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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잘 사는 진리 Feb 17. 2023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지만

사랑받으려 노력하는 내 모습도 괜찮지 않나?

어찌 내가 아닌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쉽겠느냐마는, 그리고 어떻게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겠느냐마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게 마냥 어리석은 일인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어려워하는 것에 대해 공감한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은 영원히 알 수 없다. 사실은 내 마음도 다 모르는 걸. 그러나 어렵다고 해서 손 놓고 있거나 방어적으로 행동할 필요는 없다. 요즘은 어째 상대가 호의를 베풀기 전까지는 눈 하나 깜빡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종종 나오는 것 같다. 인간관계에서 다쳐본 사람들이 많은 것 같고, 그 경험이 이다음의 인간관계에서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때 나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고, 거절도 못했다. 거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꺼내든 것은 냉랭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차가운 사람이 되어 불필요하게 불친절한, 거절해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 되려 했다. 물론 실패했다.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마음, 미움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략을 바꿨다. 노력하는 나를 귀여워해주기로 했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구나! 기특하다!’


나쁜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우는 사람은 없다. 오늘보다 더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는 사람도 없다. 좋은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우는 사람은 있다.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좋은 사람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하는데 상대가 그만큼 응답을 해주지 않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기분 상한다. 당연하다. 또한 부정적인 경험은 긍정적인 경험보다 강렬하게 나의 의식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한 발 떨어져서 생각해 보면 내가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나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어준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친 내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잠시 그 마음을 넣어둬야 한다. 내가 힘들 때 나를 위로해 준 사람, 무료한 하루를 보낼 때 같이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어준 사람, 좋은 하루를 보내라는 작은 덕담 하나를 남겨준 사람, 나쁜 사람 앞으로 그들을 꺼내보면 나에게 좋은 사람도 많았구나 싶을 것이다. 그러니 억울할 필요는 없다. 그저 한 사람을 잘 살펴봤다고 생각하고 손절해도 남는 장사다. 그 사람의 안 좋은 면을 보고,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고 배웠으니.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없앨 수 없다면, 그냥 우선은 사랑받으려고 노력해 보고, 내가 기꺼이 노력할 수 있는 수준을 찾는 것이 낫다. 그리고 그것 역시 내가 해낸 성취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기특하게 여겨주는 것이 낫다.


사랑받으려 노력하는 나를 가장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나 자신이 될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음을 깨달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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