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나 태도의 단점
개인의 관점에서 단점을 극복하는 편보다 장점을 살리는 편이 빠르고 확실하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장점, 단점을 정의해야 한다. 단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성격이나 태도, 습관 측면이 있을 수 있고, 지식이나 스킬의 측면이 있을 수 있고, 자원이나 환경의 측면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주관적인 구분이다.
성격 또는 태도, 습관의 측면에서는 단점이 얼마나 단점인지, 어떤 종류의 단점인지도 중요하다. 성격이 악한 것을 괜찮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여기에서 다루고 싶은 것은 그런 게 아니라 흔히들 말하는 이런 것들이다.
‘나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문제야’
‘뒷심이 없어’
‘의지가 약해’
‘계획적이지 않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잘 안 들어’
중요한 것은 본인이 인지하고 있느냐, 본인의 그러한 특성으로 인해 성과 혹은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느냐, 단점이 본인을 괴롭히거나 파괴할 정도냐, 그 장점과 단점이 단순히 남의 사례를 보고 자기반성을 한 것은 아니냐 하는 것이다. 만약 어떠한 성격과 태도가 단점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스트레스를 준다면, 써볼 만한 해결책이 몇 가지 있다.
가장 먼저 써볼 해결책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공동체 안에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다.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는 단점으로 보이는 것도 공동체 안에서는 쓰임이 있을 수 있다. 나라는 사람은 완벽해질 수 없지만, 내가 소속된 공동체는 나로 인해 완전해질 수 있다. 단점이 장점이 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귀가 얇은 게 단점이라고 한다면, 누군가는 ‘이 사람은 가능한 한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노력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디테일한 것에 집착하느라 큰 그림을 못 그린다고 하면, 누군가는 큰 그림을 그려주고 나는 디테일을 챙기면 된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한 시나리오를 세우느라 시간을 다 보내는 게 문제라면, 내가 소속된 조직 안에 날카로운 추진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으면 된다.
단, 각자가 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을 서로 존중해 주는 태도는 기본이며, 조직의 리더가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안 그러면 싸움 남.
둘째, 내가 생각하는 단점이 특정 분야에 국한된 것은 아닌지, 총량,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다른 강한 분야가 있는지 생각해 본다.
예를 들어 의지가 약한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운동에 대한 의지가 나약해도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에 대한 의지는 강할 수 있다. 문제라고 인식한 것은 더 도드라져 보이므로 시야를 넓혀 보면 다른 측면에서는 나은 것들이 분명 존재한다. 모든 것을 절제할 수는 없어도 내가 진짜 필요로 하는 것, 진짜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정신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게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독서에 대한 의지는 약하지만 운동에 대한 의지는 강하다거나 청소에 대한 의지는 강하다거나 하는 것들을 찾아본다. 그게 다행스럽게도 내 마음에 드는 것이라면, 마음에 안 드는 분야에서의 나는 좀 그래도 된다고 이해해 보자.
셋째, 장치를 현명하게 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내가 운동에는 의지가 없는데 다른 것에서 의지가 강한 이유가 그것이 재미있기 때문이라면 운동을 할 때에도 어떻게든 재미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해 본다.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거나 아예 압박 또는 보상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책을 읽는 대신 유튜브라도 보거나, 글로 된 책을 읽는 대신 만화책을 보는 방법도 있지만, 독서 모임에 가입한다든지, 침대 옆 협탁에 책을 한 권 얹어둔다든지 하는 장치를 쓰는 것이다. 굳이 개선하지 않아도 되는 단점을 어떠한 이유에 의해 꼭 개선해야 한다면 쓸 수 있는 방법이다.
넷째, 단점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보완할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하게 솔직해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까지 한다면, 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성격을 고치기가 쉬운 게 아니다. 따라서 우선은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을 시도해 보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또 문제가 발생하고 사과를 해도 해결되지 않는 일들에 직면하면서, 떠오른 모든 말을 하지는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차차 실현하는 것이다. 새벽기상에 대한 의지는 약하지만 깨어 있는 동안의 시간을 더 잘 쓰는 것도 하나의 예시이다. 다른 사람들이 미라클 모닝을 한다고 해서 나까지 해야 하는 것은 아닌데, 새벽에 못 일어나는 본인을 미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뇌의 기능이나 집중력 등의 측면에서 아침 시간이 더 좋다고도 하지만, 깨어 있는 시간을 충분히 쓴다면 아침형 인간이 아니더라도 시간을 알차게 쓸 수 있다.
다섯째, 단점을 보완, 빠르게 성과를 내서 단점을 보완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치를 만들어준다. 내가 아침에 일어나는 게 잘 안 된다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든지, 9시가 되기 전에 이미 그날 계획한 일을 50%는 해낸다든지 하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 떠서 인스타그램을 보느라 시간을 다 보낸다면 한 번이라도 꾹 참아 보고 그렇게 보내지 않은 시간이 얼마나 가치 있었는지를 되돌아 보는 것이다. 물론 생각했던 것보다 생산적이지 않을 수도 있고 인스타그램에 내 뇌를 맡겨 버리는 게 더 기분 좋을 수도 있긴 한데, 그건 본인의 판단에 맡기는 걸로.