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간격으로 멋진 사람들로부터 두 번이나 들은 이야기
어김없이 유튜브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던 어느 날, 송길영 대표님이 나온 영상의 썸네일이 눈에 띄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의 회사생활에 대한 영상이었다. 내용이 궁금해지는 썸네일을 눌러 라디오를 듣듯이 이야기를 들었다. 몇 가지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과거와 달리 요즘, 회사의 어른들은 자리가 높다고 해서 존경받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어야 존경받을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였다. 정말로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MBC 예능 '아무튼 출근'에도 출연하신 적 있는 직장인이자 유튜버이신 이동수님이 나오시는 폴인 세미나를 들었다. 강의는 짧게 하시고 Q&A를 길게 하셨는데, 어떤 시청자가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이동수님은 '대체 불가한 사람이 되려면 좋은 사람이 되면 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송길영 대표님은 회사에서 후배들과의 관계에 고민이 많은 선배의 입장에서 말한 것이고, 이동수님은 사회생활이 어려운 후배의 처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것이지만 이러나저러나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게 중요했다.
회사에서 만나는 어른들을 보면서 느끼는 게 많다. 어디에 있든지 간에 결국엔 나도 어른이 될 텐데, 어떤 어른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는 게 회사 생활의 장점 중 하나다. 어떤 부장님께서, 윗사람에게 사랑받는 건 쉽다고, 후배들한테 사랑받는 사람이 진짜 좋은 사람이라고 하신 적이 있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나도 후배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후배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지는 어리둥절했는데, 두 분의 강연을 통해 결국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어쩌면 더 막연하고 한편으로는 더 확실한 답을 얻었다.
아닌 게 아니라, 능력 있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다. 회사에서 능력 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세워뒀던 두 손과 두 발을 다 접을 수 있을 정도다. 천재가 나오는 영화에 나오는 것과는 달리, 조직에서의 해결책이란 게 생각보다 창의적이지가 않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충분히 능력이 있으며 따라서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그렇지만 좋은 어른은 한 손에 꼽는다.
내가 좋아하는 어른들은 만년 부장으로 남아 계시는 분들인데, 퇴사를 해도 내 인생의 고민을 털어놓고 좋은 소식이 생긴다면 전해드리고 싶은 분들이다. 더 높은 자리에 계신 분들, 능력이 더 좋은 분들은 많지만, 그분들이 존경스럽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아랫사람으로서 그분들을 대하는 게 편할 리가 없고 그냥 존재만으로 카리스마가 넘치는 분도 계시기 때문에 내가 쫄아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그런 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물론 나쁜 어른이라고 생각한 것도 아니다. 그냥 별 생각이 없었다).
답은 명확하다. 좋은 사람이 되면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될 수 있다. 대체가 되어도 마냥 좋은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좋은 사람이 되어서 나에게 안 좋을 건 없을 테니까,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이렇게 또 잘 사는 방법 하나를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