰었다.
물리적 복종과 내면의 불응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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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먼저 와서
사물을 덮었다.
장미꽃을 보기 전에
‘아름다움’이라는 단어가 왔고,
고양이를 만지기 전에
‘부드러움’이라는 개념이 왔다.
나는 세상을 더듬어 만져보고 싶었는데
손가락 사이로 형용사들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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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끝난 운동장 모서리,
갑자기 무릎이 꺾였다.
사람들이 물었다. 어디가 아프냐고.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무릎이 꺾인 이유를,
나도 설명할 수 없었으니까.
가슴팍에 붙은 이름표가 무거웠고
아침 햇빛이
내 피부 위에서 미세하게 떨렸다.
응급실에서
의사가 내 몸의 모든 부위를 검사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정상입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처음으로 절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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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
빨래를 널다가
문득 이 동작이 낯설었다.
옷핀을 문 입술,
어머니의 손짓인지
텔레비전 광고의 장면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셔츠를 보며
내 안에서 어긋나고 있는 것들을 느꼈다.
그 어긋남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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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구석에서
‘정상성’이라는 단어를 해체했다.
正常性—
한 글자씩 떼어내니
종이 위에 뼈다귀만 남은 글자들.
사서가 물었다.
“뭘 찾고 있어요?”
나는 대답했다.
“길을 잃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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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맞으며
우산을 접었다.
사람들이 쳐다봤다.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허물 같은 내 피부를 느꼈다.
물방울이 손등에서 흘러내렸다.
그 촉감이
낯설고도 정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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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거울에게 말했다.
“나는 너를 설명하지 않겠다.”
거울은 대답 없이
나를 비췄고
그 침묵이 좋았다.
나는 이름 없이
걸어 나갔다.
어떤 계보에도 속하지 않는
하나의 움직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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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순간들은
불완전한 궤적이었지만,
나를 나로 데려다주는
유일한 길이었다.
#眞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