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노트 : 우리에게 돼지는 다시 없을까?

by 진경


윤석열 같은 바보를 만난 것은 국민의 불행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깊은 불행은, 그런 한심한 인물을 정당한 절차로 대통령 자리에 앉힌 민주주의의 취약성이다.


그건 특정 개인의 사악함을 넘어서, 우리 체제의 맨얼굴이다. <돼지의 추억>은 윤석열에 대한 풍자이면서 동시에,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 글의 모티프는 모두가 알듯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다. ‘나폴레옹’은 더 이상 과거의 스탈린이 아니라, 지금 이곳의 전직 대통령이며, 그의 말과 얼굴, 즉흥적인 분노와 사적인 충동이 이 시의 돼지에게 이식되었다.


말 많은 돼지는 “국익”을 입에 달고 살았고, 정작 자신의 탐욕과 복수를 국익이라 우기며, 비판과 견제를 “반국가세력”이라 몰아갔다.


그가 만든 세계의 우스꽝스러운 구조를 보라.

양 떼가 반복하는 문장, 개들이 짖는 순종, 그리고 침묵 속에서 목소리를 잃어간 존재는 결국 자신이었다는 역설. 이는 어리석은 통치자의 말로이기도하지만, 동시에 민주주의가 스스로의 원칙을 내던졌을 때 도달하는 공허한 종착지다.


이 글은 ‘돼지’를 비웃기만 하는 시가 아니다. 이 시스템이 그 돼지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그의 ‘두 발 걷기’를 열광하며 손뼉 쳤던 시간에 대한 비판적 고백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지막엔 이런 감정이 남는다.

비웃음보다는 섬뜩한 정적. 오웰이 예언한 세상이 끝난 게 아니라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불쾌한 깨달음.

그리고 그 세계의 이름이 다름 아닌 “민주주의”로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


우리는 지금, 돼지가 다시 나오지 않으리라 확신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다시 “돼지에게 묻지 마라”라고 말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眞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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